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딱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스톡홀름 증후군이 아닐지?
내가 워낙에 범죄 스릴러물을 좋아하고 많이 보기도 해서 그렇긴 하겠지만, 스톡홀름 증후군은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 어려운 것들 중 그나마 친숙한 것이 아닐까 싶다. 1973년 8월,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 침입해 인질극을 벌인 강도가 있었는데, 이때 인질로 잡혔던 한 여성이 강도에게 사랑을 느껴버리는 바람에, 경찰의 편을 들지 않고 강도의 편을 들었던 일화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다.
이를 소재로 한 영화도 많고 드라마 에피소드도 많아서 그런 것들을 보다보면 아, 정말 저럴 수 있겠구나 하면서 나 역시 인질범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고 에잇, 죽으면 안 되는데 결국 죽어버리겠지? 하고 안타까워지니까 꽤 설득력이 있는 증상이다.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했던 <퍼펙트 월드>가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다.
케빈 코스트너에게 인질로 잡혔던 소년이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죠?” 하는데 내가 응응 나쁜 사람 아니야 하고 발을 동동 구르다가 케빈 코스트너가 “알레스카는 못갈 것 같구나” 하고 결국 죽어버려서 엉엉 울어야 했다. 케빈 코스트너라니, 그런 인질범이라면 어떻게든 정이 들어버리지 않을까?
언젠가 미남들이 사는 도시의 순위를 10위까지 매긴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스톡홀름이 영예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물론 스웨덴 여성 또한 어느 순위에서도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들은 나에게 넘사벽일 뿐이니 언급할 필요가 없다). 평을 한 사람들의 의견으로는 스톡홀름의 일반 남성들은 건장한 골격, 큰 키에 완벽한 패션 센스를 가지고 있고, 스웨덴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성은 평생 헌신 받으며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 속이야 접해보지 않은 내가 말할 수 없다지만 관상용 외모에 대한 것은 동의한다. 원래 내 취향은 지극히도 아이돌 타입이라서 조금 더 작고 적당히 호리호리하여 낭창낭창한 느낌의 헬싱키 남성들이 더 마음에 들었고, 수세미양은 왠지 모르게 코펜하겐의 남자들이 섹시하다고 느꼈다는데 그렇다고 스톡홀름의 남자들이 뒤쳐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더 우월하면 우월했지.
결론적으로, 내가 스톡홀름의 은행에 갈 일이 평생에 한 번 있긴 하겠냐마는, 어쩌다 가게 되었을 때 스톡홀름 사나이가 나를 인질로 잡아버린다면 나는 당장에 스톡홀름 증후군의 노예가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SWEDEN
우월한 자존심
북유럽처럼
본 포스팅은 2013년 출판된 북유럽처럼(절판)의 작가 중 한 명이 진행합니다.
율.. 만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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