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예측 저도 한번 해봤습니다. 맞으면 성지가 될 수도 있겠지만, 틀리면 폭망일수도 있겠네요.
어떤 경제 전문가는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고 결국 가격은 0원이 될 것이라 합니다.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경제활동에 실제로 사용되지 않고, 오로지 투기 목적으로 거래소에서만 사고파는 것을 주로 지적하고 있고요. 화폐가 경제 활동에 이용되지 않으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죠. 가치 저장기능도 없다고 하고. 여러 가지 합리적인 논거를 요약하면 비트코인은 가치가 전혀 없는 0원짜리입니다. 그렇게 보면 먼저 비트코인을 들고 있던 사람이 억지로 가격을 올리고 불나방처럼 몰려드는 뒷사람에게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처럼 보이겠죠.
그런데 조금 다르게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오히려 그 모든 사람이 무언가에 현혹돼서 100조가 넘는 시가총액을 형성했다는 게 더기이한 일이라는 것이죠. 100조가 넘는 규모! 사기 치고는 규모가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저도 전 세계 사람들이 100조가 넘는 사기극에 휘말렸다는 게 이해 가지 않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냉정하게 의심해보면서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따져보았습니다. 물론 비트코인이 사기든 사기이지 않든 상관없이 투자 수익률을 올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주별, 일별 혹은 시간별 세부적인 구간에서 각자의 기지를 발휘해 돈을 버는 사람도 있고요. 당연히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좀 장기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니까 한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비트코인 1개의 가치는 0원일까? 아니면 1억 원일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조금 긴 글일텐데, 읽어주실 분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1. 비트코인은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인가?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경제 활동이 존재하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일단, 비트코인을 피자 사 먹는데 사용하지 않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일이 신문에 났던 기억은 나지만, 일상생활에서 피자는 그냥 돈 주고 사 먹는 게 편하죠. 신용카드나 인터넷 뱅킹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을 굳이 비트코인으로 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수수료가 없다거나 하는 등 경제적 실익이 없으면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만일 비트코인의 가치가 있다면 그건 언제일까요?
2011년에는 위키리크스의 리더 줄리언 어센지가 기부금을 받을 길이 막히자 비트코인으로 기부를 받겠다고 선언한 일이 있었죠. 당시 미 정부의 압력으로 페이팔이나 마스터카드로 기부를 하지 못하게 되자, 탈 중앙 익명 화폐인 비트코인은 일종의 대안 수단으로 인식되었고요. 어센지는 작년에 비트코인으로 큰 돈 벌었다고 자랑하는 트윗을 날리며 자신을 억압했던 미 정부 덕분이라며 비꼬기도 했죠. 위키리크스에서 비트코인을 받은 것은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위키리크스 지지자 제임스는 채굴자 혹은 환전소에서 돈을 주고 비트코인을 삽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위키리크스의 비트코인 지갑으로 보냅니다. 익명으로 보낼 수 있죠. 비트코인 송금 자의 계좌는 드러나지만 이름은 안 나오니까요. 위키리크스는 그 받은 비트코인을 채굴자 혹은 환전소에 다시 팝니다. 비트코인은 수단일 뿐 돈은 제임스에서 환전소로 다시 위키리크스로 이동한 것이죠. 좋은 말로 하면 익명 기부이지만 사실상 자금 세탁. 이 경우에 비트코인은 어떤 가치를 제공했을까요? 기록을 남기지 않는 송금 수단으로서 아주 유용한 가치를 주었습니다. 페이팔이나 비자는 할 수 없는 기능이죠.
2013년 다크웹의 대명사 실크로드의 경우는 어땠을까요? 토르 상에서 숨어다니며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마약 등 불법 상품을 거래하는 사이트였습니다. 여기서 거래는 주로 비트코인으로 이루어졌습니다. FBI의 대대적인 수사로 폐쇄되고 그 운영자가 체포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상거래 규모가 무려 3조 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이 경우 역시 비트코인은 익명으로 물건을 사고 신분을 들키지 않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마약을 사는데 과거에는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현찰로 암거래했다면, 익명성은 물론 인터넷을 이용한 싸고 더 편리한 기능을 비트코인이 제공하게 된 것이죠. 어둠의 경로에 매우 유용한 가치를 발휘했습니다.
