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주식회사와 주식 거래는 17세기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했다.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암스테르담 거리를 걸어보면 어떨까. VOC 본부, 암스테르담 은행, 담 광장, 공증인 골목 등 17세기 당시 건물들이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다. 지도만 보며 따라 걸어도 생생한 답사 여행이 된다. 공부도 하고 여행도 즐기는 일석이조 코스로 적극 추천한다.
조선에 주식회사가 소개된 건 구한말 대한제국 때다. 특히 김옥균 등 개화파 인사들이 앞장섰다. 이때부터 조선에 여러 주식회사들이 설립됐다. 그중 천일은행(현재 우리은행)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주식회사다.
한일합방 이후에도 주식회사 인기는 계속됐다. 결국 총독부는 1920년 경성현물주식취인시장이라는 이름의 거래소 개설을 허가한다. 1932년엔 조선취인소로 재탄생했다. 주식취인소는 주가가 오르고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사고 파는 곳이다. 당시 같은 주식은 도쿄, 오사카, 서울에서 동시에 거래됐다.
그런데 현재 한국거래소는 조선취인소를 한국 증권 산업의 역사에 포함시키고 있지 않다.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첫째는 법인격의 문제다.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조선취인소는 미군정에 의해 폐지됐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대한증권거래소 후신이다. 그래서 한국거래소는 이것을 한국증권사 시작으로 본다. 그렇게 따져서 올해는 증시 62주년인 셈.
두 번째는 민족적 자존심. 일제 강점기 금융 경제 관련 기관들은 제국주의 도구로 간주하곤 했다. 그게 우리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심스럽다. 한국사회 전반에 금융이해도가 떨어지는 덴 이런 부실한 역사관도 한 몫 하는 듯. 주식 말 자체가 일본어인데. 일제 강점기 빼고 주식을 논한다는 게 무리다. 주식회사가 자리 잡은 것도 통념처럼 박정희 때가 아닌 일제 때였다. 사장이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일제 강점기(주: 한글 타이핑 시 일제 시대는 일제 강점기로 자동 수정된다)를 무시한다면 그것이 과연 한국에 도움 되는 일일까? 처칠은 “역사를 잊은 나라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출처: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 - 가장 유용하고 공정하며 고귀한 사업의 역사 (문맥에 맞게 일부 수정))
조선취인소 이런곳도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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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괜찮은 소재네요. 조선취인소로 소설이나 영화 나왔으면 재미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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