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기술적 작가성
히치콕 영화와 봉준호 영화는 내러티브와 기술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측면에서 공명하는 점이 있다. <살인의 추억>에서 연쇄 살인자에 대한 플롯은 히치콕 영화에서 맥거핀과 내러티브적 기법을 활용해서 관객에게 서스펜스 효과를 주는 방식과 공명하며 <마더>에서 어머니에 대한 이중적 묘사는 <사이코>의 노먼 어머니에 대한 묘사를 오마주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디지털 시대 작가 개념은 전과 다른 잣대를 요구한다. 기술의 변화와 영화에서 영화감독의 통제력이 반작용하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 작가의 위상과 책임을 재고해야하는 것은 영화 비평분야에서 글을 쓰려는 이에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봉준호의 영화는 첨단 기술 그 자체를 영화 제작과 개봉, 상영 방식과 관련해서 전시하는 특성을 나타내며 트랜스내셔널적인 특성 즉 외국 미국이나 프랑스와 연대해서 민족적인 정서를 국제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봉준호가 장르적 관습에 저항하는 측면으로서 박찬욱, 홍상수 영화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넷플릭스, 디지털 특수효과 차원에서 봉준호 영화가 장르적 제도적 관습에 저항하는 전략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