2017년 전 세계를 강타한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기억나시죠? 해커들이 협박하면서 달라고 한 것 역시 비트코인입니다. 자기 비트코인 계좌를 알려주고 그곳으로 비트코인을 보내면 잠가놓은 파일을 풀어주겠다고 한 것이죠. 해커는 달러나 원화로 받지 않고 비트코인으로 달라고 한 이유 역시 바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통장 계좌를 불러주고 거기로 입금하라고 하면 대포통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범죄조직 입장에서는 비트코인 계좌는 비용도 위험도 적어집니다. 비트코인은 이 경우에도 매우 유용한 가치를 발휘합니다.
그런데 위의 경우는 매우 특수한 경우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그런 가치만으로 100조 이상의 시가총액을 형성할 만할까요? 그건 좀 어려울 것 같기는 합니다.
또 다른 가치를 상상해보겠습니다. 물론 상상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 왕서방이 환치기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촘촘한 경찰 수사로 적발되어 운영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자 왕서방은 비트코인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미스터 챙이 한국에 있는 정 서방에게 돈을 보내려고 합니다. 중국은 송금이 자유롭지 않아서 왕서방에게 위안화를 보내면 왕서방은 비트코인을 삽니다. 물론 수수료를 떼고 사는 거죠. 그리고 비트코인을 한국에 보냅니다. 왕서방의 한국 조직은 비트코인을 환전하여 미스터 챙이 돈을 보내려고 한 정 서방에게 원화를 보냅니다. 왕서방은 중국 당국의 눈을 피해 위안화를 송금한 거죠. 비트코인은 유용한 수단입니다. 아, 왕서방 같은 환치기 조직이 얼마나 있냐고요? 집계해 보지는 않았지만, 가끔 국내에서 적발된 환치기 조직 뉴스에서 종종 "1조 원대중국 환치기 조직 검거"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참고로 중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환치기 조직이 있습니다. 외환 규정이 강하고 해외 송금이 자유롭지 않은 나라일수록 그 규모는 큽니다.
익명 기부, 마약 거래, 불법 송금, 그리고 또 무엇이 있을까요? 중앙정부, 감독기관, 세무당국, 행정기관, 외환 당국, 등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은 바야흐로 가장 높은 가치를 발휘합니다. 피자 사 먹고, 식료품 사는 데가 아니고요. 흔히 지하 경제를 무기 팔고 마약 파는 것만으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한데 지하 경제는 중앙기관의 규제를 피한 모든 경제 활동이 포함합니다. 대가를 지급할 때 영수증을 받지 않고 현찰을 주면 받은 사람이 세금을 내지 않는 한 모두 지하경제로 집계됩니다. 작게는 축의금부터 크게는 뇌물까지. 정부는 지하경제를 줄이면 세금을 더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제도와 법을 통해 줄여나가려고 하지만, 여전히 그 규모는 매우 큽니다. 세금을 회피하거나 당국의 눈을 피해 돈을 이동하려는 욕구는 잘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지하경제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지금까지 존재해 오고 있었던 것이죠. 앞으로도 쉽게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2. 비트코인의 경제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살펴본 것과 같이 인터넷을 통해 익명으로 주고받는 비트코인은 지하경제에 아주 효과적인 수단이 됩니다. 결국, 지하 경제의 규모를 산정하고, 지하 경제에서 어느 정도 비트코인이 비중을 차지하는가를 추정하면 비트코인 경제의 규모를 어느 정도 산출할 수 있게 됩니다.
세계은행이나 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여러 가지 이론과 통계적 방법을 동원해서 지하 경제의 규모를 추정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추정하면 세계지하경제의 규모는 전 세계 명목 GDP의 20% 수준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최근 발표는 다소 엇갈리지만 대체로 세계 평균보다 낮다고 합니다. 특히 Tax Gap, 즉 내야 할 세금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적발하면서 얻은 통계는 지하경제 규모 추정에 하나의 지표로 사용됩니다. 예를들면, 상속세와 증여세의 탈세가 가장 많은데 27% 정도 덜 내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부가가치세는 20%, 소득세는 16%, 법인세는 13% 정도 덜 내는 통계가 있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지하 경제를 추정하는데 대략 전 세계 평균은 경제 규모에 비례하고, GDP 대비 평균 20% 정도로 규모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앞선 예에서처럼 비트코인은 공공칠 가방, 사과 상자에 넣어서 나르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대포통장보다 안전한 거래 수단입니다. 비트코인은 지하경제의 가장 편리한 수단이 되면서 그 규모를 점점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죠. "환치기 왕서방 닷넷" "해외 불법 송금 닷컴" "증여세 제로 닷컴" 이런 사이트가 등장하지 않아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비트코인은 지하경제에서 이미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얼마인지 추정해보겠습니다. 물론 가정의 오류로 인해 오차가 큽니다. 세계은행, IMF, UN에서 세계 각국의 GDP를 추산해서 발표합니다. 2017년 전 세계 GDP는 약 75,000 billion dollar입니다. 지하 경제 규모는 이것의 20%라고 했으니 15,000 billion dollar 정도 되겠네요.
