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3월 13일 겨울전쟁의 끝
-딸이나 후배 등에게 전하려던 글이라 반말투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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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게 몇 가지가 있겠지. 뭐니뭐니해도 자일리톨 검일 거야. 그런데 핀란드 가서 ‘자일리톨’ 달라고 하면 점원이 고개를 저을 거야. 거기 말로는 ‘슐리톨’이라고 한다네. 이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를 발견한 건 핀란드 교수가 맞는데 핀란드 사람들은 요즘 배가 많이 아프다지. 최대의 자일리톨 생산 공장을 1999년 덴마크에 팔아 버렸다거든. 자일리톨 말고도 핀란드라면 핸드폰 잘 만들었던 노키아가 있고 일종의 환상처럼 운위되고 있는 ‘핀란드 교육’도 있겠지. 좀 클래식 들은 사람이라면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를 들먹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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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던 핀란드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던 이 교향시 ‘핀란디아’의 정서를 한국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주변 강대국에 이리 치이고 저리 밟히던 역사가 비슷하잖아. 러시아 혁명 이후 핀란드는 오랜 굴종의 역사를 딛고 독립 국가를 세우게 되는데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은 왕년의 수도 레닌그라드 (페테르스부르크) 근처에 바싹 다가와 있는 독립국 핀란드가 영 마뜩지 않았던가 봐. 그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을 집어삼킨 뒤 다음 메뉴로 핀란드를 지정하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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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은 핀란드 영토 소련군 주둔이라든가 영토의 할양 등을 요구했고 핀란드는 당연히 거부했어. 어쩌면 소련은 이 거절을 승낙 이상으로 즐거워했는지도 몰라. 소련 외상 몰로토프가 “내 임무는 끝났소. 그럼 우리 붉은 군대랑 이야기하시오!” 하면서 자리를 박찬 순간 에는 이미 수십만의 소련군이 핀란드 국경에 집결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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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갑자기 소련군 진지에 포탄이 터졌고 소련군은 이게 핀란드 군의 소행이라고 우기면서 전쟁의 문을 열게 된다. 55만 대군, 핀란드 남자 인구의 거의 반에 해당하는 수의 군대가 핀란드로 쏟아져 들어가. 농담반 주의반으로 이런 말을 하면서 “(핀란드를 쓸어버리다가 실수로) 스웨덴 국경은 넘지 않도록 주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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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했던 소련군 그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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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한 대도 제대로 없던 핀란드군은 일단 후퇴했고 소련군은 기세도 좋게 유람하듯 핀란드 국토를 유린해 들어가지만 겨울이 닥쳐온 뒤 소련군은 말도 못할 참패를 경험하게 된다. 핀란드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일치단결했고 심지어 공산주의자들도 (스탈린의 대숙청 때 적잖은 핀란드인들이 죽음을 당했던 이유도 있지만) 소련군에 대항해 싸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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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한 대 없던 핀란드군은 소련군 전차를 때려잡는 무기 하나를 개발해. 술병에 기름을 담아 불 붙인 대전차무기. 핀란드 민간인에 대한 폭격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소련 외상 몰로토프가 “인민들에게 빵을 준 것”이라고 망언한 것에 빗대 이 무기는 ‘몰로토프 칵테일’로 불리우는데 80년대 대학가에 난무했던 그 ‘꽃병’의 원조지.
