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보기 : https://steemit.com/trending/kr-economyit )
1일 천하입니다
바로 달러 이야기인데 슬프게도 그 강함이 하루를 채 못넘기네요
Fed는 우리 시간 목요일에 꿋꿋했습니다
기대이하의 인플레이션 데이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금리인상을 고수했죠
그러나 과연 Fed의 6월 금리 인상은 잘 한 일이었을까요?
채권과 원자재 시장은 동의하지 않는듯 합니다
너무 성급하게 6월금리인상을 강행해서 미약하게나마 살아있던 세계 경제성장의 동력을 완전히 꺼버리는 게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채권시장이 전혀 Fed 금리인상에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Fed의 의도와 반대로 갔다고 해야겠네요
제가 계속 포스팅해드리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희안한 현상이 미국이 금리인상 절차에 돌입을 했는데도 채권금리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이 평가하는 경기전망의 척도로 가장 많이 참고되는 것이 수익률곡선(=yield curve)입니다 이 수익률 곡선은 장기채 금리에서 단기채 금리를 뺀 값으로 나타납니다
단기금리는 당장의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라든지 시장의 자금융통 용이성의 정도에 따라 수시로 민감하게 바뀝니다
그런데 장기금리는 말그대로 장기적인 경기전망이 결정합니다
현재의 경기 호황이 이어져서 미래에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 같으면 미래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상이 안되는 장기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손해입니다
따라서 시장이 미래 경기전망을 낙관할 경우 10년미국채와 같은 장기채권의 수요는 줄어들게 됩니다 채권수요의 감소는 채권금리 상승과 같은 의미입니다
경기 호황기일 때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격차는 벌어집니다
이것을 수익률 곡선이 수직화(=steepening of a yield curve)됐다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향후 경기전망이 나빠지면 장기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flattening of a yield curve) 됩니다 미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거란 기대가 장기금리를 낮추는 것입니다
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현재 미국의 사정은 어떨까요?
아이러니하게도 2년미국채 금리에 대해 10년 미국채에 붙는 금리 프리미엄(=장단기 금리차)이 Fed 금리인상 직후 최저수준이 됐습니다 작년 9월 이후 최저 장단기 금리차 이면서, 2007년 이래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Fed가 금리를 올렸지만 10년미국채 금리와 2년미국채금리의 격차가 오히려 줄어든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드린 수익률곡선의 평탄화이고 경제성장의 동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또다른, 시장의 인플레이션 게이지인 10년 브레이크이븐레이트(10year BER, 10년 미국채금리에서 10년물가연동국채금리를 뺀값)도 목요일에 작년 10월이래 최저치에 도달했습니다
Fed의 6월 금리인상과 완전 딴판인 시장의 반응입니다
장기금리 전망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형편없이 떨어진 셈입니다
거기다 블룸버그 상품지수(The Bloomberg Commodity Index)도 목요일에 2016년 4월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Commodity는 산업생산에 동원되는 기초 원자재입니다
경기전망이 낙관적이면 수요증가 기대에 가장 먼저 가격이 뛰는 품목입니다 그 원자재 시세가 형편없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목이 '시장이 경계하고 있다'(=market vigilance)입니다
미적지근한 경기회복을 Fed가 성급하게 금리인상함으로써 망쳐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역시 근거는 약해빠진(softening) 인플레이션데이터 입니다
상단의 그래프가 언급드린 수익률곡선입니다
10년 트레져리 금리에서 2년물 금리를 뺀값인데 작년말이 절정이었네요
그러다 올해 계속 떨어져서 6월 현재 0.8% 입니다
작년 여름 수준으로 퇴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단 첫번째 그래프는 10year BER 입니다
이것도 시장은 Fed 물가상승 목표치인 2.0%를 넘어주길 바랍니다
역시 작년말 올해초 시장을 들뜨게 만들다가 올초 이후 고꾸라지고 있습니다
10year BER의 몰락은 시장에서 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절망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중간의 그래프가 단기금리 표준인 미국과 캐나다, 영국의 2년 국채금리 추이를 보여줍니다
장기금리와는 다르게 선진국 긴축 의지를 반영해서 단기금리는 상승추세입니다
중앙은행의 의지로 조절이 가능한 단기금리에 비해 요지부동인 장기금리가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난제입니다
오른쪽 그래프가 블룸버그 원자재 인덱스 입니다
확연하게 최근들어 지수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경기회복이 생각만큼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Fed가 너무 빠르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4개월 연속으로 저조하게 나온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Fed 금리 인상 직전에 공개됐음에도, 재닛 옐런 의장이 눈하나 깜빡하지 않은 사실은 시장을 상당히 놀라게 했습니다 덕분에 달러는 그날 급락후 급등하는 경험을 했죠
옐런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강조했던 말이 물가 데이터는 논란적(=noisy)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나가면 그만일 수 있는 데이터에 너무 신경쓰지 않겠다고 애써 무시한 것이죠
"It's important not to overreact to a few readings, and data on inflation can be noisy."