이 중에서 비트코인이 얼마나 통용되고 있을까요? 과거 실크로드 사건에서 대충 추정한 자료를 보아도 10% 이상은 비트코인으로 이용되는 것 같습니다.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지하경제의 10%가 비트코인을 이용한다고 간주하겠습니다. 그러면 1,500 billion dollar가 되는군요.
2017년 비트코인은 1,500 billion dollar의 경제 활동에 이용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록 어둠의 경제, 지하경제이지만요. 너무 크다고 생각하시나요? 1천500조 원이면, 1조 원대 중국 환치기 조직이 1천 5백 개정도 있으면 되는 것인데, 중국은 생각보다 큰 나라라서…. 아무튼, 이 수치는 틀릴 수 있습니다. 아 그런데 공교롭게 이 수치는 우리나라 2017년 GDP하고 거의 같은 규모이네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입니다.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경제 규모도 그 정도 된다는 이야기죠. 이 정도 규모라면 장기적인 가격의 변동은 화폐 경제 혹은 거시 경제의 방법으로 추정해야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비트코인의 적정한 가격은?
지난번 말씀드렸던 거시 경제에서 이용되는 공식 MV = PQ를 다시 꺼내 보겠습니다. 각 항목은 이렇게 정의됩니다 .
MV=PQ
M은 화폐의 공급량,
V는 화폐의 이동속도
P는 공급된 재화와 용역의 가격
Q는 공급된 재화와 용역의 양
요약하면, 이런 이야기죠. 철수가 100 원주고 영희네 빵 가게에서 빵 한 개를 사 먹었습니다. 영희는 그 돈 100원으로 순이네 가게에서 100원 주고 빵을 한 개 사 먹습니다. 또 순이는 철수네 가게로 가서 100원을 주고 빵을 한 개 사 먹습니다. 공급된 화폐 M은 100원뿐인데, 돈이 3바퀴 돌았습니다. V는 3번이죠. 그러면 MV=300원이 됩니다. 한편, 빵 가격인 P는 개당 100원이었고, 총 공급된 빵 Q는 3개입니다. 따라서 PQ=300원이 됩니다. MV=PQ가 맞는다는 이론입니다. 물론 거시경제를 이렇게 빵 세 덩이로 설명하는 게 송구스럽긴 합니다만, 제가 경제를 공부하지 않아서 그렇게 적어봤습니다. 경제학 책을 보면 PQ는 명목 GDP라는 이야기 나오고, M1, M2 나오고 V=1/k 나오고 하는데 저는 이해하기 쉽지 않더군요. 더 깊게 들어가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더 자세한 설명은 거시경제 전문가에게 미루고 여기서는 접어두겠습니다.
저는 비트코인 가격 추정에 관심이 있으니, 위 공식 MV = PQ를바꿔보겠습니다.
M은 비트코인의 공급량 (현재 대략 16,881,075 BTC가 발행되었죠)
V는 비트코인이 지하경제에서 이동되는 속도.
P는 화폐 대신 비트코인으로 지급할 때의 재화와 용역의 가격
Q는 지하경제에 공급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규모. (여기서는 달러 규모)위 공식에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을 구하려면 공식은 이렇게 됩니다.
1/P = Q/MV
거시경제 관점에서 본 비트코인의 가격입니다.
자 이제 이 공식에 숫자를 넣으면 비트코인 가격이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숫자는 M뿐입니다. 거시경제에서는 Q나 V가 잘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여, 통화량은 M을 조절해서 물가인 P를 조절한다고 했지만, 비트코인은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통화 M은 임으로 조정할 수 없습니다. 최대 21,000,000개이고 발행하는 방법도 알고리즘에 따라 정해집니다. 2017년 추정에서는 거의 변하지 않는 상수로 두어도 무방하죠. 반면 비트코인 경제의 역사는 비교적 짧아서 Q와 V는 1년 동안 변동된다고 보는게 타당합니다. 변하는 수인 변수로 두어야 맞는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발행된 비트코인 대부분이 지하경제에 이용된다고 본 것인데요,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지하경제의 기준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경제라고 보면, 비트코인의 거래를 통한 이익 역시 세금을 내지 않으므로 모든 비트코인을 포함시키는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1/P = Q/MV 에서 Q, V를 변수로 두고 그린 차트입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Y축, 지하경제의 규모 Q는 X축으로 두었습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비트코인 경제에 유입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에 비례합니다. 비트코인 경제 규모가 커지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입니다. 발행량이 통제되어있으니 당연한 결과이죠. 여기서 기울기가 다른 직선이 4개가 있는데, 이는 네 가지의 V값에 따라 그려본 것입니다. 기울기가 가장 급한 것은 맨 위 V가 1, 그다음은 5, 10, 20 순으로 값을 구해본 것입니다. V값이 작다는 것은 경제에서 비트코인이 잘 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활발하게 돌수록 V가 큰 것이고요.
