'가스라이팅' 이라는 말은 1938년 패트릭 해밀 턴Parrick Hamilton의 연극 <가스등Caslight>에서 유래했습니다. 극 중 남자 주인공은 여자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후 온갖 속임수와 거짓말로 멀쩡한 아내를 정신병자로 몰아갑니다. 이처럼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완벽히 지배하는 것을 가스라이팅이라고 합니다.
사실 심리학에서는 공식적으로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비슷한 느낌의 '그루밍grooming
'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씁니다. 중요한 것은 가스라이팅이든 그루밍이든 그 기본은 자꾸 상대에게 '너는 이런 사람이야 라는 암시를 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암시의 내용이 긍정적이라면 용기를 북돋아 주고 도전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부정적인 암시는 자신의 목적에 맞는 사람으로 주저앉히려는 것입니다. 대부분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말과 행동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무기력을 목적으로 암시하는 경우 대체로 이를 가스라이팅이라고 부릅니다.
흔히 남녀 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녀 사이의 가스라이팅은 데이트 폭력과 같은 범죄로 번지는 경우가 많고, 관련 기사도 자주 나오다 보니 좀 더 두드러졌을 뿐입니다. 연인처럼 깊은 관계가 아니라도 일상에서 가스라이팅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책 ≪타인의 마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