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angsukin 입니다.
<센티멘탈리즘>
소설 상실의 시대는 나의 감성을 자극한다. 소설 속에서는 가슴 아픈 사랑, 이별, 그리고 죽음, 상실감, 애절함이 있다. 책을 읽고 한동안 줄기차게 머릿속을 맴돌았던 말이 있다. 일명 ‘비스킷 통’이야긴데 내용은 이렇다. "비스킷 통에 여러 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게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걸 자꾸 먹어버리면, 그 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통이라고." 별 이야기가 아닌 것 같지만 무언가 나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었다.
대학시절 급작스런 이별을 겪었고,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지켜봤고, 크진 않지만 어떠한 목표에 대한 실패를 맛봤다. 그때마다 나는 이 구절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리고 책과 음악, 영화 등을 마구잡이로 보면서 내 속에 숨어있는 감성을 자극했다. 웃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멍하게 그리워 하기도 하고, 슬픔에 공허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나면 시원함과 함께 다시 힘이 생겨났다.
위와 같은 감정을 나는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다. 친구가 나에게 “너는 좀 센티한 것 같아”라는 말을 했다면 우리 사회에서 생각하는 느낌은 어떤가? 내 감정이 풍부하고 인간적이라는 말이 되기도 하지만 사회속에서 통용되는 대부분의 경우는 아무것도 아닌일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오버하고 있다는 부적절함의 표상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센티함을 사랑하지만 겉으론 내보이려 노력하지 않는다.
센티멘탈(sentimental)은 느낌 또는 정서적 경험이나 반응을 뜻하는 ‘정감(sentiment)'의 형용사형이다. 이 용어는 18세기 영국에서의 일로, 지각과 인성(human nature)을 다루는 철학 텍스트에서 중립적이고 범주 구분적인 낱말로 쓰였다. 즉 감정이 풍부함의 의미 자체는 부정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이나 문화가 좀 더 진지하고 고상해야 한다는 도덕주의와 현실에 대한 진리의 참된 인식에 기초한 정서적 반응만이 옹호될 수 있다는 인식론으로 인해 센티멘탈리즘은 쇠퇴하였다.
대중들이 대중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는 일상적 삶의 희로애락을 반영하고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대중 예술은 편안한 것을 좋아하는 도식성을 가지고 있다. 익숙한 플롯 형식으로 뻔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즐거움과 눈물을 선사한다. 또한 나나 너나 다 똑같은 통속성도 가지고 있다. 대중 예술 속에서는 도덕성에 어긋나는 일을 하더라도 ‘사람인데 별수 있어?’, ‘결국 우리는 같은 인간이야’ 등으로 사디스트적 안도감을 느끼게 해준다. 때로는 관능성을 가지고 성매매, 매춘, 마약 등 현실 사회에서 불편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어찌보면 도덕적으로 퇴행하는 모습이 금기해야만 하는 나쁜 것인가? 나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 대중은 잘못된 것을 보고 배우는 무지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비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우리는 한층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치 평생 한번 하지 못할 일을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함을 통해 감정의 변화와 함께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만약 도덕적인 것, 진리의 참된 인식만을 강조한다면 평생 제대로된 감정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죽는 불행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소설속의 음악>
소설 ‘상실의 시대’에서는 유난히 음악이 많이 나온다. 책과 음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내가 기억하기론 소설속에 약 100곡 정도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나온 것 같다. 이 책에 빠져있을 무렵 나는 소설속의 음악 전체를 구해 들으며 소설을 다시 읽었던 기억이 있다.
Norwegian Wood - The Beatles
dear heart - HeIlly Mancini
교향곡 4 - Brahms
seven daffodils - brothers four
fugue - Bach
Close to You - Carpenters
Walk On By - Dionne Warwick
Wedding Bell Blues - Fifth Dimension
Blue Velvet - Bobby Vinton
Elenor Rigby -The Beatles
When I'm Sixty-four - The Beatles
And I Love - The Beatles
Hey Jude - The Beatles
Scarborough Fair - SIMON & GARFUNKEL
michelle - beatles
invention - Bach
proud mary - CCR
spinning wheel - Blood, Sweat & Tears
위를 향하고 걷자-사카모토 큐(坂本九)
Nowhere Man Julia - The Beatles
white room - cream
라벨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penny lane - The Beatles
black bird - The Beatles
Ornette Coleman - Bud Powell
Debussy - 월광
밀러 교향곡 전집
kind of blue - miles davis
William Martin Joel
William John Evans
Anthony Dominick Benedetto
John William Coltrane
Sarah Lois Vaughan
Beegees
Marvin Gaye
Stevland Hardaway Morris
Bud Powell - 세로니어스 몽크
Here Comes the Sun - The Beatles 등등
위의 가수와 노래들은 소설속에 나오는 음악의 일부이다. 하루키의 소설에서 음악은 감정을 이입시키고 작품에 빠져드는데 아주 좋은 역할을 한다. 이들 음악의 대부분은 감상적인 팝 멜로디로 이루어져 있다.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사랑에 대한 갈증을 불러 일으킨다. 음악과 소설의 궁합으로 감성적이 된 독자들은 사랑을 하고 싶어하고, 어떤 사람은 애인을 보기 위해 새벽에 무작정 찾아가 사랑한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복잡한 사랑의 이론이나 고민보다 이 책은 사람의 감정을 자유롭게 해주고 있다.
(계속)
<참고문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하루키, 문학사상사, 1989
아름다운 가짜, 대중문화와 센티멘털리즘, 김혜련, 책세상, 2005
하루키 문학수첩, 정해종, 문학사상사, 1996
하루키 문학은 언어의 음악이다, 제이 루빈, 문학사상사, 2003
하루키를 읽는 법, 윤성원, 문학사상사, 2006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6/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5/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4/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3/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2/6, 상실의 시대 서평)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1/6, 상실의 시대 서평)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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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팔로우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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