이 말이 옐런의 육성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옐런이 딱 믿을 만한 구석으로 내세운 것이 미국의 탄탄한 고용시장입니다 5월 미국고용 보고서 상으로 미국의 실업률은 16년래 최저인 4.3%였습니다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물가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신념을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이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의 반비례 관계입니다
경제학이론에서 기초가 되는 필립스 곡선 원리입니다
다행히 지난 목요일 새벽에 시장은 옐런을 믿어주는 쪽으로 안정을 보였지만, 옐런의 인플레이션 상승론은 거의 전적으로 필립스 곡선에 기반한 강변이었습니다
목요일 Fed 금리인상 이후 Fed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바로 이 점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필립스 곡선 자체가 현대 경제에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거죠
실업률과 명목임금 간의 상관관계가 무너진지 오래됐는데 고리타분한 경제학 이론에 금리정책을 맡겼다는 겁니다
당장 언급드린 채권시장이 Fed 편이 아니네요
인플레이션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무리하게 금리인상을 한 것은 아닌지 채권시장이 경고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Any misstep from the Fed would backfire."
Fed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핵심 주장입니다
Fed가 헛다리 짚다가 미국경제의 활력을 아예 꺼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전혀 과장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면 그 예상만으로 기업이나 가계는 지출을 미룹니다 물가가 계속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소비/투자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낮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렇게 경제성장을 어렵게 할 수 있는데 Fed가 금리인상마저 해버렸으니 낮아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더욱 회복하기 어려워졌다는 비판입니다
3월 금리인상 직후 미국 증시는 상승했습니다
Fed의 금리인상을 경기호황의 신호로 봤던 것입니다
그런데 6월 Fed 금리 인상 후에는 미국증시가 내렸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악화된 상태에서 무리한 결정을 내린 것 같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나 Fed도 억울한 면이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Fed가, 경제학 이론이라면 누구못지 않게 최고 전문가들인 Fed 이사들이, 갑자기 이성을 잃어서 정책적 실수를 한 것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선진국들의 중앙은행들이 돈줄죄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막대하게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서서히 회수되야 할 시점이 된 것입니다 최근에 세계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선진국들의 금리인상 필요성에 설득력을 주었습니다
지난 주만 하더라도 BoC와 BoE가 강력하게 긴축 메시지를 시장에 던져줬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제가 여러번 포스팅도 해드렸는데 부총재와 총재가 동시에 나서서 최초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자 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했습니다
그 여파는 아직도 계속 되고 있네요
달러가 다시 약세로 전환되면서, 월요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캐나다달러의 강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1$=C$ 1.3223의 시세입니다
그리고 잉글랜드 은행 조차 지난주 6월 금리결정 회의에서 3명의 MPC(통화정책위원회) 위원들이 인상 주장을 했습니다
BoE는 5대3으로 금리동결을 하긴 했지만, 긴축압박에 직면했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파운드화 또한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역시 파운드/달러 시세 또한 1.2775 수준이네요
15일 BoE 금리동결이후 파운드 환율은 1.2750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맥락적으로 Fed가 이런 선진국들의 돈줄 죄기의 선두였음은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작년말의 reflation trade(=기대인플레이션이 살아나면서 금리인상과 위험자산 선호가 두드러졌던 현상)는 올해 Fed의 금리인상이 보다 급격해질 것임을 정당화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reflation trade 의 장본인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자신이 올해 들어와서 잇단 정치 스캔들로 꼼짝 못하게 되면서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낮추는 원인이 됩니다
현재 미국의 약속된 재정정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달러 강세는 어려워졌다는 것이 시장의 인식입니다
원래 축복 속에서 순조롭게 시행됐어야 할 Fed의 금리 인상도 트럼프 행정부가 제 기능을 못하면서 꼬이게 된 셈입니다
아침 10시를 넘긴 시각에 10년 미국채금리도 2.16% 입니다
6월 금리인상의 약발이 다 한 듯 하네요
2.20%를 못 넘깁니다
코스피가 상승 출발하고 있고 원화도 1,132.65 의 환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러대비 0.13% 상승 출발하고 있네요
[10년미국채금리 추이, 현재 2015년 12월 수준으로 장기금리가 추락한 상황, 2015년 12월은 Fed금리 인상이 처음으로 시작된 시점.]
