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 행실도(양반들의 못된 짓거리)

in kr-newbie •  8 years ago  (edited)

 세상에는 잘난 사람이 많으면 세상이 엄청 좋아질 것 같지만... 그 잘난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이 고통받고 불행에 빠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스스로 잘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남을 헐뜯고 질시하고 매장하려 든다. 모든 어머니 들은 잘난 아들, 이쁜 딸을 낳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 우리 일반 백성들의 고통과 불행의 시작은 그 잘난 인간들의 2개 부류인 양반의 탄생에서부터 다. 서울 동쪽에는 글 잘하여 벼슬길에 나선 문신(글쟁이)들이 살았고, 그래서 문반.
서쪽에는 무예가 높아 벼슬길에 오른 무신(쌈쟁이)이 살아서 무반. 양쪽 합하여 양반이다.

이 양반들은 나라에서 집과 토지를 하사하여 그 토지를 경작하는 백성들 토지 경작비를 받는데. 추수한 곡식의 반타작이나 4:6제 또는 3:7제의 곡식을 받아 낸다. 물론 숫자 큰 쪽이 양반의 몫이다.

거기다 중앙관서의 벼슬아치는 녹봉을 따로 받는다. 지방의 감사니, 원님이니 하는 자들은, 백성 재산이 다 제 거다. 거기다 임금에게도 하사받는 물건이 있으니... 그것은 (노비)다. 인간이되 물건 취급을 받으며 굶겨 죽여도 괜찮고 때려죽여도 아무 탈없는 종, 원래 종의 신분은 나라에서 정한다.

이웃나라와 전쟁에서 포로 된 자를 노비로 썼다. 성질 드센 포로를 길들이자면 매질 밖에 없다. 포로를 하사받은 벼슬아치 집에는 며칠간은 매질 소리와 비명소리로 귀가 아플 지경이다. 다음은 역적의 처자 권속이다. 역적을 모의하다 들켰거나 그에 가담한 자는 능지처참이고, 처, 첩, 딸 들은 여. 노비가 된다.

아들. 손자는 귀양을 보내거나 사약을 내린다.
이와 같은 나라에서 정한 노비를 공노비라 하고 일반 백성이 먹고 살 길이 없어. 아들이나 딸을 양반가에 팔아넘기면 사 노비가 된다. 이와 같이 나라에서 하사받은 공노비 나 돈이나 곡식을 주고 산 사노비는 그대로 양반가의 재산이다.

형편에 따라 되팔 수도 있다.

남녀 노비가 짝을 맞춰 자식을 낳으면 그 또 한 노비가 된다. 노비의 자식이 또 자식을 낳으면 역시 노비다. 조선 초기 모 임금님이 노비 법을 제정할 때 그 신하에게 <노비의 자손은 노비가 된다.>라고 말하자. 
그 신하 최광필이 -자손-을, '자자 손 손'으로 적으므로 노비들의 앞길이 캄캄해져 버린 것이다.
잘난 인물들의 횡포가 이와 같다.

노비들은 우리나라 양반가에만 있나? 역대 중국이 우리나라 왕에게 '조공품을 요구할 때 반듯이 빠지지 않는 물품이 처녀 공출이었다.

그렇게 붙잡혀간 여자 조공품들이 중국 궁전이나 고급 관리의 시녀나 첩 노릇을 했다. 갓 낳은 아이의 엉덩이에 푸른 반점이 있는데 이것을 몽고반점이라 한다. 이 반점은 한국과 몽골 아이들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란다. 고려 때, 이조 때, 몽고 놈들의 침략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몽고군에 끌려가서 피를 섞어 놨으면 그런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겠는가? 

노비 중에도 등급이 있다. 이십 살 미만 처녀에도 인물이 예쁘면 100냥, 이십 살 이상은 50냥으로 가격이 뚝 떨어지며 거기다 인물이 못생겼으면 반값으로 또 뚝 떨어진단다. 노비야 힘 좋고 일만 잘하면 됐지 무슨 인물 타령인가? 그러나 그것은 남자 노비들에 나 해당되는 얘기지...

여자 노비는 씀씀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물긷고 밥하고 부엌에서 일하는 '부엌데기', 밥상 차리고 술상 보며 온갖 먹는 심부름엔 '상소' 대감마님이나 안방마님 방 청소하고 이브자리 깔아주고 가래 기침 받아낸 타구 딱이 들이고 요강 비우고 뒷마루나 옆방에서 주야 대기하며 주인이 무엇을 바라는지 눈치껏 행동하는 '웃방데기', 주인 침석 살피고 어깨, 허리, 다리, 주무르고 주인 영감 회춘하라고 이불 속에서 알몸 공양하는 '안잠자기', 이 안잠자기가 인물 예쁘고 젊은 노비 100냥 짜리다. 

어느 효심 깊은 젊은 서방님은 70노구의 할아버지 잠자리를 즐겁게 할 요량으로 안잠자기 여노비의 위, 아래 앞니를 몽땅 뽑아 버렸다. 효도도 이 정도면 동네 어귀에 팔각정 짓고 효도 비 세워야 할 판! 

