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FILM NO LIFE] 익스트림 스키야키 / 마에다 시로

in zzan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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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 때

어제 점심, 동료와 함께 스키야키를 처음 먹어보았다. 몇 년 전, [익스트림 스키야키]를 보고 스키야키를 먹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먹어본 것이다. 스키야키를 먹어보니, 다시 또 그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퇴근 후, 집에서 보았다.

영화는 분명 전보다 와닿았는 게 더 있었다. 나이들 수록 좋은 점 하나는,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게 늘어난다는 것(사람은 아닐지라도, 영화는 그렇다). 나는 영화 속 호라구치도 되었다가, 오카와도 되었고, 쿄코, 가에데도 될 수 있었다.

특히 좋았던 건, 넷이 바다를 보러 갔다가 허름한 숙소에 묵으며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

  • 호라구치: 꽤나 데본기였어.
  • 쿄코: 그러니까 이미 일어난 일이잖아, 옛날 일은.
  • 호라구치: 난 너무 오래 데본기를 질질 끌었어.
  • 오카와: 어쨌든 내 데본기는 끝났어.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아.
  • 가에데: 그렇게 많이 변하나요?

대학 졸업 후 15년 만에 호라구치가 친구들을 찾아왔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같이 하고 싶어한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진 않았지만, ‘데본기’라는 단어 하나로 모두 짐작했을 것이다. 이 친구 많이 힘들었구나, 하고.

한번 갔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 그게 더 낫다고도 생각하는 우리. 그렇지만 ‘활’은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올 때도 있다.

문득 웃겼다가 마음을 울렸다가 결국 희망을 보여주는 영화. 잊히지 않는 것도 있지만, 이걸(함께 듣던 음악) 들으면 여러가지가 생각하는. 인생도 영화도 음악도 그래서 고맙다.

  • 오카와: 인연을 끊었는데 만나면 끊은 게 아니지.
  • 호라구치: 알지, 그래서 다시 이었어.
    되찾고 싶은 거야. 뭐랄까...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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