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타블로(tableau)’는 일반적으로 판에 그려진 회화를 지칭하는 용어다. 형식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기 이전에 시대에 영화는 타블로 형식으로 사회, 문화적 사건을 기록하거나 마술과도 같은 트릭을 보여주는 환영을 나타냈다. 이 경우 타블로 속에서 단일하고 강력한 액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적으로 제시가 되었다. 타블로 하나가 작은 에피소드 한 개를 보여주는 식으로 이야기를 연속적으로 전개할 때 관객의 시점은 단일 시점이 된다. 이 시점은 광학적 스코프 장치의 프롬프터 구멍 뒤에 있는 관람자의 시선에 해당하는 것이다.(Mitry, 1999, 101~102) 영화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영화감독은 타블로들을 이어 붙이게 되었다. 영화에서 차례대로 이어 붙여진 타블로들이 연극에서의 시점의 변화들이라고 불릴 만한 것을 나타내면서 영화는 차츰 시점의 변화를 반영해 이야기 하게 된다.
영화적 타블로라는 말은 뤼미에르 형제(A.&L. Lumière)와 조르주 멜리에스(George Méliès)의 영화들에 와서 정식으로 영화 용어로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서 현재까지 영화 속에서 시간과 공간의 한 덩어리를 지칭하기 위해 ‘쇼트’라는 ‘단어’가 ‘타블로’라는 단어를 대신하게 된다. 회화나 연극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이 용어는 “실제의 장면이나 혹은 원근법에 의해 형상화된 장면에서 깊이 감, 거리감을 표현하면서 시선의 방향과 수직을 이루는 평평한 각각의 면”을 의미한다.(Siety, 2005, 79)
편집 기술이 등장하기 이전, 영화사 초기의 무성 영화 시대에는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들은 롱 테이크였으며 이를 타블로라고 불렀다. 앙드레 바쟁의 논의에 따르면 “영화란 현실에 무엇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관객은 창작자의 관점을 통해 영화를 재해석하게 되는데 롱 테이크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영화 언어라고 설명한다.(Shim, 2019, 59)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해볼 때 타블로는 영화사 초기부터 사용된 개념으로서 쇼트와 함께 영화에서 독특한 순간들을 구성하는 미학적 단위가 되어왔다 하겠다.
이러한 타블로의 미학을 다룬 선행 연구들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현대 영화에서 타블로는 정지의 시간성(temporality)을 나타내면서 영화 혹은 영화 만들기에 있어서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영화 매체가 시간을 다루는 예술로서 관객의 시간경험을 구성하는 방식에 대해서 역설적이게도 정지의 시간성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다. 여기에서 정지의 시간성이 관람성(spectatorship)의 차원에서 특수한 시간성을 체험하게 하는 기법은 감독들마다 개인적 성향에 따른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운동-이미지로서 영화가 정지의 시간을 끌어 들이는 측면은 사진이나 회화의 시간성을 도입한다.
<잔느 딜망>에서 타블로는 타성에 빠진 영화 보기의 방식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 영화가 어떻게 관습적인 것을 깨뜨리는지와 관련해서 아케르망 영화 연구를 오랫동안 해온 이본느 마르귈리에의 언급은 참조가 된다. <잔느 딜망>의 타블로는 관객을 “객관화시키고 있다”고 보면서 관객의 시간 경험은 객관적으로 광활한 물질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전영화적 사건을 경험하게 한다고 말한다.(Margulies, 1996, 69) 이때 전영화적 사건이 의미하는 것은 곧 카메라의 물질성이라 하겠다. 아케르망은 정면성과 캐릭터의 탈중심성을 일상적 시간의 재현에서 반복적으로 잔느의 행위로써 나타내면서 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했다. 피사체로서 인물에 대해서 카메라가 중간자적인 거리를 취하는 것은 마르귈리에가 지적했듯이 “반복 시간”을 구조화하는 데 있어서 객관성을 띠게 한다. 이러한 반복과 차이의 시간의 구성 방식은 구조영화로서 이 영화가 가진 특이성이라 하겠다. 즉, 이 영화가 ‘의식의 재현에 대한 급진적인 거부’로서 지배적 내러티브에 저항하는 구조영화의 대안적 특성을 드러내는 방식은 차이와 반복에 기반하며 이러한 시간성을 타블로의 형식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 영화에서 관습적 재현에 저항하는 구조 영화적 특성이 나타나서 반영성을 띠는 측면은 결국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영화의 실행이라고 하는 것은 반영적인 것”이라고 말한 지달(Peter Gidal)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 영화에서 자기 반영성은 영화가 의식 자체에 대한 자기-지각의 행위를 통해서 관객이 작품과 대면하는 자신을 보게 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 생산물로서 영화를 보기라는 영화적 실행이 상호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영화가 반복과 차이를 통해서 시간을 건축하고 이를 통해서 보기라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반영’이란 곧 자기의식, 자기 반영 그리고 이데올로기 차원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임을 말해준다.(Gidal, 1978, 10) 따라서 이 영화의 타블로의 운용 방식이 가져오는 궁극적인 효과는 느끼기와 생각하기라는 하고 이분법적 결과 대신 필요한 분리에 대한 환영과 자동적인 하나에 대한 환영을 깨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구조영화의 실천을 따르고 있다.
<잔느 딜망>에서 타블로는 주류 영화적 관습이 주는 리얼리티적 효과를 거부하면서 객관적인 시선만을 취하는데 아케르망은 관습적 차원에서 관객과 원활하게 소통하게 해주는 지배영화의 편집 방식인 역쇼트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타블로의 단일한 시점으로만 구성해서 영화에서 감독, 관객, 캐릭터가 연결되거나 분리되지 않게 했다. 영화감독이나 관객, 캐릭터와 관련해서 어떤 명확한 생각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시간 감각을 지속의 현존으로서 나타내고 있다. 관객은 영화 속 인물, 관객, 감독의 주관적 생각 대신 낯설은 느낌을 받으면서 환영 없는 영화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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