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홍대의 한 술집을 갔는데 메뉴판에서 '남성을 위한 술'과 '여성을 위한 술'이 있었다. 나는 술을 하지 않고, 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각각의 메뉴가 어떤 특색을 띄고있는 지는 알 수 없었다. 가령, '남성을 위한 술'의 메뉴는 도수가 반대편에 있는 것보다 쎈지 어떤 지 나는 그걸 판단할 지식이 없다.
내가 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었다면 해당 메뉴판을 보고 이래저래 할 말은 많았을 것 같다. 가령, 나는 영화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배성재의 텐>에서는 "남자팬들에게 추천하는 영화는?"하는 식으로 남성이 좋아하는 영화와 여성이 좋아하는 영화가 따로 있다는 것을 전제하며 게스트에게 영화 추천을 요구한다. 그런데 그 요구를 받은 게스트가 막상 추천하는 영화를 보자면 왜 그게 남성이 좋아할 법한 영화인지 당췌 모르겠는 것들이다.
흔히 '남성이 좋아할만한 영화'하면 액션을 떠올리는데, 친애하는 씨네필 정순민찡(男)은 영화에 폭탄이나 총이 나오면 애초에 보질 못한다. 이번에 엄청 용기내서 본 영화가 하나 있는데 그게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다. 한편, 내 주위에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여성들은 꽤나 많다. '남성이 좋아할 법한 영화'를 규정하는 것 자체가 영화를 꽤나 많이 보는 입장에서는 뭔 개소린가 싶은 것. 그러니까 애주가들도 내가 본 메뉴판을 보면 "뭔 개소리야 이거?"하지 않을란가 싶은 거다.
남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노리는 건 단 하나다. '남성을 위한 술'이라고 하면 스스로를 '남성'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더 잘 걸려든다. 여성 소비자는 배제되겠지만 남성만을 타겟으로 한다면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마케팅 화력이 더 나올 수 있다. 러프하게 비유하자면, 전체관람가 영화는 마케팅 타겟이 넓다. 하지만 19금 영화는 미성년자를 배제함에도 전체관람가 영화보다 더 많은 관객을 끌어올 수도 있다.
'남자의 술'을 다루는 이 광고는 남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대부분 술 광고가 그러하듯, 젊고 이쁜 여성이 나와서 나이 많은 누군가에게 썰을 푸는 식이다.....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술 광고는 차라리 준수한 것 같다. 남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이런 컨셉을 잡은 거잖나. 조선의 술 광고는 '남자의 술'이라는 설정을 잡지도 않으면서 이런 광고를 매번 뽑아낸다. 애초에 술 마시는 여성 소비자는 고려를 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 광고는 하이네켄 광고다. 베네치오 델 토로가 나온 The 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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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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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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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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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들이 꽤 많기도 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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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재밌게 읽었어요ㅋㅋ 제 포스팅도 한번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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