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침과 부족함 사이

in kr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kangsukin 입니다.

'넘침과 부족함 사이'라는 단어를 보면 무엇을 떠오르시나요? 짜파게티를 끓였는데 한 개만 먹으면 아쉽고 두 개를 끓이면 남기게 되는 그런 일상적인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6년간 일했습니다. 대부분 프로젝트, 과제라는 이름으로 일정 기간동안 계획을 세우고 시간과 비용이 어떤지 목표한 KPI 달성이 가능한지 항상 체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었죠.

그 때에는 동기들, 팀 사람들과 '일이 끊이질 않네...언제 좀 쉬어보나' 라는 푸념이 일상이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날때 즈음에 회사는 또 다른 프로젝트가 생겨나고, 이를 해야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기에 바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일의 연속이었죠. 6년의 시간을 돌이켜보니, 연차, 휴가 등을 제외하고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하지 않고 일상적인 업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던 기간은 딱 '2주'였습니다. 이직하는 전날까지 업무를 하고 짐을 싸서 집에 돌아온 것을 보면 참 열심히 일하긴 한 것 같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말이죠...

저에게는 그 '2주'의 시간이 참 기억이 남습니다. 이전 프로젝트가 끝나고 새로운 프로젝트 두개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두개의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지연이 아니라 매일매일 프로젝트를 '한다, 하지 않는다' 의사결정의 변동이 있었고, 프로젝트 인원에 대해서도 정해지지 않아 갈팡질팡의 상태였죠.

그 시절에 팀장님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시간이 생겼으니 미리 공부도 좀 하고 자기계발을 하라고...

저도 그 말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못 보고 쌓아둔 자료들이며 자기계발 서적 등을 자리에서 보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매일매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버렸네'라고 생각했던 그 짧은 시간들이 너무나도 더디게 흘러갔습니다. 게다가 저 빼고 나머지 팀사람들은 너무나도 바빴습니다. 평소에는 한가하게 보내던 동료들이 바빠진 것을 보니 무언가 '쓸모없음, 소외감, 불안'한 감정 등이 피어올랐습니다. 평범하던 바쁨의 순간이 잠깐 바뀐 것 뿐인데, 마음과 습관이 이를 적응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런 불편한 '2주'의 시간이 지나가고 불행하게도 갈팡질팡하던 '두개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시작됐습니다. 1년동안 그 두개의 프로젝트로 참 바쁜 나날을 보냈었고, '2주'의 시간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그렇게 잊혀졌습니다.

작년엔 두번째 직장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직장을 옮겼지만 역시나 참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입사 첫날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프로젝트를 이어서 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예전과 다른게 바쁨에 대한 푸념보다는 바쁘지 않음에 대한 걱정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많으면 일해야 할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고, 또 여러 개의 프로젝트가 끝나가면, 이 많은 사람들이 무슨일을 해야할지 고민을 해야하는 그런 상황인 것이죠. 물론 저는 팀장의 위치가 아니기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고민과 스트레스에 시달리진 않습니다만... '언젠가' 또는 '곧' 그런 상황들이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며 나에게 주어졌던 '언젠가 갑자기 주어진 부족함의 2주'의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회사에서 또는 일을 함에 있어 '넘침과 부족함의 사이'의 순간들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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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보팅하고 뉴비라 팔로 남겨요~ㅎㅎ

네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합니다
자주 소통해요^^

  ·  7 years ago (edited)

아직 학생이라 회사에서의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글 잘 읽었습니다. 벌써부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꼭 좋은 리더가 되실 거에요. 좋은 밤 되세요.

고민하지 않아야 하는데 나이가 들고 일을 할수록 이런저런 신경써야 할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IT회사 다녔을 때가 생각나네요~
딱 같은 상황은 없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으셨을게 이해가 되네요

특히 IT업종이 저런 현상이 더 큰 것 같아요. 일이 몰리거나 또는 없거나...^^

직장생활 할때 생각나네요 ^^
벌써 5년 전 ... 남들은 바쁜데 저만 여유의 시간을 가진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정말 그때마다 이상하게 그 여유를 즐기지 못하고 소외감 드는 듯한 느낌이 있긴 하더라구요 ;;

네 혼자 뭔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고, 어색함에 오히려 더 불편함만 증폭되는 ㅎㅎ

일이 없을때도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있고, 여유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 생활을 하면 또 무언가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죠... 직장은 저랑 맞지 않는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가족과 함께 시골에 내려와서 지내고 있습니다 ㅎㅎ 파이팅하세요!

새로운 결정을 내리셨군요. 무슨 일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 맞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결정과 선택을 응원합니다^^

넘침과 부족함 사이에서 중용을 잡아가는게. 배움의 과정 같아요. 중용은 단순히 계산적 중용이 아니라 실천적 중용.

넘침과 부족함 사이의 중용을 찾아내는게 중요하죠.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일이 바쁘면 바쁜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늘 고민이죠. 공감가는 순간이 많네요.

네 맞습니다. 딱 중간이 좋은데 말이죠^^

글 맨앞에 짜파게티의 비유가 핵공감이 ㅋ 저도 매순간 넘침과 부족함 사이에서 고뇌합니다.. 직장일 말고도 생활에서 늘 있는 일이지요..

짜파게티 비유를 할때 간혹 2개도 양이 적다고 하시는 분을 가끔 보긴 합니다 ㅎㅎ 직장생활 말고 일상에도 늘 있은 순간들 같아요^^

아직 학생이지만 학점을 위해서 미친듯이 열심히 하면 도대체 이 수업과 학점이 무슨 의미가 있다곷이렇게 열심히 했지라는 생각이 들고 열심히 안하면 하....... 취업때 학점그래도 꽤 중요하다던데 라고 생각해보면 넘침과 부족함의 사이 중간이 어느 정도인지 잘모르겠습니다..

무언가 목표를 가지고 일하거나 공부할때는 최종의 모습을 그려보고 지금 나의 위치와 노력의 여하에 따라 최대, 최소의 결과를 생각해보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목표라면 중간이 어느정도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요^^

그냥 인생 자체가 '넘침과 부족함 사이'를 넘나드는 순간의 연속이 아닐까 싶어요.
그 '사이'에 '선택'이라는 걸 해야만 하는 미약한 존재가 인간이 아닐까 하는.. 너무 심오하게 가네요..ㅋㅋ

항상 넘침이 많았는데 부족함을 걱정하는게 참 인간은 미약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일은 항상 넘침입니다 ㅜ.ㅜ

항상 넘침넘침이시군요. ㅜㅜ
그럴때일수록 건강에 유의하세요^^

저는 아직 직장생활은 경험해보지 않아서... 근데 학생신분으로서 그런건있어요. 책을 아쉽게 덮으면 꼭 시험지에 티가 나더라구요ㅠ 점수도 아쉽고ㅠㅠ...ㅎㅎ

시험을 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죠. 조금만 더 책을 봤더라면,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등등
그래도 공부 잘하셨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