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 피는 꽃
절벽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동백나무도
삶의 의지만 충만하다면 꽃을 피울 수 있다
진달래가 깎아지른 듯한 언덕배기에서
토사와 싸우며 무던히 버티려는 혼만 있다면
뿌리를 내릴 수 있고 만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아픔의 응축이
성숙의 개안을 가져다주듯
슬픔의 압축이
강인한 정신력을 선사하듯
고꾸라지고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고개 쳐드는 싹이
더욱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
절망 속에서 피는 꽃은
어떤 조건과 환경에도
버팅기는 기력이 있기에
희망의 꽃봉오리를 한아름 안고
무장무장 다가온다
절벽의 동백나무도
언덕배기의 진달래도
의지와 영혼이 살아있는 한
꽃을 흐드러지게 피울 수 있다
(반기룡·시인,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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