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angsukin 입니다.
<제목 ‘노르웨이의 숲’의 의미>
일본 작가의 연애 소설의 제목이 왜 하필 노르웨이의 숲일까? 작가의 회고록을 보면 이러한 타이틀을 처음부터 생각지도 않았으며, 최종 원고를 건네주기 전까지 타이틀을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비틀즈의 곡 이름인 ‘노르웨이의 숲’을 그대로 차용한다는 것에도 어느정도 거부감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타이틀을 전혀 모르는 아내에게 글을 읽게하고, 타이틀에 대한 고심을 이야기 했더니 자연스레 ‘노르웨이의 숲’으로 하는게 어떻겠냐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우연히 일치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하루키의 소설속에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존레논이 자신을 떠난 아내 신시아를 생각하며 불렀던 ‘노르웨이의 숲’을 보자.
[NORWEGIAN WOOD, John Lennon]
I once had a girl
Or should I say she once had me
She showed me get room
Isn't it good,
Norwegian wood
She asked me to stay
And she told me to sit anywhere
So I looked around
And I noticed there wasn't a chair
I sat on a rug biding my time
drinking her wine
We talked until two and then she said
"it's time for bed"
She told me she worked
in the morning and started to laugh
I told her I didn't
and crawled off to sleep in the bath
And when I awoke I was alone
This bird had flown
So I lit a fire
Isn't it good,
Norwegian wood.
이 노래는 “어떤 오케스트라가 달콤하게 연주하는” 소설 속에서 18년 전의 과거 세계로 회상하게 하는 곡이면서, 죽은 연인인 나오코가 주인공에게 제일 좋아하는 곡이라고 강조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숲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 연애소설의 제목이 이렇게 된건 아마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게다가 숲(森)이라는 글자를 보면 마치 한 그루의 나무가 주인공인 와타나베, 두명의 연인인 나오코와 미도리를 상징하는게 아닌가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물론 해석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들의 관계가 한자의 모양처럼 삼각관계일 수도 있고, 어찌보면 각각 평행관계 일수도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
소설을 읽다보면 유난히 주변인들의 죽음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작가는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작가가 말한 이 문장의 의미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죽음 후에 우리의 모습을 보면 그 말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주위를 떠나면 가슴이 아프고 너무나도 슬프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생을 살아간다. 이러한 행동이 죽은 사람에게는 매정한 일인가? 산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 생활속에 죽음은 삶의 반대 개념이 아닌 일부이다. 소중한 사람이 죽는다는 해서 주변인까지 따라 죽어야 하는 것을 잘못된 생각이라는 이야기다. 얼마 전 초등학교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슬프기도 했지만, 친구의 부모님은 너무나도 덤덤하게 받아들이셨다. 그걸 가지고 주변인들이 매정한 부모라고 욕할 수 있을까?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일이다. 울어야만, 삶이 망가져야만 슬픈 것이 아닌 것이다.
죽음은 상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실은 단순히 잃어버림, 박탈의 의미가 아닌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의미의 상실이다. 오히려 죽음을 통해 생겨난 나의 가슴 아픈 마음과 이를 이겨내는 고통스런 과정은 앞으로 살아가는 삶에 있어 힘의 원천이 된다. 죽음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삶과 대립적인 것이 아닌 삶의 일부이며, 각각은 서로 돌고 돌면서 순환된다.
<깊은 우물이라는 키워드>
하루키의 작품을 보면 우물이 많이 등장한다. ‘나는 우물을 좋아한다. 우물을 볼 때마다 돌을 던져 넣어본다. 돌멩이가 깊은 우물 바닥의 수면을 때리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없다.’라며 작가는 주인공의 대학생 때 연인인 나오코와 상실된 관계를 우물의 이야기와 자주 결부시키고 있다.
소설속에서 주인공은 이런 말을 한다. ‘그렇다. 그녀는 나에게 들판의 우물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 우물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는지 어떤지 나는 모른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의 내부에만 존재하는 이미지나 기호였는지도 모른다.’ 우물은 좁은 세계 속 닫힌 공간, 자폐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하루키의 소설을 자세히 읽어보면 이는 인간과 인간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려 하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각자의 내부속에 존재하는 기호나 이미지이기에 자신이 아닌 이상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허무주의다. 하지만 이러한 허무주의는 각자의 마음속의 고독한 우물의 존재를 인식하고 한층 더 깊게 파내려 가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들은 이 소설을 그토록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역시 모순된 이 세계에서 혼란을 겪고 세상을 등지는 것보다는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마음으로 내 마음속 우물을 파내려가는, 좀 더 성숙함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얼마나 더 깊게 파내려 갔는지는 나만 알 뿐이다.
(계속)
<참고문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하루키, 문학사상사, 1989
아름다운 가짜, 대중문화와 센티멘털리즘, 김혜련, 책세상, 2005
하루키 문학수첩, 정해종, 문학사상사, 1996
하루키 문학은 언어의 음악이다, 제이 루빈, 문학사상사, 2003
하루키를 읽는 법, 윤성원, 문학사상사, 2006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6/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5/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4/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3/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2/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1/6, 상실의 시대 서평)
지금 사 둔 책을 다 읽으면 다음은 상실의시대를 읽어봐야겠습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아직까지도 안읽어 본 것을 반성하게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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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두꺼워 처음에 엄두가 안나는데 문체가 되게 쉽게읽혀 큰 시간 안들이고 읽을 수 있을거에요 ㅎㅎ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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