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 없이 사회정의는 달성할 수 없다”
경제정의를 위한 다큐멘터리보기는 계속된다.....
넷플릭스 제공.
검은돈 시리즈의 2화, 월급도둑이다. 영어로는 pay day (loan?)
다큐멘터리의 구성이 좋아질수록 헷갈리는 건,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짝 어조가 들어가긴 하지만 이 다큐도 대체로 두 입장의 의견을 골고루 배분한 느낌이다. 지금 보니까 가해자가 얼마나 뻔뻔하게 변명하고 구라치는지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 듯...?
일단 주인공은 스캇 터커라는 스피드 레이서다. 스피드 레이스를 하려면 돈이 엄청 많아야 한다는 걸 알았다. 이러니까 류시원이 엄청 돈이 많았던 거네. 고급취미랄까?돈을 벌고 나서 선수가 된건지 아닌지는 자세히 모르겠다. 그가 아끼고 아끼던 자동차를 정부요원이 압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정부요원 이런 식의 용어들은 잘 몰라서 대충 -_-) 가족들이랑 변호사 등이 분개해하는 장면들..
그리고 그가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가 소개되는데, 일단 그는 대출업자이다. 일단 이들에게서 윤리적이거나 양심적인 면을 기대할 수 있을까?이들이야 말로 편법과 불법의 경계를 타며 최대한 사람들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집단이다. 착한 대출업자라는 게 있을 수가 있나? 그렇다면 사업을 말아먹겠지. 여튼 단기소액대출을 시작하는데, 그게 대개 월세 전기세 밀린 서민들이 30만원 50만원씩 급전하고 갚는거다. 시작할 때는 그저 그랬는데 온라인 비지니스를 하면서 1200명의 직원을 누릴 정도로 사업이 커지게 된다.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이런 식이다. 300불을 빌리는 게 가장 많은 경우인데, 이럴 경우 90달러와 함께 390달러를 내라고 한다. 그리고 첫 월급날 90달러가 빠져나간다. 그렇게 4달이 빠져나가면 채무자는 30달러만 남았다고 생각하지만 5개월째 또 다시 90달러가 빠져나간다. 그러면 전화해서 따지게 되는데 그제서야 실체를 알게 되는 것이, 여태 갚은 것이 원금이 아니라 이자금이라는 사실. 그러니까 돈을 빌렸으면 당장 다음달에 돈을 다 갚아야 하는데 아무말 않고 가만히 있으면 돈을 못갚는 것으로 알고 이자만 계속 내게 되는거다. 그렇게 해서 300달러를 빌리면 나중에 연말이 되었을 때는 900달러 이상의 빚을 지게 된다. 여튼 이런 식?
이렇게 해서 빡친 사람들이 많이 생기면서 이 대부업체에 대한 실체를 알아내다보니 스캇 터커까지 오게 된거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고, 모든 다른 대출업자들이 흔히 하는 편법들과 마찬가지로 법망을 교묘히 피해 운영을 했고, 불법적인 게 있거나 이상한 점에 대해서는 모르쇠다.
또 하나의 특징은 그가 인디언들을 끼고 운영을 했다는 거다. 미국은 인디언 특별법이 있어서, (이건 영화 어댑테이션에도 나오는데, 인디언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 불법채취라든가 마약이라든가 이런 문제들에 있어서 너그럽고-악용주의- 주법대로 이들을 다스릴 수 없게 되어있다나...? 연방까지 가야함) 본인이 머무르는 캔자스의 주법망을 벗어나있기 때문에 법을 어긴게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직원들은 오클라호마나 마이애미에 있는 것처럼 날씨를 체크해두고 거짓말을 했다. 모든 계약은 대면없이 통화와 서류와 이메일로만 한다...
처음에 이 영상을 보았을 때는 과연 스콧이 억울한 점이 있을까 생각해봤다. 사업가에게 양심적인 운영을 하지 않았고, 가난한 이들의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죄일까? 가난한 이들의 입장을 악용한 것이 죄일까? 모두가 양심적이지 않을 때 혼자 양심적일 수 있을까?
다큐 말미에 감독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양심적이라고 생각하나요?”
“전 그냥 사업가에요.”
영화의 중간에 그를 묘사하는 장면 중에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집 안 지하실에서 자전거를 매일 타고 운동을 하면서 자기단련을 하는데, 아버지가 물려준게 없어서 자신은 스스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했다며 자수성가가 절실했다고 호소하는 장면. 또 선수면서 이미지 관리를 했는데 자신이 직접 고용한 리포터가 그에게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하는 장면들을 찍고 유투브에 꾸준히 올린 장면. 이 장면을 보고 이 사람은 그냥 사기꾼이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자기 변명 자기 합리화 자기 미화....??
그가 받은 벌금은 무려 1.3billion$ = 이게 얼마냐면... 1,300,000,000$ 이다. 한화로 치면 1조 4625억krw이다. 결국 캔자스의 운동선수였던 스캇 커터는 대출업으로 잘나가다가 사랑하는 동생도 잃고, 엄청난 벌금과 함께 16년을 감옥에서 썩게 되었다...
그의 입장과 지인들 입장에서는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한 사람의 잘나가는 대부업자였을 뿐인데... 남들만큼 적당히 편법 썼고, 더 머리 써서 인디안 제도 이용했고, (같이 사업했던 인디언은 심지어 우리가 선조들에게 빼앗긴 것을 되찾았다라고 까지 말한다) 그것의 괘씸죄였을까? 연방법이 사람 한명 죽이는 거다. 죽으라는 거지. 이미 동생은 죽었고, 국가가 살인을 했다며 억울해 한다. (한번 더 보면 구체적으로 단어를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에너지가 없다..-_-)
그렇게 서민들 등골 빼먹은 돈으로 그렇게 호화롭게 잘 먹고 잘 산거 보면 이렇게 정신 얼얼해지게 세게 벌금 맞고 정신 차리는 게 하고 인생 되돌아보게 만드는 건 맞는 거 같다. 우리나라 사기꾼들에게도 똑같이 당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100억 삥땅 친 놈한테 벌금 2억 물리고, 2년 구금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하지만 이 사건을 제외하고 전반적인 사회분위기, 정의의 입장에서 얘기한다면 이렇게 잔챙이 대부업자 한명 조지는 걸로 사람들 분을 풀어서야 될까? 월가의 은행가들 중에 벌금 물었다는 사람, 구금중이라는 사람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