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기는 대표이사, 조직의 약일까 독일까?

in kr •  7 years ago  (edited)

여기 중소기업 대표이사 A씨가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몇년간 해당 기업을 잘 키워왔으며,
그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하다.

직원 몇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이제 제법 규모도 커졌다.
규모가 커진만큼 중간관리자를 두고 있지만,
대표가 보기에는 업무 진행속도가 영 마음에 차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말단 직원들과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무 직원들과 자주 미팅을 갖고, 때때로 떠오르는 업무 아이디어를 지시하기도 한다.
내가 키워온 회사인 만큼 작은 것 하나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어찌보면 그로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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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토이박스입니다.
위에 써놓은 글, 어떠신가요?

얼핏 보면 자수성가한 기업인의 이상적인 순간 같지만,
사실 대표이사 A씨는 자신이 힘들게 일궈온 회사라는 조직을 스스로 붕괴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대표이사가 꼼꼼하게 챙기면 좋은거 아냐?'

라고 생각하신다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회사를 비롯한 많은 조직들이 만들어진 이유는 여러가지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효율적인 관리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인력과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를 단위별로 쪼개서 단순화 시켜 중간 관리를 하고
그 중간관리자를 다시 단위별로 모아 관리함으로써
조직 전체를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체계를 뛰어넘어 개별 관리를 하게 되면 크게 2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는 최상위 관리자의 업무, 시간 관리의 문제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하루 24시간이 주어지고,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이 물리적 한계를 넘지는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상위 관리자는 보다 중요도가 높고, 책임감이 큰 업무들을 진행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업무들을 처리하다보면 정작 중요한 업무들을 할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이는 조직 전체로 봤을 때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두번째는 중간 관리자의 무력화 문제입니다.
중간 관리자를 건너뛴 업무들이 많아질수록 중간 관리자의 권한도 축소될 수 밖에 없습니다.
권한이 축소되면 책임도 회피하려고 하게 됩니다. 작고 사소한 문제들조차 직접 결정하기 보다
최고 관리자에게 전가하기 쉽죠.

문제는 이러한 부정적인 조직 환경이 악순환된다는 겁니다.
최고 관리자의 디테일한 개입이 계속되면, 중간 관리자와 실무자들은 모두 대표이사의 결정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그러면 점차 최고 관리자의 영향력만 강해지고
모든 직원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기를 그만두게 됩니다.
결국 아무리 많은 중간관리자를 두더라도 조직의 효율은 높아지지 않고
대표이사는 조직의 효율을 높인다는 명분 하에 다시 디테일한 업무에 개입합니다.
무한 반복이죠.

크던 작던 조직을 관리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오늘은 조직이 하는 일이나 업무가 아니라
조직 자체가 어떤 흐름으로 업무를 처리하는지 찬찬히 지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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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제가 일하는 회사의 모습을 보고 쓰신 듯한 느낌이 드네요.. -_-;
조금 다른 점은 임원진들이 하나 같이 디테일하게 끼어든다는 점이지요...

말만 팀장이예요 아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