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공생 원리

in ko •  3 years ago 

개체의 성장 욕구를 동력으로 공생 체계를 작동시킬 수 있다는 얘기를 계속 해왔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공생의 개념적 설계는 조직관리, 리더십, 투자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이전 포스팅에서 얘기했었다.

오늘은 투자와 관련해서 공생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투자를 할 때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몇 퍼센트, 금융자산이 몇 퍼센트, 기타 현금이 몇 퍼센트 그런 식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 중에서 금융자산 대표적으로 주식과 펀드에 관한 투자배분이다.

주식과 펀드에 투자한 금융자산 전부를 전체 생명이라고 한다면, 내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개별종목이나 개별펀드는 개체 생명이다. 정상적인 투자상품이라고 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하는, 즉 그래프가 우상향하는 것이 정상이다. 기업이나 펀드도 생명의 속성을 가지고 있으니 성장하려는 욕구를 당연히 가지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 등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성장하려는 종목들을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하는 점이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이 미래 경제성장률, 주가, 이자율, 환율 등을 동향분석하고 예측한다. 이것을 토대로 경제 계획이 수립되고, 많은 자금이 오고간다. 하지만 다수의 예측을 뛰어넘는 변수는 언제나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 세상이 예측대로만 돌아간다면 시장 하락에 투자하는 풋옵션과 상승에 투자하는 콜옵션은 절대 팔리지 않을 것이다. 파생상품 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확실하다면 베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투자는 약간의 도박성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은 곧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논리가 성립하게 된다. 우리가 투자한 상품 중 일부는 가격이 올라서 투자가 성공할 수도 있고, 일부는 투자가 실패할 수도 있다. 아... 가격이 오른 상품에 미리 몰빵할걸... 이런 후회는 아무 의미없다. 어떤 상품이 오를 것인지는 완전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이 부분에서 공생의 원리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공생이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혼자서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감당할 수 없다. 여러 개체 생명이 긍정적인 영향력을 서로 주고받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때, 비로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간다. 단순히 개체 생명이 다수여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성질의 개체 생명이 다수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생의 원리의 첫번째 단계가 '다양성의 존중'임은 이 때문이다.

투자로 돌아가보자. 많은 투자전문가들이 분산투자를 강조한다. 분산투자는 비슷한 종류로만 여럿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성격이 다른 상품으로 다양하게 구성하라는 것이다. 내가 언급했던 공생의 다양성과 매우 유사하다. 유명한 투자의 대가 워렌 버펫은 집중투자로 유명하다. 워렌 버펫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만 넣고 더 잘 살피면 된다'고 한다. 일견 맞는 말이지만 그가 세계적인 투자 대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말 뜻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기업이면 계속 사들였다. 투자 기업의 분산이 그에게는 다양성의 확보였고, 변화 대응의 전략이었던 셈이다.

투자의 세계에서 '좋은 공생'은 투자 대상이 지속적으로 돌아가면서 수익률을 받춰주는 것을 말한다. 하락장에서는 그나마 선방한 종목때문에 손실을 줄여주기도 하고, 상승장에서는 다른 종목보다 치고나가는 몇몇 때문에 수익률이 더 올라간다.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여 다양한 속성들의 개체 생명들이 각자의 장기를 발휘하므로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이 지속가능하게 산출되는 것이다. 만약 한 종류의 상품에만 올인했다고 하자. 상황이 맞을 때는 소위 대박이 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처참한 손실을 보거나 다른 종목의 상승을 지켜만 봐야하는 우울한 상황이 올 수 도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공생은 이런 상황을 막아주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한다.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언제는 A 종목이 발목을 잡고, 또 언제는 B 종목이 발목 잡고, 또 언제는 C 종목이 발목을 잡으면 도대체 수익은 언제 낼 수 있습니까. 충분히 이해가 가는 질문이다. 하지만 개체 성장에 관해 조금만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투자에서의 개체 성장은 무엇인가. 기업으로 보면 매출이 증가하고 순익이 늘어나서 결과적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한 주식이나 펀드의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그래프로 따져보자면 결국 아래 그림과 같다. 즉, 투자에서의 개체 성장은 작은 하락(파란색)과 큰 상승(빨간색)의 반복일 뿐이다. 반대로 큰 하락과 작은 상승이 반복되면 그 개체는 성장이 아닌 쇠퇴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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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A, B, C가 '개체 성장'하는 종목이라면 A, B, C가 각각 보여주는 빨간색 화살표가 파란색 화살표보다 더 길 것이다. 그렇다면 전체 생명인 A, B, C의 총합 역시 빨간색 화살표가 파란색 화살표보다 더 길 것이다. 그 말은 전체 생명인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성장을 한다는 의미이다. 즉 A, B, C의 작은 파란색 화살표 때문에 성장이 멈추거나 쇠퇴하는 경우는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어떤 기업이나 상품이든지 서로 겹치지 않게 다양하게 분산 투자하면 되는 것일까. 생명은 생존과 성장에 대한 욕구를 당연히 갖고 있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자기 모순이 누적될수록 개혁하지 못하면 성장 동력은 조금씩 줄어들게 된다. 그러한 개체 생명은 전체 생명의 입장에서 공정과 질서의 단계에서 개혁되거나 규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공생의 선순환이 계속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자기 모순이 지나치게 누적된 개체 생명은 일정 주기로 제거되어야 한다. 투자자가 기업 경영에 직접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문제 개체를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하면 그 뿐이다. 그래야만 공생 투자의 결과물인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확보된다.