그러면 비트코인의 2017년 경제 규모를 아까 1,500 billion dollar라고 했습니다. (물론 지하경제 규모 추정과 비트코인이 10% 정도 차지한다는 추정이 맞아야 합니다. 만일 1%이면 더 작은 규모이고요, 50%라면 훨씬 더 큰 규모이겠죠. 여기서 편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V는 매우 활발한 경제에서 사용되는 값인 10을 이용해 보겠습니다.
Bitcoin Price (1/P ) = 1,500 billion dollar/16,881,075 BTC/10
= 8,886 dollar/BTC
2017년 말의 적정 비트코인 가격은 8,886 dollar. (물론 Q와 V에 다른 가정이 사용되면 당연히 이 값은 틀릴 수 있습니다.)
4. 비트코인의 2027년 가격은?
그렇다면 2027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우선 경제 규모 Q인 1,500 billion dollar (편의상 1,500조 원으로 하겠습니다.)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성장한 규모이므로 산술 평균으로 1년에 150조씩 성장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낙관적인 전망을 해보겠습니다. 세계 GDP가 10년 평균 2.5%씩 성장하는데, 지하경제 규모는 20%에서 15%로 축소. 반면 지하경제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0%로 확대. 그리고 다른 일반 경제에 이용되는 규모는 미미하다고 보겠습니다. 그러면 비트코인 경제는 7000조 원 정도 되겠네요.
그런데 V를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한 국가 경제에서 V는 화폐의 회전율인데요, 빨리 돌면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이야기고 늦게 돌면 경제가 둔화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비트코인 지하 경제가 활발하면 V는 커질 것이고, 지하경제가 갑자기 위축되면 V는 작아질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상황을 살펴보아도 경제 상황에 따라 대략 1~20 정도에서 변화하더군요. 우리나라는 현재 경기가 나빠서 1 이하이고요, 활발한 나라도 10을 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고요. 현재 비트코인의 회전율 V는 얼마일까요? 공식을 바꿔보겠습니다.
V= Q/(M*Bitcoin Price)
현재 비트코인 시가는 9,836 dollar/BTC
V=1,500 billion dollar/16,881,075 BTC/9,836 dollar/BTC
V=9.04
현시점의 추정 V는 약 9가 되는군요. 물론 V가 앞으로 10년 동안 고정될 리는없겠지만 그렇다고 가정하고 10년 후 가격을 추정해 보겠습니다.
Bitcoin Price (1/P ) = 7,000 billion dollar/21,000,000 BTC/9
= 37,037 dollar/BTC
10년 후 비트코인의 가격은 거시경제 추정 방법을 사용한 경우 무려 3만7천 달러가 되는군요. 이 예측이 맞는다면 이 블로그 포스팅은 비트코인 가격 예측의 성지가 될 수도 있겠지만, 틀리면 뭐 그저 그런 포스팅이 되겠네요.
5. 비트코인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는?
그런데 이런 거시경제 공식을 이용한 계산 방법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절대적 가격이나 수치가 아닙니다. 가격을 구성하는 변수가 무엇이냐 하는것이지요.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 변수는 얼마나 민감할 것인가 하는 것을 따져보는 것입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비트코인의 가격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는 경제활동에 이용되는 비트코인의 이동 속도 V입니다.