핀란드군은 또 눈 속에서 귀신같이 숨어 있다가 불쑥 나타나서 소련군들을 쓰러뜨리기 일쑤였는데 이들이 사용했던 건 핀란드제 기관단총이었어. 그 성능에 놀란 소련군은 이 ‘수오미’ (핀란드인을 일컫는 말)제 기관단총을 연구해서 자신들의 무기 목록을 늘리게 되는데 이게 6.25때 인민군이 휘둘렀던 ‘따발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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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침략자를 몸서리치게 만든 핀란드군
기세등등하던 소련군은 혹독한 북국의 추위 (소련군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등 소련 남부 출신이었음) 속에서 북극곰처럼 웅크렸다가 호되게 후려치는 핀란드군의 용맹함 앞에 완전히 ‘발려’ 버린다. 스탈린은 이 와중에 자기 인생 최대의 모욕(?)을 당하지. 핀란드 전선의 패인을 추궁하는 와중에 총사령관 보로실로프가 접시를 던지면서 “스탈린 당신이 대숙청 기간 유능한 장교들을 다 죽여 버렸잖아!”라고 대들었던 거야. 그가 스탈린의 좋은 술친구가 아니었던들 아마 5분내로 뒤통수에 총알이 박혔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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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앞에서 밥상 엎은 사나이. 그러나 무능의 극치였던 소련군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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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은 다른 장군을 기용하고 무궁무진한 소련의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결국 핀란드에게 굴욕적인 강화를 받아들이게 하지만 소련의 인적 피해는 핀란드의 수십 배에 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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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우스운 꼴을 보고 콧노래를 부른 건 독일이었어. “소련 저거 별 거 아니구나.” 이런 오만은 소련 침공의 주요한 근거가 된다. 하지만 독일은 소련군이 그 숱한 희생으로 ‘겨울 전쟁’ (소련-핀란드 전쟁의 명칭)의 교훈을 얻었다는 사실을 망각했지. 독일군은 소련군과 똑같은 경로로 쾌속 진군하다가 겨울을 맞아 좌초하고 괴멸해 가니까. 핀란드는 거국적인 항전을 통해 살 길을 찾았고 발트 3국처럼 소련의 일부가 되는 것을 면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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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병사들의 사기를 말해 주는 실화 가운데 이런 것이 있어. 어느 전투를 앞두고 핀란드 군 지휘부가 한 부대에게 가족과의 통화를 허용했대. 그때 한 병사는 딱 한 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는군. “나 아무개는 아직 살아 있음. 이상”
2차대전 당시 농담으로 이런 것도 있었어. 뭇솔리니, 히틀러, 처칠, 만네르하임(핀란드 군 원수) 등이 누구의 군대가 용감한가 내기를 했어. 뭇솔리니가 이탈리아 병사를 불러 너 죽으라고 하니 이탈리아 병사는 벌벌 떨다가 도망을 가고 히틀러의 독일군은 하이 히틀러를 부르짖으며 뛰어내렸고 영국군도 비슷했다지. 그런데 핀란드 군은 만네르하임에게 “너 지금 내 앞에서 죽어라.”는 명령을 받고는 만네르하임에게 호통을 쳤대. “죽으려면 당신이 죽으쇼!” 하고 문을 쾅 차고 나가 버렸다는 거지. 좌중은 만네르하임에게 “핀란드 군이 가장 용감하오!” 라고 외쳤다고 해. 그 개김성에 경의를 표하며.
핀란드의 국부라 할 만네르하임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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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핀란드 사람들은 강인한 투쟁으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나찌의 탄압에 미국으로 피신했던 토마스 만은 강의에서 핀란드를 두고 이렇게 부르짖었다지., “핀란드의 방어선이야말로 서구 문명의 최후의 방벽이다. 저 북쪽의 작은 나라 인민들은 사회주의자든 아니든 나찌스화 된 붉은 악마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더럽힌 자유와 이상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 겨울 전쟁이 1940년 3월 13일 종지부를 찍는다.
원래 블로그 운영하시던 분인가요? 역사 지식이 엄청난걸 글을 볼때마다 느낍니다. 셀프보팅도 안하셨길래 보팅 살짝 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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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블로그 있었는데 스팀잇하면서 하도 치타가 따라다녀서 아예 비공개로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래도 치타가 찾아내네요.... 그리고 지식은..... 전혀 아닙니다. 그냥 제가 지닌 일천한 상식에다가 구글과 네이버를 돌려서 살을 붙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표절이라고 나무라는 분도 계십니다만 스토리는 제가 만드는 거니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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