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잡담] 결혼식... \\ 멘델스존... \\결혼행진곡 and 터키행진곡 \\ virtuoso 의 거장들..

in kr-music •  7 years ago  (edited)

아... 한참 결혼 시즌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또 초대장이 날라왔다 ㅋㅋㅋ 이런 젠장 다음주에 또 결혼식장에 가게 생겼군.. 결혼식 하면 나에게 떠오르는것은 신랑도 신부도 아닌 멘델스존의 곡이다 ㅋㅋㅋ 그래서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ㅋㅋㅋㅋ

종종 친구의 부탁(?) 가족 행사(?) 지인 부탁(?) 등의 이유로 결혼식에 참석하긴 하지만 머랄까 그냥 결혼할 때 되서 결혼하는거고 굳이 내가 수많은 하객들 자리에 있어야 하나 란 생각을 많이 한다. 사람 많은 자리가 불편해서 그런지.. 그래서 인지 결혼식이 끝나고 빠른 퇴장을 선호하는데... 최근에 결혼식 풍토가 좀 바뀌었나 보다. 지난달에만 두번 정도 갔었는데 요샌 결혼식 도중에 코스 음식이 나와 중간에 자리를 뜨기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 예전엔 결혼식이 끝나자 마자 바로 가거나 칼밥 하고 갔는데.. 이제 그 칼밥이 안되는 것이다. 식당이면 먹고 나가면 되는데 예식장 한가운데에서 혼자 나가기란 여간 뻘줌한 일이 아니다.. 다만 좀 좋은 점이라고나 할까? 음악 연주나 공연 등이 나온다는 건데.. 그래도 빨리 가고 싶은 욕구가 커서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ㅋㅋㅋ

아무튼 다시 이 포스팅의 주제인 결혼 아니 결혼행진곡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이 곡은 작곡가 멘델스존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 여름밤의 꿈' (Ein Sommernachtstraum, 영제 A Midsummer Night's Dream) 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멘델스존의 "A Midsummer Night's Dream Op.21 'Wedding March'" 곡이 바로 우리에게 알려진 결혼행진곡이다. 결혼식에 쓰이는 곡은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가 멘델스존의 곡이고 다른 하나가 바그너의 곡이다. 뭐 결혼행진곡이니 축혼행진곡이니 엄밀하게 구별을 하긴 하는데 여기서는 크게 구별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 바그너의 곡을 결혼행진곡으로 멘델스존의 곡을 축혼행진곡으로 말하곤 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곡은 바그너의 곡이 아니라 멘델스존의 곡이다.

이 곡은 클래식 장르로만 따지자면 멘델스존의 오리지널 버전도 있고 리스트 편곡 버전, 호로비츠의 편곡 버전 그리고 볼로도스의 편곡 버전이 있다. ㅋㅋㅋ 클래식 버전으로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버전은 호로비츠의 편곡 버전이다. 그러나
요즘 가는 결혼식장에서는 대부분 재즈풍 편곡을 듣고 있다. 호로비츠 버전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좀 아쉽다 ㅎㅎ 근데 축가라고 하기엔 좀 슬픈 느낌이 드는건 왜 그럴까? ㅋㅋㅋ 일반 사람들은 앞부분만 듣고 넘어가서 잘 모를 수도 있겠으나 나 개인적으로 이 곡의 묘미는 중후반부라고 생각한다. 일단 말로만 하면 머하니 들어보자.

멘델스존 버전

[멘델스존 - 한여름 밤의 꿈 '결혼행진곡'ㅣMendelssohn - A Midsummer Night's Dream 'Wedding March']

자 여기서부터는 리스트의 피아노 편곡... 리스트는 관현악곡이나 합주곡들을 피아노 곡으로 종종 편곡 했다. ㅋㅋㅋ 오케스트라의 모든 소리를 피아노 하나로 ㅋㅋㅋ 손가락 10개와 페달 3개로 [사실 대부분 두개만 쓰지만..] 표현하다니... 아 꼭 이런 곡 말고도 바이올린 곡이나, 지방 민요 등 리듬, 악상을 가져다 자유롭게(?) ㅋㅋㅋ 엄청난 곡으로 작곡하곤 했다. 여러 악기의 화음을 피아노 하나만을 가지고 표현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고, 단순히 이런 일종의 '번역' 작업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연주회에서 이런 곡들을 연주했다. ㅋㅋㅋㅋ 리스트에 대해서 더 정보를 알고 싶으면 프란츠 리스트-나무위키 클릭!

