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생활과 여행의 중간] 삶에 익숙해 진 다는 것.

in kr •  6 years ago 

DSC06505.JPG



오늘 아침에 빨래를 널며 키만에게 내가 말했다.

“우리 이 삶에 벌써 익숙해 진 것 같은데?”

“응 이제 한 달 째니까”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에서 요리를 해 먹고, 빨래를 하고, 집 청소를 하고, 저녁에 소파에 앉아 맥주 한 잔 마시며 예능을 본다. 약 1년만에 돌아왔다. 이런 평범한(?) 삶으로. 그리웠나? 아니 그리웠다기보다는 뭔가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다. 예전부터 계속 해왔던 것처럼. 언제 여행을 떠났었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적응되었다.



1
문득 여행 떠나기 전 전세 집 거실 식탁에 앉아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 적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떤 것들을 적었었는지 모호하지만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여행 중에 돈을 벌어 보자는 것이었다. 워킹홀리 데이를 말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남들이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을 가본다거나 목장, 농장체험, 요가배우기 등등. 아! 쉐어하우스를 운영해보는 것도 여행 중 하고싶은 버킷리스트 였던 것 같다.



2
우리의 여행에 사실 여행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의식의 흐름대로 이동했으니 남들 다 가보는 곳도 못 보는 것은 물론, 심지어 어떤 현지인은 우리에게 그 곳은 굉장히 유명하고 아름다운 곳이니 당장 돌아가서 그 곳을 보고 오라고 화(?)를 낸 적도 있었다. 그렇다고 되돌아 가지는 않았다.별로 가고 싶지 않았으니까. 여행의 목적이 분명치 않아 보이긴 하지만 우린 여행을 했다. 여행 아닌 여행 그런 여행을 말이다.


3
방금 전, 오늘 숙박하기로 한 손님이 캔슬을 했다. 예약금을 미리 받고 싶었지만 계좌이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길래 그럼 꼭 약속 지키시라고 하고 기다렸다. 그리고 또 한 손님이 같은 날 예약을 원했지만 이미 예약이 되어있어 죄송하다고 한 상황이었다. 오늘 하루 공쳤다. 짜증났다. 손님이 예약을 캔슬해서 짜증 났다기 보다는 오늘 아침부터 청소하고 부지런 떨며 준비했던 게 의미가 없어진 것 같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손님이 예약을 취소해서 짜증이 난 게 맞는 듯 하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예약하고 당일취소는 정말 아닌데;; 한달쯤 되면 정말 지내는게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ㅋㅋ

네 황당했지만... 지금은 뭐 잊었어요 ㅋㅋㅋㅋ

Loading...

에어비앤비 운영이 쉽지가 않더라구요 옆에서 지켜보니까 ㅜㅜ
그놈의 노쇼는 어딜가나 있는것 같아요...
힘내십시용!! 멋진 조지아에 있으니까요~!! (말이야 방구야...)

ㅋㅋㅋㅋㅋ 네 조지아에 있으니 힐링이 되네요
뭐 노쇼는 있을 수 있는데 미리 말만 해줬더라도.ㅜㅜ

노쇼 ㅠㅠ

ㅜㅜ

그렇지요, 예약금도 받지 않았고 다른분들 예약하길 원했는데
전에 예약하신분때문에 캔슬되었으면
정말 짜증나는일이지요 ㅠㅠ

네 돈날린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아니 날렸네요 ㅋㅋ

예약취소, 참 나쁘네요...

네.. 뭐 어쩔수없죠.. ㅋㅋㅋㅋ

방가방가반가워요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헐 어쩜 무례한 사람같으니라고
예약을 하고 얼굴을 내비치지 않다니!!!
ㅠㅠ
키만효밥님 넘 속상하셨겠어요ㅠ

네 전화는 왔어요.... ㅋㅋㅋ 뭐 약간 나이드신 분들이셔서 이해는 했답니다...
하지만.. 속이 쓰리는건... 어쩔수 없네요

도담랄라님이 팬이라고 하셔서 왔어요! 반갑습니다. 에빵이라고 합니다. 종종 들러서 소식 들어볼게요 ㅎㅎ

앗 네 안녕하세요! 에빵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

아 진짜... 3번 내용보고 괜히 저도 짜증나네요. 약속이란 중요한건데요.
블록체인 기반으로 빨리 에어비앤비가 나오던지 해야지...

블록체인 기반이라.. 기대되네요! ㅎㅎ
사실 손님이 미리 말만 해줫어도 됐는데.. 당일날 말해줘서ㅜㅜ

벌써 조지아에 가신지 한달인가요?
시간 엄청 빠르네요.
특히 @twohs님은 더 절실히 느끼실 거 같아요.
꿈에 그리던 삶을 살고 계시니까요...
다시 한번 부럽습니다.

손님이 예약을 취소하면 당연히 짜증을 내야죠.^^

취소한 손님이 오늘 다시 오기로 했는데 여전히 연락이 없네요 ㅎㅎㅎㅎ......(해탈) 조지아에 온 지 벌써 한 달이네요. 참 많은 일이 있었어요.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너무 궁금합니다. 늘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6 years ago Reveal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