이조 시대 성 풍속은 현대처럼 개방이 아닌 폐쇄적이었는데도, 이 양반네들은 할 짓, 못할 짓은 다 했다. 

사춘기를 넘긴 양반 자제들은 성적 욕구 해소용으로 반반한 여노비를 성의 노예로 삼았다. 그러다 임신이 라도 되면 집안의 흉허물 감이라 하여 여노비를 때려죽였다. 소문의 근원을 막자는 것이다. 양반 떨거지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동네에 수절 과부를 능욕해도. 그리고 그 과부가 목을 매어 자살해도 과부의 시집이 양반이 아니면 유야무야 넘어간다.

참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딱 한가지 양반이 처벌받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은 사위가 정모와 통정할 경우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독자들은 놀랄 것이다. 근엄하기 짝이 없는 이조시대에 그것도 양반가에서 장모와 통정이라니? 그런데 그런 망칙한 일이 종종 있었나 보다.

이것은 한시대의 풍속에 의한 폐단이 아니었나 싶다. 옛날에는 남녀가 조혼을 했다. 남자 12살 여자 15세면 시집을 갔다. 그러다 보니 장모가 30여 세의 젊은 나이일 경우가 있었다. 거기다 신랑 신부의 나이가 어리다 보니 결혼 후 지금처럼 시가집에 바로 가는 게 아니고 친정에서 몇 년씩 눌러 살았다. 친가에서 아들딸을 낳기도 했다.

거기다 젊은 장인이 지방관리로 벼슬 얻어 떠나게 되면 혼자서 홀아비로 부임했었다. 본댁은 서울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양반가의 품위이고 체통이었다. 홀아비는 지방에 내려가 첩을 얻으면 되고, 관아에 관기가 바글바글하니 뭔 걱정이겠는가? 서울 본댁 장모님은 본의 아니게 독수공방에 시달리게 되고 영감 생각만 하면 첩년에 기생 년에 열 짝지가 치밀어 못 살 지경, 그러다 보면 어린 사위지만 제법 숙성해진 게 사위놈이 사내로 보였겠다.

예부터 사위 사랑은 장모 사랑이라고... 그래도 양반 놈의 계집질에 그리 관대한 법도 장모와의 통정은 용서치 않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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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다. 폐주 연산군 시절 간사한 재상 임사홍과 그의 아들 임숭재는 날이면 날마다 연산에게 계집 구해다 바치는 게 일이었다. 대궐에서 온갖 잡지랄 다하다 싫증이 나니 임사홍 집에까지 납시었다. 물론 주지육림에 계집이 빠질 턱이 없다.

한참 주홍이 도도한 연산의 눈에 아주 괜찮은 여인네가 눈에 띄었다. 연산군이 임사홍에게 물었다.
<저 여인은 누구요?> ,임사홍이 답했다. <네. 제 며느리 임숭재의 처 올 시다.>

그러자 연산군은 무척 기분 나쁜 표정이 되어. <허, 쓸만한 건 제가 다 차지했구먼...>
이에 임사홍은 <그럴 리가 있사옵니까? 받을 어 올리겠사옵니다.>

그래서 연산은 임숭재의 처를 간통했다. 임숭재의 처가 연산에게 물었다. 

<제 서방에게는 뭐라 말하리까?>

<아무 일 없었던 것으로 하면 된다.>

연산이 돌아간 후 임사홍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연산군과 며느리의 통정 장면을 훔쳐봤기 때문이다. 임 사홍은 며느리 방에 들었다. 놀라는 며느리에게 임사홍은 근엄하게 물었다.

<오늘 전하와 있었던 일을 네 남편에게는 뭐라 말할 테냐?>

<전하께서는 함구하라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참으로 훌륭하고 귀감이 될 군, 신이다. 

을사오적 중의 한 사람 매국노 이완용이 그의 며느리를 범했다는 내용의 글을 어느 책에서 본적 있다.
과시 역적 놈의 행실이로다.

세조 임금 때다, 사육신의 역모로 충신들이 모두 죽었다. 삼족을 멸하는 중벌에서도 여자들은 죽음만은 면했으나,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세월이 그들을 기다린다.

노비가 되는 것이다. 그때 세종조의 명신이며 세조의 일등공신 신숙주가 세조에게 청하여 성삼문의 처를 자기의 노비로 달라 했다.

세조는 이를 거절했다. 어떠 한 생각에서 공신 신숙주의 청을 거절했는지 모르나 아마 이런 뜻이 아니었을까?

<신숙주가 절색인 성삼문의 처를 욕심내는구나, 성삼문이 누구인가? 집현전 학사 시절부터 선왕(세종)의 총애를 받으며 한글 창제의 공을 세운 막역지우 아닌가, 어찌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 하는가?>

그러나 신숙주는 다른 뜻이 있었지 않았을까?

<친구의 처를 구하자, 내가 데리고 있으면 뼈를 깎는 노비 생활은 면할 수 있지 않겠나?>

어느 것이 신숙주의 본 뜻인지는 본인 밖에 모른다.

이제 양반의 무리는 사라졌으나, 새로운 양반의 무리가 군림한다. 온갖 갑질과 패악으로 약자를 겁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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