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릭 바스티아 연재(9)] 자본과 이자 - 기다림의 미학

in kr •  7 years ago 

안녕하십니까? @jin90g 입니다. 오늘은 지난번 서비스-가치 개념 (이바지-가치 개념 / 도움-가치 개념)을 통해 자본과 이자를 설명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지난번 다이아몬드의 우화와 가치 개념부터는 과거의 자연법 공리와 유용성 개념 그리고 서비스 개념 정의등 기본 정의를 자꾸 되돌아봐야하기 때문에,, 읽으시는데 피로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해 혹은 납득이 어려우시면 댓글을 남기시거나 지난 글에서 기초 개념들을 끌어다 와서 순서를 짜맞춰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자본과 이자 - 기다림의 미학] 시작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

프레데릭 바스티아는 '다이아몬드의 우화'를 서비스-가치 개념 (이바지/도움 가치 개념)을 통해 해소한다. 상품의 값어치를 측정하려면 같은 단위로 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무한정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 아니지... 욕망이 끝이 없고, 이에 인간 능력도 질적으로 다채롭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동질적인(양 적인) 단위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가치는 교환이 성사된 후에 비로소 생겨난다. 교환 관계 자체가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것들을 '같음' 이라는 관계로 만들고, 동시에 그것들 사이에 '교환의 비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치'는 '교환되는 상품들의 관계'이다.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 다시말해 '유용성(utility)'에는 두 종류가 있다. '자연'에서 오는 무상 유용성, '노력'으로 지불되는 '유상 유용성'이다. 자연의 무상 유용성은 신의 은총으로 비유되듯, 무상이기 때문에 공유이고, 가치를 갖지 않는다. 따라서 교환관계에서 통분돼 사라진다. 반면 '타인의 만족을 위한 노력' 다시 말해 '서비스'는 가치 평가 대상이 된다. 그러나 교환의 목적은 '만족대비 노력의 비율을 축소하는 것' 이기 때문에, 서비스는 공급시 노력 투입이 아닌, 소비할때 노력 절약에 따라 평가된다. 상대적 관계에서 주관적 평가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서비스-가치는 이런 식으로 형성된다.

그럼 이제 바스티아의 '서비스-가치' 개념을 이용해 오늘의 주제인 '이자'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자본과 이자 - 불로소득이냐 기다림의 미학이냐>

토지재산에 대한 지대와 자본에 대한 이자는 교환에서 이득이 본질적으로 약탈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거론되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리카도는 지주들이 가져가는 지대를 불로소득이라고 비난했다. 지주들이 자연의 무상 유용성에다가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리카도의 이러한 정치경제사상은 토지 공개념의 뿌리가 되었다. 또한 리카도가 주장한 노동 가치설과 임금 철칙설은 이자(利子)가 노동자가 창조한 가치를 착취한 결과물이라는 결론을 유도하기도 했다.

만약 우리가 바스티아의 서비스-가치 이론을 통해, 토지 재산과 자본이 단지 축적된 서비스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한다면, 그리고 토지와 자본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우리가 등가 교환의 원리에 따라 토지와 자본의 이용에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다. 이 증명을 위해 우리가 검토해야하는 것은 지연(délai) 서비스이다.

바스티아에 따르면, 자본은 자연의 협력을 조달하기 위해 축적된 상품이다. 자본은 도구나 재료 등의 형태로 축적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자본은 비축된 망치와 못, 목재와 석재, 창고에 쌓인 밀 자루, 보존된 연구실적, 성인이 기록한 깨달음과 같은 것들이다. 다른 상품들처럼 자본도 무상 유용성과 유상 유용성의 결합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나 교환은 가치 대 가치, 서비스 대 서비스라는 불변의 원칙에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본을 교환할 때도, 자본의 무상 유용성은 가치 평가 중에 통분되어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서비스와 같은 원리로 자본을 교환할 수 있고, 정해진 일자에 반환할 것을 조건으로 빌릴 수 있다. 그런데 자본은 막대한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자본을 축적하는 동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보상받을 수 없다. 더불어 서비스 생산을 위해 투입된 자본은 교환이 종료될 때 까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자본을 제공하는 사람은 교환 중에 즉각적인 보답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자본에 대한 보답은 지연(遲延)된다.

  • 지연(délai)은 그것만으로 특별한 서비스여서, 지연을 허락한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지연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이득을 준다. 따라서 여기에 보상이 있거나, 혹은 서비스 대 서비스라는 사회의 최고 법칙을 포기해야 한다. 이런 보상은 임대료, 소작료, 지대 등 상황에 따라 다채로운 이름을 취하는데, 그것의 일반적인 명칭은 이자(Intérêt)이다.