작년 상황을 돌이켜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지하경제가 1,500 billion dollar규모인데, 활발하게 지하경제에서 이용되어 V=20이라고 하면 위 차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약 3천 500달러가 됩니다. 그런데 작년 9월 갑자기 중국에서 거래소를 차단합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고 전 세계명목 GDP의 15%를 차지합니다. 따라서 X 축에서도 비례하여 15%가 줄어드는 셈이죠. Q가 줄어 대략 1,275 billion dollar가 됩니다. V=20으로 속도가 같다고 할 때, 비트코인의 가격은 내려가야 맞죠. 차트를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대략 3000달러가 돼야 합니다. 그런데 가격은 치솟았습니다. 그 이유는 거래소 폐쇄로 인해 비트코인이 돌지 않았고, V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V가 20에서 줄어서 5가 되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위 차트에서 값을 구해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12,000달러로 올라가게 됩니다. 작년에 2만 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의 회전은 이보다 더 줄어들었다는 것이죠. 중국의 거래소 차단으로 지하경제는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비트코인의 회전이 급격히 느려져서 가격이 치솟았던 것입니다.
2017년 비트코인 가격 변동 차트
거시 경제에서 배운 지식을 가져오면, 자금의 회전 V는 사회, 문화, 제도, 관습 등에 영향을 받고 특히 규제와 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중국의 거래소 폐쇄는 바로 V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규제 중의 하나인 것이죠. 비록 거시 경제학에서 V는 변화와 진폭이 없지만, 비트코인 경제는 역사가 짧아서 V가 일정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앞서 계산한 2027년 가격도 큰 진폭을 가지며 급등락을 경험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6. 비트코인, 지하경제 그리고 중국 음모론
비트코인의 이동속도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각 국가의 가상화폐와 비트코인에 대한 정책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지하경제에 대한 규제 역시 비트코인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지하경제는 말 그대로 정부의 공식 통계로 잡히지 않는 모든 경제 활동이므로 자금 세탁, 불법 송금, 탈세뿐 아니라 비공식적인 모든 화폐의 이동이 전부 지하경제입니다. 심지어는 현찰로 주는 세뱃돈, 경조사비 빼지 포함되죠. 잘 아시다시피 경제 정책을 사용할 때, 지하경제를 잘못 다루면 정책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 어렵게 됩니다. 비트코인을 제도화하면 맞닥뜨리는 지점이 바로 지하경제라서 당국은 비트코인 정책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중국은 비트코인의 거래를 직접 차단하여 지하경제의 규모를 일시적이나마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비트코인의 이동을 막았을 때 V가 경색되고 2017년에 보았듯이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일시적으로 급등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가격의 평형점을 찾아가겠죠. 시간이 더 흐르면 지하경제는 활발하게 돌아가게 될 수도 있고 회전율 V는 다시 10 이상의 수준에 달할 수도 있겠고요. 홍콩 등 외국의 거래소를 거치는 방법으로 중국의 비트코인은 이동하는 경로를 찾아가면서 지하 경제는 활성화되고 가격은 안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남아있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해시 파워나 채굴 규모로 보면 중국은 비트코인 공급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죠. 그리고 중국이 만지작거리는 채굴장 폐쇄카드.
제가 방송에서 가끔 중국 음모론을 이야기했는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런 겁니다. 물론 사실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음모론 수준입니다. 중국 왕서방이 가격의 안정기에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입합니다. 왕서방은 중국 당국과 밀접한 사람입니다. 왕서방은 자신과 운명을 같이 하는 비트코인 갑부와 함께 비트코인을 꾸준히 모읍니다. 당연히 비트코인 가격은 조금씩 오르죠. 그러자 각종 매체와 언론은 비트코인 상승 기대감에 대한 보도를 쏟아냅니다. 저 같은 개인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합니다. 이제 왕서방은 중국 당국의 "거래소 폐쇄" 타이밍을 알립니다. 시장은 경색되고 지하경제의 V는 급격히 낮아집니다. 가격은 몇 개월 사이에 두 배 세배로 뜁니다. 왕서방과 그 세력은 분할 매도하여 이익을 취합니다. 물론 중국 당국과 함께 말이죠. 적당한 기간 매도를 통해 이익을 취하고 나면 가격은 다시 낮아집니다. 여기까지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죠.
그리고 세력은 다시 서서히 비트코인을 사 모읍니다. 다시 한방을 더 노리고 중국 당국과 다시 손을 잡습니다. 당국은 갑작스럽게 "채굴장 폐쇄" 명령을 내립니다. 질서있는 퇴장이 아니라 급격한 폐쇄. V는 5 미만으로떨어집니다. 가격은 또 폭등하고 왕서방, 중국 당국과 비트코인 갑부들은 서서히 물량을 풀면서 이익을 취합니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옴 직한 음모론이죠. 물론 근거는 없습니다.
