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서 스티밋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 잊혀질 권리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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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단 한번의 트윗 실수로 엄청난 시련을 겪는
수 많은 사람들을 봤기 때문이다.

블로그도 비슷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오해와 왜곡의 여지를 달고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갈 정도의 파급력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블로그에 적는 글은 길기도 하거니와
댓글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금방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순식간에 여기저기 퍼 날라지면 파급력이 큰건
트위터와 비슷하지만.)

압도적인 연승행진을 달리고 있는 퍼거슨 옹의 말씀처럼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인데,
말 조차도 주워 담을 수 없는 마당에
인터넷에 남은 흔적은 더더욱 그러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이더리움 폭락에 흥분해서
그 원흉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결국 트래픽 마비 사태를 불러온 그들이
혹여나 이더를 빼돌려 모두 팔아먹지 않았을까 하는
억측으로 글을 써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게 되었다.

스티밋은 블록체인을 SNS로 구현한 것이다.
이것의 장점은, 신뢰도가 높고 모든 기록이 남아서
조작을 하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인데,
달리 말해서 실수를 저지르면 보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그걸 왜 지우냐고.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리고 지우고 싶은 과거들이 있다.

모든 흔적이 남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모든 인간은 실수를 하며
잊혀질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모든 흔적을 남겨야만 하는
스티밋은 그 자체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타 SNS도 캡쳐해서 박제를 시켜서 두고두고
조리돌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거나 흔적을 지울 수 있다.
이미 유럽권에서는 그러한 잊혀질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신뢰에 있어서 블록체인으로 모든 기록을 남기는 것은 대단하지만
그게 SNS에까지 적용이 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굳이 그럴 필요 없이,
그냥 보상체계나 그런것만 따로 분리해서 운영하고
SNS는 SNS대로 따로 운영해도 되는 게 아닐까?

처음에 정한 보상 체계도 수정할 수 없고
처음 적는 태그도 수정이 안 되고
한번 적으면 글 마저도 지울 수 없으며
그 내역들까지 고스란히 무조건 기록에 남는다니,
물론 말을 하든 글을 적든 신중해야 하겠으나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고 그러한 것들을
잊혀지게 만들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살펴볼 때
이러한 스팀의 강력한 기능은 오히려 SNS에는
약점으로 작용하는게 아닌가 싶다.

모든 전송 기록이 남는 코인이 인기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흔적을 남기지 않는 코인 역시
큰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모든 흔적을 남기는 기능은
한편으로는 큰 약점으로 작용해서
스티밋의 발목을 잡는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둠의 비트코인이 있는 것처럼
삭제가 자유롭고 흔적을 지울 수 있는
그런 스티밋은 불가능한 것일까?

다른 SNS는 숨기고 싶은 것을 숨기고
보이고 싶은 것만을 보여줄 수 있다.
물론 그게 가식일 수도 있고 거짓된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이 스티밋은 너무 적날하게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도 든다.

하긴.. 애초에 그렇게 되면
블록체인일 필요조차 없고
스티밋의 존재 의의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를테면 양날의 검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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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대로 양날의 검이 될 수 ... 있겠네요 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이 남으니 ...

잡다한걸 다 기록하면 체인용량도 너무 많이 잡아먹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삭제가 안되는건 왜인지 머르겠습니다.블록체인이라고 해도 기존 내용 위에다가 덮어버리면 깔끔하게 지워지는거 아닌가 싶어요ㅠ잘 모르깄지만 약점이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보팅하고갈게요. 그리고 죄송하지만 투표 홍보 한번만 하겠습니다 ㅠ.ㅠ 이번에 lighthil님께서 스파임대를 받을 분을 모집하고 계신데요, 제가 육아/뷰티/패션/요리/일상/꿀팁 등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에 보팅하고 싶어서 지원했거든요. 이런 소재의 포스팅이 상대적으로 보팅을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아래 링크에 들어가셔서 제 댓글에 1%라도 보팅 부탁드리겠습니다. ^^
https://steemit.com/kr/@lighthil/7-sp-50m-vest-2

넵. 보팅 햇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ㅎ

전 한때 학생시절 정치가를 꿈꾸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까일께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러브팀 조심하세요. 글 절대 공감입니다.

저 역시 흔적남기기를 싢어해서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SNS를 한적이 없었습니다. 우습게도 처음으로 시작한 SNS가 삭제가 불가능한 플랫폼이라서 매우 역설적이라고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청문회에 나갈만한 사람이 되는것은 포기해야할것같습니다. :)

그런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스티밋의 보상이 매력적이라는 뜻이겠지요. ㅋ

그래서 더더욱 다른sns처럼 눈살찌푸리는 장면들이 적은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사람 사는곳이 다 똑같은지 여기도 반목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하겠죠.

공감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뭐그런것같습니다 이제는 잊혀질권리라는 말까지 나오는 시대가 됐습니다. 삭제가 되건 안되건 본인의 노력이 필요한것같습니다. 후회하거나불필요한 것을 오픈하고 훗날 힘들어하지않도록 말이죠. 물론 제도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잊혀질권리에 대한 대응책은 더 나와야하고 그러리라 믿긴합니다. 다만 이제 시대가 그러하네요.

중요한 지적 사항이네요..

중요한 점이죠...

치명적인 결함인듯합니다. ...특징인가요? 잘 관리해야겠습니다.

공감되네요 제가 적은글은 글내용은 공백으로 수정하면 된다지만 리스팀한 글도 취소가 안되더군요 ㅠㅠ

그래서 만약 누군가를 정말 증오한 나머지 'X되봐라' 맘으로
증오의 상대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사진 혹은 동영상을
블록체인 기반 SNS에 올리면 평생토록 고통받게구나 란 생각도 했더래습죠.

그러니 블록체인에서는 익명성이 최선이죠.

아마도 블록체인 이라는 것이 가진 어떤 특성 때문이겠지요.
그것이 아니라면 스팀을 설계한 그 사람의 철학이 담기 것일테구요.
또하나,
원래 삶에서 말은 조심해야 하는 것이지요.
한번 뱉으면 사실 회수가 안됩니다.
그래서 '진중한 사람' 이라는 표현도 있는거 같고,
저는 그런사람이 아니라서 모르겠습니다만..
사상범도 아니고..ㅎㅎ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서울게 뭐 있겠습니까^^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D

어떻게 보면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을 그대로 볼 수도 있겠네요... 피드백을 받으며 수정되는 게시글들로...

정말 말씀대로 나중에 어떤 것이 어떻게 남고 기억될지 모르는 일인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당연한 일이 미래에는 흑역사가 될 수 있으니 말이죠. ㅎ

정말 양날의 검이네요. 저는 그래도 내 기록이 어딘가에 영원히 머물러 있다는 좋은 쪽으로 바라보고싶네요.

기록물을 남기는 게 잘못이 아니라 기록물을 악용하는 무리가 잘못된 것이지만... 여하튼간에 삭제할 수 없다는 건 정말 치명적입니다. 투명성을 극한까지 몰고 가는 사회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한 생각이 듭니다.

수입이 있으면 책임을 지라는 걸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