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전부터 스스로를 반성한다고 여러번 언급했었다.
그 반성은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것이다. 강자(=대다수의 시스젠더 헤테로 남성, 이하 시헤남)한테는 해당 사항 없음.이 말을 다분히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_- 내가 남성 배제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한 성기 환원주의를 지양한다.
내가 비판하는 것은 남성 보다는 남성성에 가깝다. 근데 남성을 비판하는 것도 아주 틀리진 않다. 왜냐면 가부장제 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쪽은 남성들과 그 가부장제를 수용하는 여성들이거든. 그런데 그 여성들을 비판하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들도 이 사회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여성들이 아니다. 남성성이지.
아 어쨌든 내가 비판하는건 남성성인데, 그 남성성을 지적해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의 절대다수가 남성들이다 보니 남성을 남성이라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런건 아님.나는 페미니즘을 배운 지 얼마 안 되었을 적엔 흉자라는 워딩을 사용 했었다. 그러나 이내 그 워딩도 결국 여성을 혐오하는 거라 생각하고 명예 남성이라는 워딩으로 그것을 대체했었다. 그러나 이것에서도 또한 아이러니함을 느껴 사용을 안 한다. 명예 남성이라니, 남성들의 워너비란 소리잖나. -_- 이건 아니라 판단해서, 가부장제를 수용하는 여성 혹은 논페미 여성이란 워딩을 쓰고 있다.
나는 내가 쓰까임을 밝혔는데, 사실 이런 식으로 내 진영을 정의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이렇게 굳이 내 스탠스를 밝히는 이유는, 그래야 하는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을 하자면 굉장히 길게 이야기 할 수도 있는데, 가능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최근 페미니즘 내부 이슈에서 꽤 뜨거운 것은 상호교차-터프일 것이다. 다른 소수자들과 연대를 할 것인지, 지정성별 여성만을 안고 갈 것인지에 대한 싸움은 치열하다.안고 간다는 표현은 싫은데 터프의 워딩을 빌린 것이다.이 상황에서 페미니스트들끼리의 분열도 일어나는데, 그 분위기가 상당히 과열 돼 있다.나는 여성이라는 소수자들이 다른 소수자들을 배제한 채로 운동을 진행하면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효과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일단 옳지 않다고 본다.
"여성 인권 신장이라는 중요한 일 앞에서 다른 소수자들의 인권까지 신경쓰라니, 왜 항상 여성 인권은 뒷전이야?"
터프자꾸 소환해서 미안하다.의 주장이다. 아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해를 넘어서 동의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라. 상호교차성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 '여성 인권을 뒷전으로 미뤄라' 였나? 아니다. 다만 다른 소수자들과도 연대하자는 것이다. 소수자가 어떻게 다른 소수자를 외면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터프의 저 주장을 잘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본 것이다. -_- 그렇다. 강자들의 주장이다. 저 큰따옴표 속의 몇가지 단어들만 바꾸면 지금까지 남성들이 여성에게 해 온 것들과 다를 바가 없다.
나는 저런 상황이 바로 내부의 백래시라고 생각한다.이 쯤에서 나는 이 말도 하겠다.
나는 페미니스트들의 옳지 않은 주장, 혹은 혐오 워딩 또한 비판한다. 그게 옳은 방향이고 우리가 승리하려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전 포스팅에 올린 카카오톡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나름대로 진지하게 여성주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들을 사람들과 나눈다.
그러니까, 나도 안다.
페미니스트들이 항상 옳지는 않다는거 나도 안다. 때로는 틀린 주장도 한다. 때로는 다른 소수자들을 혐오하며 강자의 스탠스를 취하는 거, 나도 안다.
그래서 나는 페미니스트들도 비판한다.그러나 나는 당신이 그 말을 하는 게 싫다.
나처럼 페미니스트들을 비판하는 게 싫다.여기서의 당신이란 안티 페미인 바로 당신을 말한다.
생각해 봐라.
나는 페미니스트로서, 이 운동이 정말 성공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페미니즘을 비판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신을 봐라. 당신이 페미니즘을 '착한페미, 나쁜페미'로 나누거나 혹은 '페미니즘은 ~~~해서 문제야.' 라고 말하는 그 의도는 어떤가?
나처럼 페미니즘을 위해서 하는 말인가? 페미니즘 자체는 찬성하지만 그것을 행하는 여성들의 특정 워딩이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느껴서 페미니즘을 까고 있는 것인가?아니다.
당신은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할 뿐이다.
내가 예전에 본 명문이 있다.
"메갈이 없었으면 리버럴이 메갈이 됐었을 것이다."
나는 이것을 진정 체감했다. 내가 이 사이트에 처음 여성주의 글을 썼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상당히 리버럴 했다. 화를 내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여성들의 권리를 주장해도 강자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이런 페미니스트는 비단 나 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그렇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악하고 구제불능인 페미니스트, 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누구인가? 그들인가, 당신인가?여러번 말하지만 나는 페미니스트들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그 워마드의 악행이라든지 터프의 행동이라든지. 그런거 비판한다.
