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보던 드라마, ‘라이프’가 종영했다.
이동욱, 조승우, 유명재의 열연, 문성근, 문소리, 천호진 등 연기 프로들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원진아, 최유화 등의 신선한 얼굴도 나름 좋았다.
그런데, 포탈에 오르는 관련 기사들이 눈에 거슬린다.
시청자로서 결말이 좀 드라마틱하지 않았던 것은 아쉽다. 무엇인가 결론이 나지 않은 지점은 애매하기까지 하다.
주요 인물의 ‘이후’를 조명한 부분은 낭비가 아닌가 싶기도, 쫓기듯 종영이 된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것을 차치하더라도 재미있게 봤다.
8주간 흥미롭게 월요일을 기다리곤 했다.
그런데, 몇몇 기사들은 이수연 작가의 한계를 지적한다. 마지막 20분간 한가한 신들에 대한 쓴소리들도 보인다.
왜? 난 재밌었는데, 한가로운 엔딩이 잔잔하고 좋았는데.
수만, 수십만, 수백만의 시청자들의 의견이 같을 수는 없겠지, 그리고 느낌도 다르겠지. 글을 쓰는 기자들, 블로거들, 드라마피버들도 물론 시청자로서 그런 마음이 있겠지.
혹시 기대했던 그리고 몇몇은 기사로써 강력히 요청했던 ‘러브 라인’이 결국 나오지 않고 막을 내려서 싫다? 막판에 예 선생과 최 기자의 썸이 라인으로 갈 듯 하다 ‘환시 선우’의 등장으로 판을 깬 것이 아쉬워서?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
아니면........
드라마에서 늘 보여주던 ‘희망’, ‘판타지’로 마무리되지 못해 너무 아쉽고 그래서 화를 참을 수 없어서, 그래서 신인작가에게 ‘한 수’ 가르쳐 주고 싶어서 그러나?
갑자기, 뜬금없이, 난데없이 그런 생각이 든다.
음모론......
목표한 시청률이 나오지 않았나? 기대만큼 광고가 들어오지 않아서, 판권이 목표만큼 안 되서 제작비를 뽑지 못했나? 메인스폰서, 주 광고주의 불만, Complain 이 심했나?
그래서 ‘망했다’라는 프레임에 ‘신인작가의 한계’라는 프레임을 걸고 싶었던 걸까? 호화로운 출연진에 딱지를 걸 수 없으니 만만한 작가를 걸고 넘어가나?
뭐 남들이 뭐라 하든 재미있게 봤으면 됐다 싶다.
예진우, 선우 형제, 이노을 쌤, 선우 쌤, 김태상 부원장 그리고 구승효 사장의 ‘한가로운’ 마지막 씬들은 개인적으로 넘 좋았다.
뭐랄까, ‘휴식’, ‘쉼’을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접고 다른 세계, 늘 존재하지만 가져보지도, 누리지도 못한 시간을 즐기는 그 모습이 좋았다. 마치 우리네 찌들은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것 같아서.
특히, 선우 쌤의 마지막 대사 “하고 싶은 게 없네.......”는 뭔지 모를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좋았다.......
그리고 신임 사장의 출근 장면을 구승효 사장의 등장 때와 같게 연출된 것은 묘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게 했다.
‘시리즈로 이어지나?’, ‘그럼 다음 스토리는 어떻게 진행할라나?’ 뭐 그런 기대감.
병원 내 정치 이야기를 빠른 템포로 그려냈으니 이젠 ‘환자’들의 일상으로 앵글을 돌리려나? 아님 정말 뜬금없이 재벌 내 정치 스토리? 일보다 ‘라인’에 목숨거는 부장들 그리고 치여 사는 아랫것들?
하여간 기분 좋은 ‘다음’을 그릴 수 있어 좋았다.
하나 더, 뻔한 ‘판타지’가 아니어서 좋았다.
예 선생이 주경문 부원장과 오세화 원장과 함께 조남형 회장에 무서운 ‘칼’을 들이밀고 ‘처단’해 주었으면 오히려 ‘이런 된장, 저게 가능해’라고 욕할 수도 있었다. 쓸데 없는 쾌감을 주는 그런 스토리는 진부하니까. 다른 드라마, 영화를 보며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
‘친애하는 판사님께’ 한수호 판사가 송소은 시보와 이호성 전무를 잔인하게 처단할테니
수요일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으로 대체, ㅎㅎ
‘비밀의숲’ 그리고 ‘라이프’ 이수연 작가의 다음 스토리를 설레며 기다려본다.
조승우와 이동욱의 작품들도 기대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