리스트 버전


[Mendelssohn/Liszt - A Midsummer Night's Dream (Audio+Sheet) [Cziffra]]
Cziffra 의 recording!!!!

호로비츠 버전


[Horowitz plays Mendelssohn/Liszt/Horowitz Wedding March (1946 rec.)]

이게 아마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변주곡이 아닐까 싶다. virtuoso 이야기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분이지, 우리에게는 "호로비츠를 위하여" 란 영화로 친숙하다고 할까? [영화 제목이 호로비츠를 위하여 지만 실질적으로 호로비츠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게 함정... ] 단연코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라 말할 수 있는 호로비츠.. 3분 부터 내가 좋아하는 올라가는 음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Horowitz - Variations on the "Wedding March" / Yeol Eum Son]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연주한 호로비츠 버전의 결혼행진곡, 손 모습이 자세히 나와 핑거링 맞춰보려고 참조를 많이 했었는데... 끝까지 완주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호로비츠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참 많지만 다음 포스팅 거리라 생각하고 일단 여기서는 넘어가려고 한다. 혹시나 궁금하신 분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나무위키 클릭!. 어렸을 때 들었던 클래식 곡들은 대부분 이 사람의 곡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버전은 볼로도스의 편곡 버전이다


[Volodos plays the Mendelsohn Wedding March]

자 볼로도스는 이 곡을 어떻게 편곡했는지 살펴보자.

각각 곡들의 keypoint 가 어떤지 알겠는가? 주 테마는 같지만 각각 point 가 되는 부분들이 살짝 다르다. 이는 악보를 보면 더 알 수 있는데.. ㅋㅋㅋ 뭐 곡을 감상하고 각자 느끼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본다.

여담으로 볼로도스는 현대의 virtuoso 격인 연주가라고 하면 되려나.. 이 분의 곡 중에서 터키행진곡 편곡과 결혼행진곡 편곡이 유명하다. 터키행진곡은 정말 들어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냥 넘어가기 머해서 한번 영상을 감상해 보기를 권한다.


[Volodos plays Turkish March (Volodos Turkish March)]

2분 15초 부터 시작되는 왼손의 향연.. ㅋㅋㅋㅋ 나는 예전에 왼손과 왼팔이 심각하게 부러진 경험이 있어서 왼손 재활을 위해 왼손 치료용 곡들을 찾아 연습하곤 했었고, 이 부분이 적절해 보여서 많이 연습했었다. ㅋㅋㅋㅋ 오늘같은 날씨에 건반을 신나게 뚜드리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긴 한데.. 너무 시끄럽다는 단점이 있다.

참고로 국내의 피아니스트들도 이 곡을 많이 연주했다. 한동안 유투브나 연주회에서 이 곡이 연달아 나왔다. ㅋㅋㅋ 국내외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기 이전에 볼로도스를 알게 된 나로써는 정말 반가웠다 ㅋㅋ 내가 이 곡을 처음 접했을 당시 외국에도 한두명의 피아니스트들만의 연주 영상이 있었고, 그 중 한명이 볼로도스였다.. 학생들의 연습 영상들이 종종 올라오곤 했었다. 지금은 여러 연주가들의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다.
다만 볼로도스 편곡이 상당히 까다로워 종종 피아니스트들의 실수들도 영상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뭐 리스트 곡들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관심이 없는 일반 대중들은 큰 실수가 아니면 잘 알아듣기 힘들다. ] 상당히 이 곡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게 아닌가 싶다. [사실 나는 악보를 보고 꼭 악보대로 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악보의 박자나 악상 역시 연주자가 충분히 손볼 수 있다고 본다. 연주자는 기계가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나는 그들의 실수 속에서 그들의 인간성을 본다. ]

여기서 모짜르트의 원곡을 안듣고 가면 섭섭하지 않는가.


