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슬람교인의 이야기

in kr-diary •  10 days ago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일까?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많이 두려워한다. 유학의 핵심 원리는 사후세계에 기반되지 않고, 척박한 지금 이 현실을 어떻게 사는 것에 대해서 초점이 되어 있다. 공자-맹자-주자 이후에 우주의 원리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긴 하지만 (아마 도교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유교는 삶에 대해 집중하며, 죽은자를 기리는 것에 대한 "제사의식"의 법만 이야기하며 죽은 뒤의 이야기나 죽음에 대해선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유교는 정치이념으로 자리잡고 도교와 불교가 지역 민간신앙과 짬뽕되어 유불선이 혼재되어 있는 그런 종교적 마인드가 사람들의 뿌리에 박혀있다. 조선 후기 이후 기독교가 들어왔어도, 우리는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고 현실에 대해서 더 집착한다.

유교만 이럴까? 생각해보면 기독교도 전반적으로 이런 이야기다. 사실 성경도 잘 살펴보면 죽음에 대한 묘사와 사후세계에 대한 묘사가 없다. 인터넷이나 유투브에 나오는 성경에서 말하는 사후관은 실상 외경(대표적으로 에녹서가 있다)이나 단테의 신곡(이것도 사실 외경을 기반으로 바탕으로 한 것이고 실제 정경, 즉 성경과는 관련이 없다)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중세시대 페스트가 지나가고 유럽 사람들은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시작했으며, 어떻게 보면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과학이 발전하고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사람들은 "삶"이란 것에 더욱 초점을 두게 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어떤 경제 체제가 필요한가에 고민속에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개념이 시작됬다.

미국의 핵심 개념인 자본주의와 개인주의, 이런 것들의 기반을 살펴보면 결국 죽음의 두려움과 현실 행복의 극대화란 관점에서 그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

한 이슬람 교도와 한 무종교인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슬람교인이 말한다.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 하는 것은 그만큼 신앙심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슬람교인들은 대게 죽음에 대해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테러 행위 등의 극단적 이야기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다) 신앙심이 없기 때문에 두려워한다라... 이 발언에서 나의 뒤통수가 아려왔다.

물론 무교에서도 죽음을 편히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엄밀한 의미에서) 불교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무신교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몇년간 여러 종교학 책들을 보면서, 각 종교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을 통해 (대게 학문이란게 그렇다) 종교가 주는 의미와 나의 선대 사람들의 생각들을 이해하려고 많은 시도를 했다. 그게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아서일까?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신앙심은 없어지고 혼란만 올 뿐이다.

물론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결국 언젠간 죽을 것이란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또 죽음이 있으면 삶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공룡의 시대에서 공룡들은 자기들이 멸종할 것을 생각했을까? 인류도 결국 언젠간 멸종할 것이고, 지구에는 플라스틱의 줄로(지금의 화석과 석유처럼) 후대의 생명체들이 인류의 존재와 인류가 사용한 것들에 대해서 추측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앙심이란 마법같은 단어가 없이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어떤 정신적 기반이 필요한 것일까? 그런 것들을 인류가 깨달을 수 있다면 보다 인류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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