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세계
해석이 예술이 되는 세계
미술 사조에서 포스트 모던(post-modernism)이라 함은 모던 이후의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포스트 모던은 모던 아래서 기존 근대를 뒤집어 생각하는 사조로, 세계 전쟁 이후에 등장한 인류의 시대 정신이다. 이 흐름은 모더니즘이 가지고 있는 이성 중심적 사고의 맹목적성, 효율을 고도로 추구한 구조가 짓누르고 파괴한 것들에 대하여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흔히들 포스트 모던 아트는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이유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둔 말이다. 그보다는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하여 의문을 던지고, 우리가 간과한 것을 되짚는 의식 흐름'이라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포스트 모던 예술은 결정적 예술이라기 보다는 담론 중심의 예술 행위다. 이것은 20세기 모더니즘이 쌓아 올렸던 가치 체계 아래 소외되었던 감성이나 비주류의 것, 여성, 아이, 유색인종 등을 돌아보게 한다. 포스트 모던 예술은 다다(Dada)를 시작으로, 팝아트(Pop Art)와 인터미디어 아트(Intermedia art)가 대표적이다.
샘(The Fountain), 1917, 마르셸 뒤샹
이 소변기에 뒤샹이 한 일이라곤 한쪽 구석에 자신의 필명인 "알. 머트(R. Mutt)"를 적은 것뿐이었다. 독립미술가협회 전시는 심사위원도, 상도 없는 전시였지만 위원들은 뒤샹의 작업을 반려했다. 뒤샹은 되례 반려를 거부했고, 협회는 전시가 끝날 때까지 전시장 한쪽 구석에 그것을 처박아 두는 것으로 소심한 복수를 한다. 물론 관람객들도 뒤샹의 ‘샘'이 작품이라고 생각치 못했다.
전시가 끝나고, 뒤샹은 한술 더 떠 이 작업을 레디메이드(ready-made, 기성품) 작품이라고 설명하는 글을 완성해서 직접 만든 잡지에 투고한다. '샘'은 이 투고문 이후부터 유명해진다. 소변을 효율적으로 받기 위해 설계된 기성품이 ‘작가의 사인 한 번에 미술 작품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논쟁이 뜨거워진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 질문은 "과연 최고의 예술가는 최고의 기술자여야만 하는가?"하는 질문으로 확장된다. 뒤샹의 ‘샘'은 우리가 암암리에 동의하고 묵인하던 예술의 정의, 그 경계에 우뚝 선 작업이다. '예술가는 장인처럼 꼭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가?' 혹은, '작업이 예술 작품이 되는 것을 허락하는 주체는 누구인가?'하는 담론을 여는 작품이다.
자전거 바퀴, 마르셀 뒤샹, 1963
뒤샹의 작품 세계처럼 관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예술 형상을 개념 미술(Conceptual Art)이라 부른다. 뒤샹은 개념미술의 선구자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던(또는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사고 체계에 허를 찌름으로써, 이것을 ‘아름답다'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예술의 허용 범위가 넓어지는 선택적 개방감을 선사한 첫 번째 예술가다.
다음 편에 계속
보상이 올라가고 있네요.
보팅은 다음편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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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oyo님! 정말정말 댓글 달고 싶었는데 bandwidth limit이란 걸 처음 알게 됐어요. ㅠㅠ 이제야 답변을 하게 됩니다. 처음 스팀잇에 적응하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soyo님의 조언 덕분에 착실히 자리잡을 수 있게 됐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ㅜㅜ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고, 모자라거나 개선했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 있으시면 언제라도 말씀해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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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에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사람들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치던 사람이군요!
좋은 포스팅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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