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국병원 #응급의료센터 #레이아웃
한 달에 걸쳐 응급센터의 평면 레이아웃이 확정이 되었다. 이번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눈에 11명의 환자들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한 방사형 스테이션이 가운데 배치된 것이다. 이 한장의 평면도가 이 곳의 모든 기능과 환경을 다 설명했다고 할 수 있겠다. 스테이션 뒷 편으로 준비실 린넨실 오물처리실등 의료진과 스텝의 기능적인 서브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 모두를 갖췄고, 무엇보다 응급으로 실려오는 환자들을 바로 대면할 수 있도록 응급실 안에서 의료진이 환자분류실(triage)로 이동할 수 있는 최단 동선을 갖추었다. 응급 환자가 신속하게 분류됨과 동시에 가장 빠르게 처치될 수 있도록 중증 환자 조닝을출입구의 가장 가까운 장소에 배치한 것을 비롯하여 응급실의 모든 환자들의 상태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도록 파놉티콘의 평면배치를 설계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제레미 밴담의 파놉티콘 청사진
'파놉티콘'은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벤담이 제안한 원형감옥으로 '모든 것을 다 본다(Pan: all+Opticon: seeing/vison)'는 뜻이다. 파놉티콘은 시선의 방향을 비대칭성을 핵심구조로 하는데, 간수는 모든 죄수를 볼 수 있으나 죄수들은 간수를 볼 수 없게 설계되어 있기도 하여 인간적이지 못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죄수들이 자신이 늘 감시당한다는 철저한 감시와 통제가 이뤄지는 감옥에 이런 배치로 감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파놉티콘’ 의 의미는 매우 공급자적인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 한 눈을 뗄 수 없는 환자들을 의료진 모두가 눈을 밝히고 관찰해야하는 응급실의 24시간은 늘 시선을 환자들에게 고정해야만 한다. 파놉티콘의 평면배치를 닮은 방사형 스테이션이 응급실의 진료프로세스를 펼쳐 가는 것에 도움을 주어 최적의 환자중심 환경으로 접근할 수 있으니 디자인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