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책리뷰] 더스타트업카르텔 - 김영록, 김민지 지음

in dclick •  6 years ago 


ISBN : 9791185446387(1185446389) -> 북스팀에 실어보려 ISBN 넣습니다

'카르텔'의 사전적 의미는 '기업연합'으로 그리 긍정적인 느낌의 단어는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걸 알고도 책의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변화하는 스타트업의 환경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어휘가 '카르텔'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그 자체 뿐 아니라, 스타트업을 둘러싼 여러 주체들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 책은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8개의 주체를 나열한다.

  1. 스타트업 기업
  2. 코워킹 플레이스
  3.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4.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5. 스타트업 미디어
  6. 벤처캐피탈
  7. 스타트업 지원기관
  8. 기업가정신

이 중에서 이 책은 2)~5), 8)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엑셀러레이터, 코워킹플레이스, 스타트업 미디어, 기업가정신 등 총 5개 주체를 다루고 있다.(기업가정신이 주체인진 잘 모르겠으나..)

솔직히 이 책은 정독이나 숙독할 생각으로 집어든 책은 아니었다. 속독하며 필요한 정보만 얻으려 했는데, 예상보다 정독하며 읽었다. 전반적으로 짜임새 있고 알찬 콘텐츠 때문이었다. 특히 2012년부터 2017년 정도까지 5년간 스타트업 분야에서 어떤 플레이어들이 등장해 어떻게 활동했는지가 잘 담겨있다. 딱 그 시기에 스타트업 분야 취재에서 떠나있던 내게는 마치 빈 공간을 메운 것 같은 콘텐츠였다. 2017년 6월에 출간됐지만, 지금 읽기에도 그리 낡은 콘텐츠는 아니다. 다만 상당한 플레이어면서도 개인적으로 특히 궁금한 벤처캐피탈에 대한 내용이 거의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VC는 따로 책 한권을 써도 될만한 분량이라서 패스한 걸로 보인다.

개인적인 서평이라 내가 새로 알았고, 흥미로운 점들을 위주로 써본다. 일단 3대 엑셀러레이터로 소개한 프라이머, 매쉬업엔젤스, 스파크랩 모두 들어는 봤는데, 매쉬업엔젤스가 프라이머 공동창업자인 이택경 대표가 설립한 것인지는 몰랐다. 이택경 대표가 프라이머와 차별화해 밀착 관리를 컨셉으로 한 것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스파크랩은 셋 중에서 제일 못 들어본 엑셀러레이터였는데, 그간 투자한 기업이 파이브락스, 미미박스, 노리, 망고플레이트 등 다 들어본 기업들이어서 다시 봤다.

한 발짝 더 나아간 엑셀러레이터로 '컴퍼니빌더'가 소개되어 있는데, 퓨처플레이가 VC가 아닌 컴퍼니빌더로 분류되는지도 처음 알았다. 테크에 집중하는 VC로 퓨처플레이, 블루포인트를 눈여겨 봤는데, 퓨처플레이는 좀 더 같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컴퍼니빌더'로 분류됐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엑셀러레이터도 상당한 규모이고, 투자실적도 꽤 된단 것을 알았다. 특히 유통은 롯데엑셀러레이터, 금융은 한화 등은 유용한 정보.

'팁스타운'도 꽤 들어봤는데, '팁스'가 어디서 유래됐는지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수년 전 정부가 벤처기업(스타트업)에 매칭펀드식으로 투자한단 뉴스들이 꽤 나왔는데, 그게 팁스 프로그램을 통해 구체화됐다. 그 팁스가 아예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 '팁스타운'이었다.

이 책에서 특히 재밌는 부분은 '코워킹 플레이스'다. 저자가 '르호봇 G캠퍼스'라는 코워킹플레이스를 기획한 적이 있어선지, 이에 대한 내용이 풍부하고 깊이 있다. 다만 코워킹 플레이스의 운영 매니저 말고, 입주사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봤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도 있다. 실제 위워크 전용 앱에서 활발한 네트워크가 이뤄지는지도 궁금.

저자는 '코워킹 플레이스의 수익모델을 파헤치다'는 장을 따로 썼는데, 거기엔 이런 내용이 담겼다. 위워크 정도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지 않는 한 멤버십 모델만으론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따라서 르호봇 G캠퍼스는 대학, 공공기관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했다. 또한 위워크나 패스트캠퍼스 등에서도 실제 '코워킹 플레이스'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제시했다. 소규모 기업들이 여럿 입주한 비즈니스 센터의 비중이 높고, 실제로 수익도 그쪽에서 거의 나온다. 비즈니스 센터는 '사무실 재임대업'이란 오래된 비즈니스 모델인데, 위워크는 거기에 커뮤니티시설과 자유석이 있는 코워킹플레이스를 껴넣어서 '공유경제', '커뮤니티' 기업으로 브랜딩했다는 것.

이런 얘기를 듣다보니, 국내에 작은 기업들이 수십개 입주한 그 많은 빌딩들이 생각났다. 그 건물마다 커뮤니티 시설과 코워킹 공간을 갖추면 건물 전체의 가치가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란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물론 그걸 조직화하고, 브랜딩하고, 건물 내 기업들간에 혹은 건물들 간에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 바로 그게 사업이겠지.

다음 창업자 이재웅 대표가 소셜벤처에 투자하는 소풍, 미디어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메디아티 등을 만든 것은 알고 있었는데, 코워킹 플레이스인 '카우앤독'을 만들었는지도 처음 알았다. 책에서 여러번 극찬한 마루 180, 구글 G캠퍼스에도 방문해봐야겠단 느낌이 들었다. 구글G캠퍼스에서 영유아 부모를 위한 창업 프로그램인 '엄마를 위한 창업 캠퍼스'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단 것도 처음 알았고, 내년에 참가해보고 싶단 생각도 하게 됨.

내가 발품, 손품 팔아도 다 알기 어려운 정보들을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 준 고마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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