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가 있는 곳
“다다미방에서 자봐야겠어.”
여기가 일본도 아니고 갑자기 다다미방이라니. 황당했지만 글쓰기 전 그와 관련된 다다미방을 체험해보는 게 도움되지 않겠냐는 선배의 주장이 어쩐지 설득력 있었다.
며칠 뒤.
“선배. 다다미방 찾았어요. 근데 좀 멀어요.”
“어딘데?”
“거문도요.”
“그래? 가자.”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거문도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1. 거문도에 가면 역시
거문도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여수로 가야 한다. 서울에서 네 시간. 자정에 출발한 우리는 새벽녘이 다 돼서야 도착했다. 여수에 도착하면 식사부터 하려 했다. 이른 저녁식사로 배가 고팠다. 그러나 깊은 새벽시간 문을 연 음식점은 만무했다. 편의점이 있긴 했지만 여수까지 와서 편의점이 웬 말인가 싶어 조금 더 참기로 했다.
동이 트고 거문도로 가는 첫배에 올랐다. 거문도까지는 두 시간이 걸린다. 뱃길로 보면 여수항과 제주도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데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서 서도, 동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배를 타고나서부터 예상치 못한 고행이 시작됐다. 배 멀미를 시작한 것이다. 배가 파도를 오르내릴 때마다 속이 한 번씩 뒤집어졌다. 속이 너무 울렁거려 잠도 잘 수 없으니 고문이 따로 없었다. 마음 같아선 정말 위를 꺼내 세척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옆에서 책도 보고 잠도 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선배만 괜히 야속했다.
나중에 보니 이층에 있으면 멀미를 더 많이 한단다. 것도 모르고 경치 구경하겠다고 이층에 앉았다가 혼쭐이 난 것이다.
고통의 두 시간이 지나고 도착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마도로스다운 투박한 목소리였지만 내게는 어떤 신의 계시보다 은혜로웠다.
선착장에서 도착하자마자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출발 전 나는 거문도 진미(珍味)를 한껏 기대하고 있었다.
거문도는 전라도다. 게다가 천혜 자원이 넘치는 섬이다. 신선한 식재료의 공급과 뛰어난 음식 솜씨가 만나는 곳.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러나 부푼 기대와 달리 거문도에서의 첫 끼는 중국집이었다. 그것도 육지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 그런.
너무 허기져 식당을 찾아볼 여력이 없어 눈에 보이는 아무 가게나 들어가자고 했는데 하필 가장 먼저 눈에 띈 게 중국집이었다. 그래도 허기 때문인지 기분 탓인지 평소 먹던 중국음식보단 맛있어 그나마 위안이 됐다. 거문도하면 역시 중국집이지.
여수의 새벽. 문을 연 가게라고는 오로지 편의점 뿐이었다.
오가고. 배의 이름이 특이하다. 섬을 오고간다고 해서 오가고인가.
여수항을 뒤로 하고 거문도로 출발하는 오가고 호. 이때까지는 곧 내게 닥쳐 올 시련을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이 사진은 집에 돌아갈 때 찍은 사진이다. 이 표지판을 도착할 때 봤다면 중국집엔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해동식당. 안내 표지판에 있을 정도면 분명 엄청난 맛집이 아니었을까.
내 옆에 있던 양념통들이다. 소금이 있는 게 신기했다. 중국집에 왜 소금이있지 싶었는데 중국음식 말고도 콩국수가 메뉴로 있어서 그런가 싶었다.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전라도에서는 콩국수에 소금 대신 설탕을 넣어 먹는다.
육지의 볶음밥이랑 다른 점이라면 계란이 밥과 볶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프라이로 위에 얹져서 나온다. 특이하게 짜장도 한 그릇에 나온다. 그래서 각자 원하는 만큼 덜어서 밥과 비벼 먹으면 된다.
nice photography and you are going grate keep it up
i am following you now you can follow me back 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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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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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고.. 배 이름 특이하네요. 배멀미가 있으셨군요 ㅠㅠ멀미는 정말 괴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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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말 상상을 초월하더라구여. 차 멀미도 괴로운데 배 멀미는 더 고통스러운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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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저도 멀미해서 배 못 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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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는데 속이 비면 배 멀미가 더 심하다고 하네요. 혹시라도 배 탈일 계시면 빈 속에는 타지마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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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멀미 때문에 고생을 하셨네요
저도 멀미가 심한 편이라 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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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 때문에 힘들었지만 고생은 앞으로 더 있을 예정이에요. 다음 이야기 금방 쓰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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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름 재미있네요.ㅎㅎ 오고가고 오가고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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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재밌어서 확실히 기억하고 있죠. 근데 알고 봤더니 저 배 소속이 청해진 해운이더라고요.(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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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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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멀미에 기름진 중국음식까지 ! 맛이 어떠셨는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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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은 맛이 죽였고, 배 멀미는 죽을 맛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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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볶음밥 맛있어보입니다... 저도 저런 스타일의 볶음밥 좋아해서 홍콩반점 자주 가곤 하는데.... 맛나게 드셨겠네요.
차분한 느낌의 문체랑 잘 정리된 사진 재밌게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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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달래주기에는 기름진 음식만한 게 없더라고요. 사실 어쩔 수 없어 먹게 된 거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특히 딸려 나오는 짬뽕국물에 해산물이 잔뜩 들어있어서 놀랐어요. 짬뽕을 먹을 걸 그랫나봐요.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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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여행기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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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해주새요! 재밌게 쓰겠습니다. :) 감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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