그렇다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각 개체 생명의 자기 모순 누적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즉, 기업이 활력이 떨어지고 쇠퇴하는 상황임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평범한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과 기업 내부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렵다. 이것은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또 전문가들이라고 해서 소수 펀드 매니저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기업들이 투자할 가치와 규모가 있는 지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기준에 의한 '솎아내기'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내외부 변수에 덜 흔들리는 '시스템 투자'가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난 KODEX200, KODEX KTOP 30, S&P500 ETF를 좋아한다. (KOSPI 200,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이들 말고도 있는데, 어느 것이나 크게 상관없다)

이 상품이 지닌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생의 중요한 출발점인 다양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다. 시장은 때로는 차,화,정으로 대표되는 중화학 계열이, 때로는 바이오 산업이, 때로는 반도체 등 IT가, 때로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가, 때로는 생활필수품 등 소비재가, 때로는 배당주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가장 핫한 섹터를 골라가며 투자하는 방식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할 지 모르지만, 사실 전문가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투자기법이다. 나와 같은 일반 투자자들은 마음 편하게 종합 선물세트에 투자하면 된다. 이러한 투자법이 타당한 것인지는 공생의 원리에 따라 이미 설명하였다.

둘째,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 기업 솎아내기'가 지속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효과적인 공생을 하기 위해서는 '공정과 질서의 단계'를 주기적으로 거쳐야 된다는 것을 여러번 얘기했다. 즉, 자기 모순이 누적된 개체 생명들을 골라내는 작업이다. 투자에서는 문제성 기업, 상황의 변화로 더 이상 활력이 떨어진 기업들을 골라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KOSPI 200, KTOP 30, S&P500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한국과 미국에서 상장된 최고 기업 순위를 작성하여 만든 지수이다. 상황의 변화로 순위가 변경되면 당연히 그 지수에 포함되는 기업은 대체된다. 주기적인 '공정과 질서의 단계'를 거친다면 공생의 효과는 점점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투자와 공생 원리에 관하여 설명하였다. 공생 원리를 이해하면서 투자하면 마음이 편할 수 밖에 없다. 운과 실력이 뒷받침된 현기증 나는 수익률까지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과는 낼 수 있다.

여기에서 질문 하나 던져보자. 편하게 KODEX200 등에 적립식 투자를 하면 충분하다는 얘기같은데, 그렇다면 이제부터 경제신문을 보면서 감각을 익히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해야할 필요도 없겠네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관한 내 생각은 다음에 밝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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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합니다. 저는 treeinsight님의 생각을 읽고 많은 공감을 했어요. 저도 투자할 때는 KODEX200, KODEX KTOP 30, S&P500 ETF 에 주요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괜찮은 금융상품들입니다.

제 성향과 비슷하네요~ㅎㅎ

즐거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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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3 years ago 

Hi~ tree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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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관점을 공생과 접목시켜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네요.
넓은 혜안에 그저 감탄합니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