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키신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다녀오다!

in dclick •  6 years ago  (edited)

어제 예브게니 키신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다녀왔습니다. 정말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올해 3월 2분만에 전석 매진된 공연의 티켓을 구한 것은 아마도 저의 평생 운을 다 쓴게 아닐까 싶습니다 :)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에 한 명으로 꼽히는 키신은 우리나라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2006년 첫 내한 공연 때 30회의 커튼 콜, 10곡의 앙코르 연주, 팬 사인회를 자정을 넘겨서까지 했죠.

그는 청중의 반응에 굉장히 민감한 사람으로 2005년 일간 이즈베스티아에서 한 인터뷰에서 일본 청중들에 대한 반응을 남겼죠.

키신은 최근 4개월동안 유럽 10개 도시에서 베토벤 협주곡 연주투어를 마친뒤 11일자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청중이 보인 무반응은 난생 처음 경험해본 가장 황당한 일이었다고 소개했다. 키신은 "1988년 여름에 일본 삿포로에서 연주가 있었는데 거기에 도착하자마자 이 도시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인기가 없고 리히터(옛소련 출신 피아니스트)도 여기에서 연주했을때 전체 입장권의 70%만 팔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삿포로에서) 연주하는 동안 나와 청중 사이에는 무너뜨릴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고 느꼈다"면서 청중의 냉담한 반응은 일생 처음이었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56820.html

일본의 클래식 음반 시장은 우리나라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큽니다. 다만 관객들의 반응은 열광적인 것과 거리가 멀죠. 그와 반대로 우리나라 현장 관객들의 호응과 열기는 엄청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2006년 첫 내한이 어렵게 성사된 이후 그는 정기적으로 한국을 찾고 매번 엄청난 팬서비스를 하고 갑니다.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예당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걸 본 적이 별로 없어요..

현수막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셀카도 찍습니다



공연 시작 전의 피아노의 모습. 한번 쳐보고 싶은 스타인웨이네요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원래 전반에 베토벤의 함머클라비어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프로그램이 변경 되었죠.

  • 쇼팽 Nocturne F minor Op. 55 No. 1
  • 쇼팽 Nocturne E major Op. 62 No.2
  • 슈만 Piano sonata No. 3 F minor Op.14
    <인터미션>
  • 라흐마니노프 Prelude Op. 23 No. 1-7
  • 라흐마니노프 Prelude Op. 32 No. 10, 12, 13

부끄럽지만 저는 두번째 쇼팽 녹턴부터 슈만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서 계속 질질 짰습니다😭 '뭐야, 왜 계속 울음이 나오지..' 라고 하면서 참아보려고 했는데, 자꾸 슬픈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슈만 피아노 소나타는 정말로 좋았습니다. 후기를 보면 많은 분들이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를 좋았다고 하던데, 개인적으로 저는 슈만 피아노 소나타가 최고였습니다 😭

공연은 오후 7시 정도에 끝났는데, 커튼콜과 앙코르를 8시 30분까지 했습니다. 정말 열광적으로 박수를 한시간 넘게 친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앙코르 곡은 총 8곡을 했구요. 키신은 감사 인사를 하러 30번은 왔다갔다 한 듯 합니다.

어떤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면 본 연주보다 앙코르가 더 좋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 키신의 앙코르도 좋았지만 확실히 본 연주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철저하게 공연을 준비하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 후에 사인회를 하는 모습.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공연이 끝나고 난 후 사인을 하는 그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이제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나 소년 같은 그의 이미지는 변하지 않았지만 말이에요😉

매우 행복했던 경험이었습니다. 2-3년 뒤에 또 오겠지요. 그때 티켓을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요.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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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8곡이면 반응이 정말 뜨거웠나 보네요! 와우 사인회까지,

엄청 뜨거웠습니다

키신 리사이틀 너무 부럽습니다!! :) 홀에서 듣는 연주가 만드는 특유의 웅장함(?) 애잔함(?) 이 항상 있지요. 하핫 저도 매번 리사이틀을 갈때면 첫 음이 눌리는 순간 눈물샘을 자극하더라구요. ㅎㅎ

@roostermine 반가워요! 피아노를 좋아하시는군요! 제가 항상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보클하고 가요~~
좋은하루 하세요~~

감사합니다!

우와 전 김동률콘서트 가고싶어요~!!!

@bbooaae 뽀에님~ 김동률 콘서트 꼭 가셔서 후기 남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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