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로봇청소기 "압도하진 않지만 나쁘지 않은...이게 가성비인가"

in sct •  5 years ago 

로봇 청소기는 인간을 '청소'라는 노동에서 해방시켜줬는가. 세탁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필자는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싶다. 물론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닦는 건 상당히 수고로운 일이다. 로봇 청소기가 이 수고로움을 완벽히 해소해주는 건 아니다. 세탁기와 건조기 조합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처음 로봇 청소기를 만난 건 국내 L사 제품이었다. 처음엔 신기했다. 먼지와 머리카락을 빨아다니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돌돌이라는 이명도 붙였다. 하지만 로봇 청소기를 돌리기 위해 사전 작업이 필요했다. 의자 같은 공간은 들어가기 힘드니 미리 책상 위로 올려야한다. 이건 센서 문제가 아니라 크기 문제였다.

구석 공간을 다시 한번 청소해야하니 그냥 기존 청소기나 작은 빗자루로 쓸어버리는 경우가 늘었다. 돌돌이는 충전 도크에서 나오는 일이 점차 줄어들었고, 지금은 오히려 돌돌이에 쌓인 먼지를 청소해주고 있다.

그러던 중 물걸레 로봇 청소기를 접하게 됐다. 앞서 테크플러스에서 리뷰한 에브리봇 엣지였다. 물걸레 청소까지 로봇에게 맡기다니, 격세지감이다.

테크플러스에서 물걸레 로봇 청소기를 직접 구매해 시리즈로 리뷰하기로 기획했다. 그 두번째는 샤오미다. 샤오미 물걸레 로봇 청소기는 앞서 리뷰한 제품과 비교하면 위치가 좀 애매하다. 샤오미는 '물걸레' 로봇 청소기라기 보다는 그냥 로봇 청소기다. '물걸레 청소가 가능한' 로봇 청소기가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뒤에 이을 리뷰 제품인 아이로봇 브라바 물걸레 로봇 청소기도 물걸레 청소 '전용' 로봇 청소기다.

그럼에도 샤오미 제품 하나를 선택했다. '요즘 샤오미 생활 가전이 핫하다→샤오미는 물걸레 전용 로봇 청소기가 없다→그냥 둘다 되는 걸로 하자'라는 의식의 흐름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샤오미 로봇 청소기의 '물걸레 청소' 기능에 보다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박스 외관이다. emoeix란 무엇인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진을 돌려봤다. xiaowa가 제대로다. 샤오와라고 한다. 샤오미가 아니다. 이건 좀 복잡한 구조인데, 샤오미는 생태계 기업이라는 게 있다. 샤오미가 투자했지만 자회사 개념은 아니다. 제품 문화, 정체성, 설계와 판매 등에 참여하거나 총괄하는 협력사를 의미한다. 샤오와는 로보락이라는 회사가 내놓았다. 샤오미 생태계 기업 가운데 가성비가 높기로 유명하다. 샤오미도 가성비 '갑'인데 거기서 가성비가 높다고 유명하니, 개봉 전 기대감이 살짝 높아졌다.

박스를 개봉하면 위와 같은 것이 나온다. 왼쪽 위 로봇 청소기부터(시계방향으로), 방수판, 충전 데크, 전원 케이블, 여분의 청소통 필터, 내부 청소용 브러시, 마지막으로 여분의 물걸레다. 깔끔한 디자인에 부가 제품도 많지 않다. 단순한게 좋았다.

첫 개봉 후 로봇 청소기 배터리가 충분하지 않다. 앱을 통해 확인했을 때 10% 수준이었다. 이 상태에서는 청소가 되지 않는다. 우선 충전부터 해줘야한다. 충전 도크에 방수판을 달아주는 것이 좋다. 사용 설명서를 보면, 목재 바닥일 경우 방수판 장착을 권장한다. 로봇 청소기에서 물이 흐를 염려는 없어보이지만, 습기 자체가 안좋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목재 바닥이 아니더라도 방수판을 달아주는 것이 좋을 듯하다.

충전하면서 디자인을 살펴보자. 우선 하얀 색으로 회색 테두리 부분을 강조했다. 튀는 부분 없이 깔끔한 느낌을 준다.

버튼은 3개 밖에 없다. 직관적이다. 가운데는 전원버튼이다. 왼쪽은 충전버튼, 오른쪽은 부분 청소 버튼이다. 전원을 켜면 아이콘에 하얀색 LED 빛이 들어온다.

상판을 열면 청소통이 있다. 하단에서 먼지 등 쓰레기를 빨아들여 통에 넣는다. 이건 일반적인 로봇 청소기와 같다.

물걸레 부분은 이렇게 생겼다. 물걸레를 수통에 탈부착하는 방식이다.

수통 부분에 뚜껑이 있다. 여기에 물을 채워 넣으면 부착한 물걸레 쪽으로 물을 흘려 보낸다. 물을 흘려 보내는 구멍은 가운데 두개가 있다. 청소를 하지 않을 때는 물이 내려오지 않고 청소할 때만 물을 흘려 보내 걸레를 적신다고 한다.

둥근 모서리 부분에 찍찍이(벨크로)를 통해 부착한다. 직선 부분에 슬라이딩 방식으로 물걸레를 끼운다. 물걸레를 끼우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 한번 보면 바로 끼우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청소통은 투명해서 내부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필터가 장착된 부분에 쓰레기를 담을 수 있도록 공간이 넓다. 뚜껑 부분의 사다리꼴 구멍을 통해 이물질이 흡입돼 들어온다.

