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무덤

in kr •  6 years ago 

Edvard_Munch_-_The_Sun_-_Google_Art_Project.jpg

(에드바르 뭉크, <해>. 이미지 출처)

겨울 하늘을 걷고 봄 햇볕이 비추었다. 아직은 차가운 기운이 조금 남아 있고 빛도 소박하지만, 그만큼 풋풋하고, 필연적 도약을 의심 없이 품고 있었다. 모든 것이 싱싱하고도 깨끗했다. 그것이 너무나 아름답고도 슬퍼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어째서 햇볕이 가웨인을 슬프고 약해지게 만드는가? 그 빛이 아름다운 만큼 많은 불가역적 죽음들이 쌓이고 겹쳐져 반짝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햇빛을 뜨겁게 사랑하며 들이마신 만큼 그것들은 지울 수 없이 욱신거리는 상처가 된다. 심술궂은 녹색 새가 덧붙였다. 「〈많은 불가역적 죽음들'만'이〉라고 해야지, 이 산송장아! 고자야!」 해는 지상의 막대기에 시간의 저주를 내린다. 해는 모든 것을 끝없이 비출 뿐 아무것도 되돌려 주지 않는다. 그래서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든 아련함은 슬프고 저주스러운 눈물이기도 한 것이다. 금빛은 가장 슬프고 무력한 색이다. 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해를 등지고 그것이 비추는 앞으로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새끼를 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말이나 드베르그와는 다른 인간 종족의 운명이다. 누군가는 그림자의 태엽이 잠깐 풀린 순간 목격한 영원의 무도에, 방향 없는 미에 사로잡힐지도 모르지만. 란슬롯도 갤러해드도 될 수 없는 그는, 시간도 무덤도 증발해 버린 투명한 영원의 사막에서만 다시 매가 되어 난다. 위에 앉은 녹색 새가 덧붙인다. 「정말?」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