그런데 나와 같은 것을 당신이 한다는 게 참, 웃긴 거라고.혹시나 '한남이라는 워딩은요?' 혹은 '범죄는 어쨌든 범죄잖아요?' 라고 말 할 사람들은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라. 당신들은 인터넷의 수 많은 여성 혐오를 보고 어떻게 했나? "나만 아니면 됐지, 내 주변만 아니면 됐지, 원래 미친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이런 식으로 그저 넘기기 바빴나, 혹은 적극적으로 그 여성 혐오들을 지적하고 해결하려고 애썼나?
'남성 혐오 척결 단체' 같은 웃긴 것을 만들기 전에 '일베 척결 단체'를 만들었나?
'잠재적 범죄자'라는 워딩을 듣고 광광거리기 바빴나, 여성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쓰레기들을 처단하려고 한 번이라도 움직여 봤나?
'82년생 김지영'을 보고는 남성 혐오 도서라고 비난하기 바빴나, 그 수 많은 김지영들의 삶을 들여다 보려고 한 번이라도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려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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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1. 터프를 비판한다고 했지만 막상 그들을 보고 있으면 눈시울이 붉어지는게 현실이다.
나는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무엇에 그렇게 분노했는지, 뭐가 그리 슬픈지 알고, 그들과도 연대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린 같은 소수자가 아닌가.
덧 2. 12번에 쓴 내용에 대한 이야기인데, 어쨌든 범죄는 범죄인거다. 처벌 받는게 맞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안티페미인 당신이 하면 웃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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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1. 부분에 너무 공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서로 연대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교차성에 의해서 누구나 소수자성을 가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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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1000) 비관련자가 선의로 운동 방향에 지적을 한다고 해석하더라도 꼰대질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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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에 대해서 너처럼 깊숙히 알진 못하지만, 얼마 전 시위 영상을 봤는데 그 사람들이 페미니스트라고 하며 메갈이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 너무 놀랐어. 내가 남자라고 해서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적은 태어나서 한 번도 없던 것 같아. 대다수가 다 그렇진 않을 거야. 내 주변 친구들도 가정에서부터 목소리를 내는 친구들이 많거든.
82년생 김지영을 반 정도 읽어봤는데, 버스를 타고 집을 가던 그 장면에 대한 얘기가 좀 어렵더라. 남성에 대한 공포심을 이야기 하려고 했던 건지 아니면, 사람에 대한 공포심을 이야기 하려고 했던 건지.. 나도 뒤에 남자나 여자가 밤길에 따라오면 무서워. 그건 내가 느끼는 사실이지. 근데 그건 본능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 여자들이 더 많이 느낀다고 주장하면 할 말이 없겠지만.. 그래도 남성이 저지르는 범죄 비율이 많다고 해서 범죄자가 아닌, 다른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남성들도 그럴 거라는 생각을 하는 건 큰 실수인 것 같아. 대다수의 페미니스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더라고.. '재기해', '자이루' 등 혐오가 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혐오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참 안타깝더라고. 터프?라는 집단을 보는 너처럼.(안타깝게 보는 것 같아, 그에 대해 같은 맥락으로 쓴 거야.) 지금 20대들 중 페미니스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가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란 사람들이 아닐까 싶어. 그러지 않는 사람들도 봤지만, 그 사람들은 페미니스트가 아니어서 하고 있는 생각을 잘 모르겠어.
여자 후배나, 주변의 다른 여자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뒤에 남자가 따라오면 무섭대. 근데 그게 낮이면 별로 무섭지 않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또 그게 남자여서 무서운 게 아니라 낯선 사람인 것 같아서 무섭대. 내가 봤을 때는, 어두운 걸 무서워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특성과 무의식적으로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인간의 성질이 합쳐져서 그런 것 같아. 물론, 그 여자 친구들도 그 부분에 대해 동의를 했어. 근데 이게 개개인마다 다르니, 참 어렵다.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도 분명 중요할텐데 말이야.
어쨌든, 그래서 나는 그러한 가부장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없애라고 한다고 없어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는 가정에서부터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 물론 나도 그러고 있고. 내가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면서, 정말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제는 잘 모르겠더라. 나는 엄마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 10대 20대 페미니스트들은 그렇게 피해를 받고 살았던 엄마 세대들에 대한 분노인지, 자신들이 당했던 그 가부장적인 아버지들에 대한 분노인지 헷갈려. 나는 항상 불만이 생기는 것에 대해 극복하려고 노력했거든. 근데 그들은 그런 문제들부터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사회 생활을 해보고, 사회에 대한 폐해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이해해. 하지만, 대다수의 20대 페미니스트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마치,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겁을 먹고 있는 것 같달까. 불안이겠지.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상이 있어. 시위 영상은 이미 봤을 것 같고, 다른 영상이야! 요즘 페미니스트들의 영상도 보고 있고 그것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영상도 보고 있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어. 아직 우린 커가는 중인가봐.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오늘 시험인데..ㅋㅋ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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