"If we base our outlook for inflation on these actual data, we shouldn't have raised rates this week."
(Fed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번주 Fed는 금리인상을 하지말았어야 했다.)
한국 부동산의 희망 닐 카시카리(미니애폴리스 Fed 총재, 올해 FOMC 투표권자)가 지난 금요일에 미니애폴리스 지역연은 홈페이지에 남긴 에세이 속 구절입니다
이분은 당연히 이번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강력하게 현 재닛 옐런 Fed 지도부에 반기를 들고 있는 통화완화론자 중 한 명입니다
Fed 내부에서조차 이사들 간에 금리인상 공감대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의 긴축은 불가능하겠죠
우리나라에 달러가 계속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은 이번 6월 미국 금리인상 이후에 오히려 신흥국들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외신들의 기사만 봐도 확인이 됩니다
이주열 총재가 어떤 의도에서 금리인상 시그널을 줬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해외요인으로 우리나라가 반드시 금리인상을 해야할 이유는 없을 것 같네요
단, 도널드 트럼프가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입니다
[미니애폴리스 지역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아마 한은이 금리를 올린 건 한-미 금리격차를 줄이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금리역전이 일어날 거라는 사실은 이전부터 예견되어 왔으니 말이지요. 만약 미국이 정말 금리를 올린다면 한은은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겠습니다. 15년인가 14년에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 팍 올려서 환율 방어를 효과적으로 한 것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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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금리를 올렸다는 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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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조금 오류가 있었네요. 올렸다는 게 아니라 올릴 가능성을 계속 내비치고 있다는 거였는데 잘못 적었습니다 -.- http://www.ytn.co.kr/_ln/0101_201706191053116821 등의 기사, 총재의 한은 61주년 기념사 등을 근거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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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 인상이 약발이 다한줄 이 글을 보고 알았네요.
아직은 읽으면서 이해가 잘 안되기도 하는데,,,왠지 내가 점점 알아가게 되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 꾸준히 정독하고자 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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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도 올라가고 여러가지 체크해야할 상황이 다가오니 이런저런 조언들이 큰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판단할게 맘ㅎ을거같은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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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미국경기 가 많이 안좋아질것으로 보입니다. 지표들이 다나빠지고있고 부유층은 해외 거주을 옮기는 경우도 많고, 사실실물이 안좋아서미국금리인상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설도 있던데,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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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지 몰랐을거라고 생각하기 어려운데, 반전을 기대하는 중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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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긴글을 매일 쓰시는지 신기합니다..
전 못쓰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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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보다 더 쉽게 설명된 글인것 같습니다 :)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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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의 공급이 실제 유동가능한 양보다 심하게 초과되어버렸지요.
그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어렵게 되었네요.
금리...놔둘수도 없고..
너무나 상세한 설명..감탄할 따름입니다.
@gotoperson 님이 얼마나 정성을 다하시는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이후로도 소중한 포스팅..잘 부탁드립니다.
행복하세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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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out my story thanks on the 2002 world cup in korea https://steemit.com/korea/@newmarket65/2002-world-cup-korea-it-was-great
follow me and i will follow you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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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끝발이 먹히지않는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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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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