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눈이 옵니다
아이들을 기르면서 놀란 적이 있는데.... 그건 당연히 알리라 학교에서 배우리라 여겼던 동요 즉 제가 학교에서 배웠던 노래들을 당연히 아이들이 배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까맣게 모르더란 거죠. 문교부 교육부 교육 과정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교과서는 바뀌었다는 걸 감안하면서도 음악 교과서는 웬지 안그럴 거 같더라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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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두철미 차가운 도시 남자 세련의 극치를 달리는 차도남이지만 애들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을 배웠고 나름 그를 통해 정서를 형성했으니 우리 애들도 그 정도는 배웠고 함께 부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아울러 제가 어렸을 때 부른 '동요'들은 거의 모르더군요. 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눈사람도 모르고 고드름 고드름 수정고드름도 모르고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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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교육이구나 싶기도 했고 그게 정서의 변화다 싶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차도남이지만 저는 고향의 봄을 정서적으로나마 이해했는데 제 아이들한테는 거의 외국이 된 거죠. 복숭아꽃 살구꽃을 평생 본 적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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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눈 보고 저는 이 노래를 떠올립니다.역시 애들은 모르겠져
펄펄 눈이 옵니다 바람 타고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송이송이 하얀 솜을
자꾸자꾸 뿌려 줍니다 자꾸자꾸 뿌려 줍니다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하얀 가루 떡가루를
자꾸자꾸 뿌려 줍니다 자꾸자꾸 뿌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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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이걸 배우긴 했지만 그냥 불렀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정수리에 뭘 맞는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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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지만.... 걍 부른 노래지만 아 이 노래 속에는 정말로 사무치는 바램이 들어 있다 싶은 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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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추운 겨울밤..... 눈이 펄펄 내리는 밤 가장 절실한 게 뭐였을까 싶은 겁니다ㅡ 두툼한 솜 이불과 배불리 먹을 떡....이었겠죠. 펄펄 날리는 눈이 솜이었으면 떡가루였으면 하는 마음이 이 노래 가사를 만들었고 아이들은 눈 와서 신이 나기도 했겠지만 (아무리 가난해도 애들은 애들이니까) 그 신명 와중에 이 노래를 불렀다 싶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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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배고파도 이 노래를 불렀겠죠. 또 그러라고 이런 노래를 만들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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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제 아들 딸은 이 노레를 모를 겁니다. 당연하죠. 알아야 할 이유는 없고 배우지도 않았겠죠. 하지만 오늘도 그 노래를 부르며 시름을 잊어야 할 사람들은 남아 있으리라 생각도 듭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 보며 흥얼거립니다.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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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이 눈이 솜이 되고 떡가루가 되기를 . 바랍니다
네....봉평에도 펄펄~
오시기 시작해습니다. ^^
자기인식이 확실하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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