[Glenn Gould- Turkish March]

사실 이런 virtuoso 식 편곡이 곡을 너무 망친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너무 기교 중심적이고 퍼포먼스 위주고 나쁜 말로는 조잡해 보인다고 평가하는 평론가들도 항상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이런 낭만파 곡들을 싫어한 사람으로 유명한 사람이 바로 글랜 굴드이다. 위의 터키행진곡만 해도 랑랑이나 다른 연주가들의 곡을 보면 빠르고 경쾌하게 연주한 영상들이 많은데[위 영상 같은 경우는 4분, 랑랑의 영상 같은 경우는 2분 대다, 더 빠른 연주가는 1분 후반때의 영상들도 있다..] 위 영상을 들어보면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단 느낌을 강하게 받을 것이다. 글렌 굴드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글렌 굴드-나무위키 클릭!

그냥 넘어가기가 뭐해서, 위 나무위키 중 글렌 굴드의 유명한 말을 발췌해 다루어 보도록 하자.

나는 19세기 전반부에 쓰여진 독주 기악곡들은 다소의 베토벤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보잘 것 없는 실패작들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일반화는 쇼팽, 리스트, 슈만...등에도 해당된다. 당신도 알다시피 초기 낭만파 작곡가들 중 어느 누구도 피아노곡 쓰는 법을 알지 못했다. 아참, 그들은 페달 사용이나 극적 효과를 내는 것, 사방팔방으로 음들을 흩뿌려 놓는 것은 알았지만 진정한 곡다운 곡은 쓰여진 것이 별로 없다. 그 시기에 쓰여진 음악은 공허한 극적 제스처와 전시효과로 가득 차 있고, 세속적이며 쾌락주의적인 성향이 나로 하여금 흥미를 잃게 했다. 위대한 음악을 접할 때 내가 바라는 모든 기준이 되는 화성과 리듬의 다양성, 대위법적 창안은 이런 곡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사람마다 모두 생각이 같지 않은 것처럼 곡들 장르에 대한 평가들도 매우 다양하다. 나는 낭만파 고전파 곡을 가르지 않고 좋아한다 각각 나름의 맛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위 말은 상당히 공감이 된다. 꼭 음악 뿐이 아니라 학문 등 어디에나 적용해도 어떤 의미를 느낄 수 있지 않는가.


여담으로 위 유투브[볼로도스 결혼행진곡 버전]의 username 을 보면 cziffra1980, 이런 음악에 관심이 많은 분이면 눈치를 챘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 그 György Cziffra(5 November 1921 – 15 January 1994) 거장 피아니스트 이다.

virtuoso 계의 거장! Cziffra 는 정말 개인적으로 리스트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리스트 역시 여러 작가들의 곡들을 재해석 하는 virtuoso 적의 편곡을 많이 했고 Cziffra 역시 ... ㅋㅋㅋㅋ 리스트의 경우 여러 악기로 구성된 합주곡을 피아노 하나만의 곡으로 편곡하는 괴물같은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기교와 음악성을 둘다 잡아내기란 정말 어려운 것인데.. 역시 대단하신 분들이다.


아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언젠가 다시 한번 피아노를 시작해보고 싶다. ㅋㅋㅋ [ 그 전에 키가 자라서 손이 커지면 좋겠는데.... 10도 이상 넘어가는 연주가들을 보면 부러울 뿐이다....] 뭐 꼭 도전적인 어려운 곡들을 연습하는 것 말고도 뉴에이지 곡이나 좀 쉬운 곡들을 연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ㅎㅎ 아마 직접적인 연습은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당분간도 못할것 같다 ㅋㅋㅋ 그래도 관련 음악을 계속 들으면서 관심이라도 계속 가지도록 노력해 보자. 일하다 지쳐 스트레스를 받다가 갑자기 찾아온 소식 덕에 포스팅 준비를 하면서 음악을 들으니 좀 완화가 되는 것 같다. 역시 음악의 힘이란 대단한것 같다. ㅎㅎ 갑자기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준 친척이 고마워지는군 ㅋㅋ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바그너의 곡은 차분한 분위기, 멘델스존의 곡은 성대한 축하 분위기 같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굳이 축혼행진곡이라고 부르는거 같습니다.

퇴근하고 잠시나마 여유롭게 음악 감상하네요 감사합니다 ^^

와 정성스럽고 소중한 포스팅 감사합니다!! 축혼 행진곡 버전이 이렇게 많이 있는줄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