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값은 없어도
나이 탓이랄까
문득문득 생각나지 않는 말
아예 까먹은 말도 많지만
하는 말마다 새어 나간다
창문 잠금장치, 현관문 잠금장치, 방문 잠금장치, 샷시 잠금장치, 현관 잠금장치, 슬라이딩도어 잠금장치, 화장실 잠금장치, 방충망잠금장치, 미닫이 잠금장치, 캐비넷 잠금장치...
다 모아 놓고 콩볶아 먹었다
다 꽝이었다
헛배만 더 불어 방귀까지 붕붕 뀌며
헛말이 자꾸 새어나간다
말을 잠그는 일은 다 허사였다
다행히 말속에 뼈가 없어서
가시 돋힌 말들이 아니어서
주워 담아도 별 쓸 말이 아니어서
낮은 곳으로 흘려보내기로 했다
오늘도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튀어나오는 말들을 쓸어 모아
여기 스팀짱에 가둬 놓는다
다른 데에선 다 쓰레기인데
튀는 말, 구르는 말, 밟히는 말
멱살 잡고 끌어다 적어 놓을 때마다
스팀과 스팀달러 얻으니
어이 기쁘지 아니한가
자네들도 이같이 해봄직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