우리가 무상 유용성과 유상 유용성을 엄격히 구분한다면, 우리는 자본가가 오직 자본 형성에 투입한 노력을 소유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본은 동물의 힘이나 바람의 힘에 있지 않고, 동물을 길들이고 돛을 만든 우리의 노력에 있다. 마찬가지로 지주도 토지의 힘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쏟아낸 노력을 소유한다. 교환에서 자본과 토지 재산은 아직 보답 받지 못한 부류의 축적된 서비스이다. 보답의 지연은 그것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등가교환의 원리에 따라 보상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자는 지연에 대한 보답이다.

지연(délai) 서비스의 두드러진 효과는, 그것이 세대와 세대 너머 교환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노력을 절약하기 위해 자본을 빌려 쓰고 이자를 지불하면, 우리는 과거의 사람과 교환하게 된다. 반대로 자본가가 미래의 손님들이 비용을 지불할 거라는 확신에 따라 철도 회사에 선불로 자본을 제공하면, 자본가는 미래의 사람들과 교환하게 된다.

은행과 같은 신용 기관은 지연 서비스와 이자를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은행은 이자를 전제로 적은 자본을 모아 막대한 축적 자본을 만든다. 은행은 축적에 의해 효율성이 증가한 자본을 믿음직한 사업자에게 빌려주고, 지연 서비스에 대한 이자를 받기로 한다. 은행은 교환되는 지연 서비스와 이자를 증서 형태로 보관한다.

이러한 신용 증서를 통해,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서비스를 현재적으로 교환할 수 있다. 신용 증서는 상품이나 서비스로 혹은 다른 누군가의 지연으로 교환될 수 있는 한 언제나 유효하다. 이렇게 복잡하게 확장된 교환도 결국 서비스의 교환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물물교환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 그리고 상응하는 만족을 아직 받지 못한 사람은 누구든, 사회 속에서 언제 어디서라도 그가 원하는 형태로 동등한 서비스를 되찾을 능력을 제공하는 증서의 소지자이다. 화폐로 가치를 갖든, 은행 증서로 신용을 갖든 간에 말이다. 이는 원리에 있어서도, 결과에 있어서도, 권리의 관점에 있어서도, 내가 밝히려 애쓰는 위대한 법칙 : ‘서비스는 서비스와 맞바꿔진다.’ 라는 법칙을 무엇 하나 변질시키지 않는다. 언제나 초기의 물물교환은 그 자신으로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고서 발달되고, 확대되고, 복잡해진다.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이어주는 건 아니다.>

따라서 자본은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게 때문에 이자는 정당하다. 토지 재산 또한 자본의 일종이다. 따라서 토지 대여료(지대 - 요즈음은 다른 뜻으로 쓰인다던데?)는 정당하다.
자본은 축적되면 축적될수록 보다 효율적으로 자연의 힘을 끌어들인다. 따라서 자본이 축적될수록, 부의 총합은 가속해서 증가한다. 그런데 자본이 축적될수록, 부의 총합에서 자본에 할당되는 몫은 절대적으로는 증가하나 상대적으로는 감소한다. 자본 축적이 만족에 대한 노력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면, 우리가 자본에게 도움 받아야 했던 노력 또한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에 부의 총합에서 노동자의 노력에 할당되는 몫은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증가한다. 부의 총합은 늘어나는데, 개별 상품에서 자본이 기여하는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이자 지불의 책임이 무수한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분할 할당되기 때문에, 개별 상품들에 자본이 기여하는 가치의 몫은 더욱 줄어든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기여하는 서비스는 오로지 유상 유용성이고, 지본에 비하자면 비교적 즉각적으로 교환된다. 그래서 자본이 상품들에 기여하는 서비스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할수록, 반대로 노동자의 노력이 개별 상품에 기여하는 서비스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그렇게 자본 축적은 하층민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완전하게는 아니더라도 점진적으로 사람들을 평등하게 만든다. 한편으로 노동자들이 보다 많은 상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 노동자들의 노력에 할당되는 가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음 화 예고>

자본과 이자를 지연-딜레이 서비스로 풀이한 바스티아는 '지연 서비스와 이자 개념'이 과거와 미래의 사람들을 이어주고, 그들의 서비스를 현재 속에서 동시에 교환해 줄 수 있는 길이라 이해한다.
여기서 바스티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은행 예금 증서 billet de banque'에서 탄생한 '신용화폐' - 다시 말해 오늘날 우리가 화폐 혹은 지폐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는 바로 그것! 에 대한 설명을 해 나가는데...

복잡한 교환의 연쇄를 따라잡아 그 본 모습을 드러내라!
화폐가 있든 없든, 교환의 성질이 변하지 않음을 증명하라!
F.A. 하이에크도 짚어내지 못한
프레데릭 바스티아의 화폐 철학
이제 그 실체가 드러날 시간

보다 저 너머로
Plus Ul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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