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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그래프는 아마 '하이먼-민스키 모델' 그래프일 것이다. 투자를 했든, 안했든 모든 사람이 가상화폐의 미래가 이 곡선을 타고 간다고 믿는다. 사실 유사 이래 모든 신기술이 이 곡선을 타고 움직였으니, 언젠가 가상화폐도 폭락하고, 절망의 단계를 지나 안정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문제는 그래서 지금 우리가 어디쯤이냐 것이다.
단서는 '현명한 투자자→기관투자자→대중 투자자'로 이어지는 투자 흐름이다. 사람인 조사(직장인 941명)에 따르면 직장인 31.3%가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이 조사를 근거로 이제 '대중 투자자'의 단계에 왔으니 끝물이라는 이야기도 돈다. 그러면 벌써 대중 투자자의 단계, 끝물에 접어든걸까.
지금 이 시장에 등장하지 않은 인물이 아직 셋 있다. 정부, 기관, 베이비부머 세대다.
유사 이래 온갖 버블의 역사를 돌아보면 정부가 조장하지 않은 경우는 없다. 아예 정부가 일으키거나(미시시피 계획) 조장한 경우(닷컴버블)가 대부분. 지금 한국 정부는 핏대 세우면서 '근절'한다고 난리지만 가상화폐는 이제 현실이다. 스마트한 정부 순으로 가상화폐를 제도권에 안정적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할 것이다.
아마 여러 정부가 제재보다 활용으로 돌아섰을 때 쯤, 이미 뒤쳐진 정부들은 '가상화폐 인재 10만명 양성', 'OO형 가상화폐' 같은 걸 내놓고 어쩌면 가상화폐 펀드를 만들지도 모른다.
다음은 기관투자자. 아직까지 일부 선물을 제외하곤 기관투자자 중에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발을 담근 경우가 없다. 월가의 대형은행들도 아직 취급하지 않고 있지만, 보도를 보면 내부에서 익스포저를 확대하려는 목소리가 크다. 어느 정부든 전향적으로 나오면 이를 신호로 기관 투자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몇몇 연기금이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도 나온다.
특히 FANG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크 주커버그는 코인베이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때의 창업 동료와 가상화폐 연구에 들어갔다. 이미 제국이라고 평가 받는 페이스북이 독자적인 가상화폐 발행까지 시도하면 파급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아마존, 애플까지 가상화폐를 도입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 다음이 베이비부머 세대. 앞서 나온 사람인 조사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는 직장인들의 평균 투자금액은 '566만원'이었다. 겨우 566만원. 물론 위험성 때문에 자산의 일부만 넣었겠지만 애들 푼돈이다. 아직까지 20, 30대 중심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어제 한 페친께서 지적한 것처럼 우리 사회의 부 대부분을 쥔 베이비부머들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정부가 인정하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관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안전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이 분들이 들어올 차례. 주식 몇주 단위가 아니라 아파트 몇 '채' 단위로 투자하는 기성 세대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실체도 없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전재산을 밀어 넣고, 카드 빚에 취했고 현기증날 만큼 치솟은 부동산 버블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은, 투기와 버블이라면 이골이 난데다 막대한 부를 쥔 세대가 남아있다.
내일 모든게 무너질 수 있지만 종반보단 초입이라 믿을 근거가 많다고 생각한다.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아직은 초반이라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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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당연히 이 곡선을 따라 움직이겠지만 곡선의 기울기 정도 등등 사실 모든 것은 늘 색다른 곡선을 만들죠^.^;; 미래가 궁금하기는 하네요. 하지만 초입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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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의 높낮이보다는 주요 행위자들, 이벤트의 순서가 의미가 커보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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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먼민스키 모델은 와전된 거라는 의견도 있더라고요. 실제 저 곡선을 만든 사람은 다른 사람이라고 ㅎㅎ @홍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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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기론 버블 전개에 대한 정리는 하이먼 민스키 교수가 만들어냈고, 이 그래프를 그린건 호프스트라 대학 장 폴 로드리그 교수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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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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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서서 가상화폐를 뿌릴때가 꼭지일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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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부 가운데 어디가 먼저 나서느냐의 문제 같습니다. 순서만 다를 뿐 둘 다 진입하는건 확실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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