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의 국제정치적 파급효과
1945년 이후 조사된 분쟁통계 자료에 의하면, 분쟁이 격화되었던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80년대 말 소련 해체 및 동구 공산권의 붕괴, 그리고 9.11테러 이후로 나타났습니다. 세계대전 이후에는 식민지 유산(민족․종교․자원 등), 1980년대 말에는 민족, 종족 간 분리․독립, 2000년대 이후에는 체제와 이념이 분쟁의 주된 관심사였던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우선 분쟁이 심화되고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합병이 20세기에 발생한 유혈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식민지를 손쉽게 다스리기 위해 이른바 분리통치(divide and rule) 정책을 폈습니다. 이 정책의 핵심은 특정 종족을 취업, 세금 면에서 우대해 주고 특히 교육기회를 더 많이 주어 식민통치기관의 하급요원으로 충당함으로써 식민지통치의 수혜자로 만들고, 다른 종족을 홀대함으로써 피지배층이 단결해 식민당국에 저항하는 것을 막고 서로가 반목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후투․투치족, 수단의 아랍․아프리카계 등의 갈등이 그 대표적입니다.
다민족 사회로 구성된 한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내전의 원인을 보면 종족끼리의 갈등과 불신이 쌓여가다가 어느 날 폭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갈등 폭발의 동인이 분리통치 정책이라는데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전쟁을 오래 끌어 국민들 사이에 전쟁피로(war fatigue) 현상이 높아 가면 갈수록 강경파 정치집단의 득세하기 마련입니다. 이 같은 강경정치 세력들이 무력을 동원해서 분쟁을 가속화합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분쟁지역에서 수십 년간 독재자들이 집권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은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분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왜냐하면 분쟁 당사자나 이해관계에 있는 대상자들이 분쟁에 관여하는 정도에 따라 분쟁을 악화 또는 완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국제관계에서 현실주의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어떤 국가도 이득이 없다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개입이 요구될지라도 국가이익이 별로 없다면 개입을 망설이게 됩니다. 리비아나 시리아 내전에서 국제사회가 아프리카 제1의 산유국 리비아 내전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한 반면 시리아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반된 태도를 보인 것은 위의 명제를 대변합니다.
미국은 1993년 10월 3일 소말리아 모가디슈 시가전에서 18명의 미군이 사망한 뒤로 석유 등 중대한 국가이익이 걸린 곳이 아니라면 파병을 하지 않는 쪽으로 굳어졌습니다. 이를 가르켜 ‘소말리아 신드롬’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것은 “강대국들은 약소국의 평화와 안전문제를 강대국의 이해관계라는 잣대로 잰다”는 국제정치학의 기본법칙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소말리아 신드롬은 1994년 르완다에서 후투족과 투치족의 종족 갈등으로 100일 동안 100만 명이 죽어 나갈 때 국제사회를 침묵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국경선의 인위적 변경이 가져올 혼란을 싫어하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분리․종족 갈등 등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례로 아프리카는 1만 여 종족이 거주하면서 약 10만 종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분할로 대륙이 50여개 국가로 나뉘어졌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왜 분쟁이 끊이지 않는지 짐작케 하는 이유입니다.
- 다음편에 계속-
-본 내용은 필자가 기고한 글을 일부 발췌,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자원이 없는 곳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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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그것이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입니다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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