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수, 최명일. 2016. "박정희 역사적 유산에 대한 미디어의 기억형성 방식."

in kr •  7 years ago 

저자들은 공인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서 신문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 했다.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기에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신문기자들과 시민들의 공감대 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척도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공인의 부고기사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서 사회적인 가치기억이 어떠할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들은 전 박정희 대통령의 부고기사를 정독하고, 특징을 찾아내고, 그것이 일반적인 기사랑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에 집중했다.

특히 대통령의 부고기사는 주로 당시의 역사, 즉 시대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 그리고 업적을 주로 다룬다. 그러한 역사를 다루는 과정에서 그의 일생을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분석하기보다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맥락과 연관해서 서술한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기자들이 그러한 사료를 갖고 당대를 기록할 때 자신만의 주관, 예를 들면 이데올로기, 당시의 여론, 이해관계 등 특정 개인의 사상이 반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논문을 읽으면서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분석 대상인 박정희를 매스 미디어의 자료를 위주로 분석한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신문사가 특정 집단 혹은 인물과 깊게 연관되었다면 부고기사 역시 객관적이지도 못하고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지금까지 누적된 타 출판사에서 출간된 기사들을 더 분석할 수 있다면 한국 현대사에서 대통령 간의 업적을 비교하면서 재평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박정희라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논란의 중심 속에 있는 인물을 분석할 때는 그의 과오나 업적 등을 위주로 분석하거나 그와 친분이 있는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심층조사를 하게 된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역사 교과서나 참고서 등이 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역사 교과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교재, 공무원 한국사 시험의 교재, 임용고사 교재, 문제집 등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과오와 업적이 함께 나와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보이는 책에는 故 박정희 대통령의 지인들의 그에 대핚 언급이 있으니 이를 후자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신문기자, 정치인, 고위 관료, 장굮 등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부정적 혹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이 증언들을 잘 엮고 편집해서 많은 책들이 출판되었다. 나는 전자에 관련된 자료들은 충 분히 많이 접해본 바 있으며, 후자에 관련된 미디어들은 직접 읽어볼 기회도 있었다. 특히 후자는
전자보다 주관성이 많이 개입했다는 특징이 있다.

박정희를 상대적으로 중립적으로 평가한 사람 들은 적었고, 약간 편향된 시각에서 그를 평가한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 박정희 를 평가한 중요 파라미터는 부고기사 속에 나타난 그의 모습이었다. 신문사들 중에서 <동아일보> 와 <서울신문>에서의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자는 장점보다는 단점 위주로 평가했으며 박정희에 대한 사적인 기억을 타 신문사에 비해 눈에 띄게 표현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후자는 출간의 목적이 정부의 대변지였다는 것을 감안해야 핚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을 신격화 하거나 정당화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임기 중에서 행했던 실수 혹은 잘못은 거의 다루지 않았 다. 위의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신문사의 특성과 신문의 출간 목적을 잘 파악하고 읽어야 좀 더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비판적인 사고의 길이 해금된다는 것이다.

이 논문의 후반부에는 연구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서술되었다. 조사 대상이었던 신문사 의 수가 적었다는 것 이외에 다양한 점들을 감안해야 된다고 연구자들이 논했다. 따라서 1980년 이후에 발간된 기사들, 예를 들면 박정희 사후 10년 - 어떤 점들이 현재와 달라졌나 등의 기사 들을 추가적으로 참고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것이다. 그의 사후에 발간된 추모기사 등을 상세히 분석한다면 당시에 그의 실수라고 판단했던 부분이 긍정적인 업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반대로 1960~1970년대에선 그의 훌륭한 성과라고 평가된 점들을 양날의 검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 논 문에서는 조사의 범위가 넓지는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세 신문사의 이념적인 특징을 파악했고 부고기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野史(야사)가 비중 높게 다뤄지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만 약 이 논문의 연구 범위가 넓었더라면, 박정희 대통령의 추모기사의 특징을 더 폭넓게 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부고기사도 표면적으로는 객관성을 추구하지만, 그 이면엔 당대의 정치 상황 과 이념, 그리고 시대정신에 엮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느 대통령을 분석해도 그러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겠지만, 그의 독특한 삶을 고려한다면 그러한 결과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경제 부분에서 찬란한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하지만 그는 대핚민국 사회에서 많은 부분을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성장과 한국의 체제의 기반을 닦은 건 분명한 장점이지만, 인권 상태를 전혀 개선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이번 논문을 읽고 나서 비평문을 쓰면서 느낀 점인데 현재 살아 계시는 대통령이 나중에 서거하셔서 부고기사들이 나온다면, 그들은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 그리고 언론인들은 그들을 어떻게 평가할지 한 발 앞서서 추측할 수 있다면 역사를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사람들의 평가 기준과 대통령의 어떠한 부분을 위주로 논할지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우리는 역사에서 필수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인물들을 보다 정확히 탐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특정 인물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다. 현대의 사람들은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서 통찰력을 길러야 할 것이며, 후대 사람들에게 사료를 남겨서 후손들도 상세한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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