로봇 청소기 하단 부분이다. 한쪽에만 이물질을 쓸어담는 회전 브러시가 있다. 대부분 청소기가 양쪽에 있는 것과 비교된다. 가운데 주황색 부분이 이물질을 끌어당기는 부분이다. 이쪽으로 빨려들어가 오른쪽 사진의 사다리꼴 구멍을 통해 청소통 안으로 들어간다.

수통에 물을 담고 물걸레를 장착하면 다음과 같이 로봇 청소기 본체에 장착하면 된다. 청소 준비는 끝났다.

로보락이 샤오미 협력사니 어떻니 하더라도 결국 생태계 안에 있는 건 확실하다. 그래서 생태계 기업이라고 부른다. 샤오와 로봇 청소기로도 샤오미 '미 홈(Mi Home)'을 쓸 수 있다. 사실 미 홈은 샤오미 생활 가전 제품의 꽃이기도 하다. 원격 제어부터 관리까지 스마트폰에서 한번에 할 수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쓰고 있던 샤오미 제품이 없다. 그래서 미 홈 앱을 새로 깔았다. 생각보다 허용해야하는 권한이 많아서 조금 귀찮았다.

우선 Mi Home 계정을 등록해야한다. 이메일 ID를 입력하면 해당 이메일로 승인 메일이 간다. 이 링크를 누르면 가입이 완료된다.

그 뒤 와이파이를 스마트폰 인근에 있는 로봇 청소기 제품을 찾아 자동으로 추가하면된다. 문제는 여기까지 설정하는데 상당히 많은 정보를 요구한다. 우선 우리 집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하고, GPS도 개방해야하고, 마지막으로 제품을 못찾아서 블루투스까지 연결했다.

와이파이야 외부에서 제품을 제어하느라고 필요한 건 알겠지만, GPS와 블루투스까지 연동해야 하나 싶었다. 너무 많은 연결 설정과 개인정보 '상납'으로 부담감이 컸다. 리뷰가 끝나면 다 지워버릴까 싶다. 이러한 부담감은 개인 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사진을 보면 '자동충전' '청소' '표준'이라는 것이 나온다. 지금은 충전 중이라 자동충전 버튼이 눌러지지 않는다. 충전이 어느정도 되면 청소 버튼을 누르면 가동된다.

소음에 대한 불만은 개인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 경우 조금 거슬리는 수준이었다. 기존에 사용했던 L사 로봇 청소기와 비교했을 때 그렇다. 시끄러워서 참을 수 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크게 들렸다. L사 제품도 소음이 있었지만, 기계 자체 소음보다는 브러시가 바닥을 쓸고 다니는 소리가 강했다.

반면 샤오와는 기계 자체의 소음이 컸다.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라고 할까. 소음에 민감한 사람은 구매 시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공간 활용 능력은 좋은 점수을 주고 싶다. 샤오와는 청소 모드에 따라 가동하는 센서 수가 다르다. 자동 청소 주행의 경우, 13개 감지 센서가 작동한다. 충돌 방지를 위해서 7개 센서가 1초당 50회 장애물을 감지해 자동으로 감속한다. 속도를 줄이는데 필요한 센서인 듯하다. 주변을 감지해 높이를 식별하는 센서는 4개라고 한다. 낙하지점을 감지하는데 쓰인다.

전반적으로 로봇 청소기가 '알아서' 장애물을 잘 피해다닌다. 바닥에 케이블 등이 없을 경우 신경쓰지 않아도 이곳 저곳 다니며 청소한다. 장애물을 직면했을 때, 감속하다가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회색 테두리가 범퍼 역할을 하면서 충격을 흡수한다. 제품에도 장애물(가구)에도 큰 피해는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정도로 잘 닦일까. 이물질을 빨아들이는 흡입력도 어느정도 갖췄지만, 물걸레질도 '어느정도'만 만족하는 듯하다. 앞서 에브리봇 경우 물걸레가 지속적으로 회전하며 닦았던 곳을 또 닦지만, 샤오와는 전체 면적을 지나치면서 닦는다.

물로 바닥에 미세하게 쌓인 먼지는 잘 닦아낸다. 그러나 걸레질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걸레질을 할 때 약간이라도 때가 있는 곳은 '빡빡' 닦아줘야하는데, 이걸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또 걸레질은 무게가 중요하다. 힘을 들이지 않는다면 무게라도 나가야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제품 무게는 약 3kg인데, 한 곳을 여러번 돌아가며 닦는 에브리봇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다.

배터리 충전량이 30% 밑으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도크를 찾아 충전을 시작한다. 청소를 하다가 멈추고 싶으면 충전 버튼을 눌러 바로 충전할 수 있다. 완충시 1시간 30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체감 상 10%대에서 완충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리는 듯했다.

나쁘지 않다. 비슷한 가격대에 물걸레 전용 로봇 청소기가 일반 청소 기능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뛰어난 게 맞다. 하지만 일반 청소(흡입) 기능과 물걸레 청소 기능이 압도할 수준은 아닌 거 같다. 만약 일반 청소와 물걸레 청소를 동시에 수행하고 20만원대 로봇 청소기를 찾는다면 추천할만하다.

무엇보다 Mi Home 앱이 대단하긴 하다. 청소를 안한 공간을 찾아 지속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이를 지도 방식으로 보면 꽤 열심히 청소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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