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효성왕과 신충의 바둑이야기

바둑전도사 박원장입니다

오늘은 신라시대의 바둑이야기 입니다.

무릇 저 잣나무
가을 아닌데 시들어지네
너를 어찌 잊으랴 하시던 말씀
우러러 뵈옵던 낯이 계시오나
달 그림자 비친 연못에
가는 물결 하소하는 듯
님의 얼굴 뵈올 건가
세상일 애처롭네

신충의 원가(원망하는 노래)입니다.

신라시대의 효성왕은 왕이 되기 이전부터 바둑을 굉장히 즐기는 고수였다고 합니다.
임금이 되기 전 신충이라는 신하와 바둑을 즐겨두었다고 하는데요.
실내에서 바둑을 두기도 하였겠지만 궁궐에 있는 잣나무 아래에서 바람을 느끼면서 바둑을 자주 두었다고 합니다.
바둑을 두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나 고민도 나누고 서로를 더욱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겠지요?
바둑을 두다보면 바둑의 수를 통해 어느정도 상대의 성향도 알수 있답니다.

효성왕이 판단하기를 신충이 이후에 높은 벼슬에 있어도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신충에게 높은 직책의 벼슬을 내리기로 바둑을 두던 잣나무 아래에서 굳은 맹세를 하였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효성왕은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지만 신충은 벼슬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네요
다양한 왕의 책무로 인해 신충에게 벼슬을 하사하는 걸 잊어버렸다고 하네요.

그 이후 위에 보였던 원가라는 향가를 신충이 만들게 되고 그러자 잣나무가 말라버렸다고 합니다.
왕이 궁궐에 있는 잣나무가 말라있는 걸 보고 놀라 사람을 시켜 알아보게 하였는데 그제야 잣나무에 있던
본인과 신충의 굳은 약속을 기억해내고 신충에게 벼슬을 주었다고 합니다.
잣나무는 그제야 되살아났다고 하네요
여기까지가 효성왕과 신충의 이야기입니다.

신라의 34대왕인 효성이 바둑을 그렇게 즐겼는데 과연 신충을 잊어버렸을까요?
제 생각은 아닌것 같습니다.
효성왕은 성덕왕이 죽은뒤에 왕위에 올랐는데 당시 지배세력 내부의 갈등이 확대되면서 정치가 굉장히 어지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효성왕 즉위이후 지진발생, 유성이 나타나며 여우가 울고 강물이 핏빛으로 변했다는 글이 있다는것은 당시 왕권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연유로 신충에게 마음대로 벼슬을 내리기 쉽지 않았겠지요?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삼국시대에 사람들이 굉장히 바둑을 즐겼으며 왕과 귀족들이 즐기던 하나의 놀이문화임을 엿볼수 있습니다. ^^ 다음에 또 하나의 바둑이야기를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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