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구입해서 읽으려니 마음이 무겁다.
이걸 언제 다 읽지 하는 생각부터 든다.
자그마치 21권이다.
그렇지만 천천히 읽자 시간에 쫓기지 말고 되는대로 읽자 마음을 먹어도 쉽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뒤적이기는 하는데 영 진도가 없다.
본문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전면부에 있는 박경리 작가의 심경을 읽어 보는 것으로도 무겁다.
아니, 토지에 대한 모든 게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아 한마디 한마디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오늘도 이 말에 걸린다.
평사리 최참판댁 복원에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말에서 작가님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거 같다. 최참판 댁이 그저 볼거리로 전락하는 관광지화 한다는 것에서 오는 불편함과 이런 것들이 지리산에 누를 끼치는 것 같다는 말에서 그의 편치 않은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더나 가 "지리산의 수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먹고살만한 사람들의 의해 산은 신음하고 상처 투성이다."라고 말하는 작가님의 오늘날의 지리산을 보면 더욱 답답해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는 이런 현상이 지리산뿐이겠냐며 산짐승들이 숨어서 마음 놓고 쉴만한 곳도 없어지고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식물들과 떠나버린 생명들에게 미안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사람들의 죄를 대신하여 고난을 자초한 에수님처럼 박경리 작가님은 우리의 잘못을 대신하여 자연에게 미안함과 경의를 표하고 있는 듯했다.
"먹고살만한 사람들의 의해 산은 신음하고 상처 투성이다."라는 말이 뇌리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맴돌고 있다.
이 말에서는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치 않다.
어쩌면 정부에서 주관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광복절 행사를 치르는 이들의 마음이 지금의 나와 같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이 제79주년을 맞이하는 광복절이다.
그러나 아직도 광복의 의미는 계속 훼손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생각한 과거의 권력자들의 잘못에서 기인한다는 이야기가 이제는 이해가 간다.
너무나 착하여 높은 사람들 말이라면 순종하던 그 시대의 대부분의 국민을 사랑하기보다는 그런 마음들을 악이용 한 당시의 권력자들의 만행이 뿌리 깊게 내렸다는 것을 요즘 더욱 실감하니 광복절에 기쁨보다는 아픔이 밀려온다.
먹고살만한, 힘 좀 쓰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렇게 되고 있다는 생각에 비애감이 몰려온다.
2024/08/15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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