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의 법칙으로 시작한 책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역린을 건드려 독자의 눈을 뜨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주어진 일은 완수하지만 업무시간을 집중하지 않은 상태로 낭비하는 것 같은 동료들을 보면서, 무엇인가 불합리한, 이해되지 않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불합리함을 하나의 원리이자 공감할 수 있는 현상으로 설명해주는 '파킨슨의 법칙'.
한사람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데 10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사람에게 20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일을 완수하는데 20시간이 걸린다.
이는 거짓으로 성실히 일하는 척하는 경우만을 뜻하지 않는다.
내가 수행한 업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작성하는 (아무도 읽지 않는) 보고서, 고객, 상사, 직장동료에게서 홍수같이 쏟아지는 이메일(요즘은 카카오톡), 잠시 머리를 식히러 나간 흡연장에서 동료와 나누는 회사에 관한 현황 얘기 등, 그 형태는 수없이 존재하며 수행하는 본인은 진심으로 필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어떤 생산성도 없다.
물론 우리가 인간인 이상 일부 필요한 영역이 있다.
직장에 앉아 있지만, 집에 있는 자식에 대한 걱정에 살펴보는 문자, 회사의 불안한 미래를 알아보고 싶어 일부러 따라 나가는 상사와의 담배 타임, 너무나도 지겨운 업무를 수행하다가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한눈파는 인터넷 검색...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러한 행동이 가짜노동인지 아닌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의 가치를 투입되는 시간으로 산정하는 현재의 방식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우리는 저런 행동들이 가짜노동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는 자신의 가치에 따라 가짜노동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가짜노동을 하느니 집으로 가라.
물론 우리나라의 특성상, 아직은 하루 8시간이 부족해서 부당한 야근에 내몰리는 경우, 시간이 더 있으면 더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더욱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경우 등 업무량에 비해 시간이 부족한 경우도 많이 있다. 이런 상황까지 모두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저자는 덴마크라는 특정한 환경에 있기 때문에 한국 독자들과는 상황이 조금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사람인 나로서는 가짜노동을 하느니 집으로 가라거나, 기본소득이 해법이라는 해결책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나 가슴으로는 거리가 느껴지는 해결책이다.
가짜노동을 인정하고 가짜노동의 방향성을 설정하자.
직장에 앉아 있는 시간에 최대한 집중한다면 분명 남는 시간이 생길 수 있다. 1년 내내 시간이 항상 부족한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를 우리가 가짜노동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이 있도록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이성적인 방법이다. 물론 회사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회사에는 가장 직접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본인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한 자기계발 시간으로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회사 운영을 위한 결과물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