거시 경제 이론을 보면 회전율은 저 같은 새가슴 경제 참여자들의 소비 행동에서 드러난다고 합니다. 비트코인 채굴장이 폐쇄되면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보고 거래는 경색국면을 맞게 되겠죠. 아시다시피 중국 채굴장이 폐쇄된다고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에서 캐지 않으면 다른 데서 캘 것이고, 단지 비트코인이 경제 활동에 이용되는 이동 속도가 일시적으로 느려지는 것 뿐이죠. 중국 음모론의 핵심은 대중의 불안 심리를 노리는 거대한 작전 세력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이용해 이익을 챙긴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주장일 뿐입니다.
7. 비트코인은 지하 경제를 양지로 끌어내는 기회일까?
그런데 비트코인 수퍼 갑부 중에서는 이런 음모론이나 가격변동에 일희일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https://bitinfocharts.com/top-100-richest-bitcoin-addresses.html 에 보면 여러 명의 비트코인 부자의 계좌를 볼 수 있습니다. 흔들림 없는 아래 차트의 비트코인 계좌 주인은 2011년 79,956 BTC가 지갑에 들어온 이후 7년 동안 1BTC가 늘어난 정도로 담대하더군요. 파란색 실선이 비트코인 개수 입니다. 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담대하게 버티는 것을 보니 누구인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거시경제의 V의 변화와 중국 음모론을 운운한 게 좀 부끄럽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비트코인으로 인해 전 세계 지하경제의 돈 1,500조 원이 돌고 있다는 추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맞먹는 돈이 양지로 나올 가능성이 생긴 것이죠. 이 돈이 다시 숨지 않고 양지에 남아 밝은 경제에 사용되도록 하는 방법은 또 다른 숙제이고 고민거리입니다. 숨은 돈이 BTC로 이동하여 빛을 보았는데, 이 돈이 현금으로 빠져나온 후 다시 숨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일 겁니다. 만일 찾아내면 노벨 경제학상 정도는 노려봄 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가즈아를 힘차게 외쳐봅니다. 비트코인 말고 스팀 가즈아! 아, 가즈아는 빠른 가상화폐 세상에서 한물간 구호일수도 있겠네요.
논문 과도 같은 방대한 자료와 글 잘 읽었습니다.
비트코인과 더불어 암호화 화폐와 블록체인이 새로운 세상을 이뤄 나갔으면 합니다.
함께 응원합니다.
보팅 하고 팔로우 리스팀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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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요즘 여러 블록체인과 각종 코인의 기술과 경제 가치를 분석하는데 집중하는 중이랍니다. 응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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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slowblogger 님도 비트코인 가격 예측을 비슷한 방법으로 하신 적이 있는데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지만 가장 일어날 듯한 시나리오에서 @frankinsoo 님이 예상하신 가격대와 비슷하군요. 전 두 분을 믿고 일단 3만불까지는 존버하겠습니닷! ㅎㅎ
https://steemit.com/kr/@slowblogg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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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 추정은 보잘것 없습니다. 가정에 가정이 거듭된 것이라 불확실성이 매우 큽니다. 저의 추정에서 3만불대라는 값은 큰 의미는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비트코인 경제는 이동 속도에 매우 민감한 시장이라는 점은 강조드리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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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주식도 예측이 힘든데 코인이야 어지간하겠습니까. 그런 상황에서도 분석해서 예상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대단할 뿐이죠. 9년후에 다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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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건승하시고요. 저도 @isi3 님의 긍정의 기운을 받아 힘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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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는 지갑의 암호키를 잃어버리면 복구가 안되기 때문에, 절대 양은 정해져 있어도 시장에 돌아다니는 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줄어든다 하더군요. 고려하면 조금 더 가격 높게 잡아도 되겠습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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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그렇죠. ^^ 그런데 이번 포스팅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가 V, 회전율 이라는 점이었는데요. 규제 등에 따른 심리 위축이 생기면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하게 되어 투자 위험이 따른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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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2027년도말에 예상되는 가격을 할인하여 현재 가격으로 나타낼 수는 없을까요? 2027년에 그 가격이 되기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에게 현재 가격이 어느 수준이 되어야 매력적일까요? 물론 할인률의 가정이야 하는 사람 나름이지만, 작가님께서는 어떤 식으로 할인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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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목표수익률을 10%내외로 두고 할인하곤 합니다. 저 가격 예상은 많은 추정이 들어가서 절대적인 수치는 매우 부정확할 것 같아요. 다만 가장 민감한 변수가 이동속도라는 점은 꽤 의미 있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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