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호 있으신가요? 당호(堂號)는 집의 이름입니다. 또 그 집에 사는 사람을 부르는 이름도 되었습니다. 가령 신사임당이 사는 집 당호가 사임당입니다. 아! 오죽헌도 있네요. 정약용의 당호는 여유당입니다. 압구정(鴨鷗亭)은 한명회의 당호고요.
사람이나 가축은 이름이 있고 꽃도 나무도 이름이 있죠?
사물은 이름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데 집이야 어디 단순 소모품인 그런 사물이 아니잖습니까?
나 자신과 가족의 삶이 진하게 스며있는 곳이 집이니까요.
그러니 우리도 집에 이름 하나 그럴 듯 하게 지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이 생기면 방향성과 정체성이 생겨나는 것이니까요.
그러면 어떻게 지을까요? 당호에 대한 자료를 모아둔 당호록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그걸 보면 당호의 끝자는 보통 이런 자들이 들어갑니다.
菴 / 齋 / 堂 / 軒 / 亭 / 村 / 窩 / 樓 / 所 / 窓 / 室 / 門 / 皐 / 石 / 麓 / 巒 / 壑 / 陵 / 仙 / 園 / 圃 / 隱 / 溪 / 洲 / 塘 / 泉 / 川 / 江 / 湖 / 潭 / 淵 / 海 / 渚 / 汀 / 浦 / 灘 / 溟 / 澗 / 浪 / 波 / 山 / 峰 / 岳 / 阿 / 坡 / 岡 / 崖 / 谷 / 岩 / 子 / 人 / 士 / 叟 / 翁 / 田 / 漢 / 源 / 坪 / 愚 / 松 / 竹 / 梧 / 西 / 南 / 北 / 郭 / 雨 / 雲 / 雪 / 霞 / 月 / 下 / 玉 / 査 / 休 / 靜 / 口 / 蘿 / 華 / (其他)
참 다양하죠? 많이 쓰이는 순서대로입니다.
그러면 앞에는 어떤 자를 배치할까요?
그 집에 사는 사람의 마음이 무엇을 지향하는가-그게 담겨 있어야 합니다.
우리 집은 영종도에 있고 원래 당호는 夢家였습니다. 꿈의 집-이죠. 드림 하우스.
그런데 한 6년 살고 나니 우리의 바램이 조금 더 진화했습니다.
몽롱한 꿈이 아닌 선명함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가족끼리 의논하여 새로 나온 이름이 해말家입니다.
해맑은 집이라는 뜻입니다. 좋죠? 그런데 항상 이름은 이중적인 울림이 있으면 좋다고 했죠?
해말가는 언어문자를 풀어주는 집이라는 뜻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解말家
타타오는 해말가에 삽니다.
우리 둘째 딸 마니가 결혼할 남자가 생겼습니다. 우리 해말가 2층이 비었으니 같이 거기에서 살기로 했죠.^^
그래서 딸의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이 아빠가 축시를 지었습니다.
아! 왼편의 집은 해와 말馬과 집을 결합시킨 문자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