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암호화폐 투자원칙 2편 ; 비트코인은 언제 저항을 받을까?

in hive-196917 •  4 years ago 




이전 글에서 암호화폐 투자자가 뇌동매매를 하거나 단타를 치면 안 되는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비트코인은 언제 팔아야 할까요? 

자신이 비트코인이 합당한 가격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때 팔면 됩니다. 이전에 말한 라즐로 핸예츠는 2010년에 비트코인의 적정가가 0,3센트 정도라고 생각고, 2011년 4월쯤에는 1달러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이야 이 사람을 비웃지만 당시는 비트코인 가격이 언제든 0이 될지도 모르는 시기였습니다. 누군가 피자로 바꿔주거나 컴퓨터 한 대로 바꿔준다면 받아드릴 만한 것이었습니다. 초기 채굴자 중에서 비트코인을 1달러, 10달러, 100달러에 판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생각한 비트코인의 합당한 가격에서 이익을 실현한 것입니다. 

뇌동매매하지만 않는다면, 어떤 가격에서 수익을 확정하던 상관 없습니다. 어떤 자산을 이익을 보고 팔아놓고 그 자산이 또 오른다고 자기 결정을 후회하는 것은 마치 평행우주에서 더 나은 결정을 한 나 자신을 부러워하거나 배 아파 하는 것과 같습니다. 감정적으로 그럴 수는 있다고 해도 이런 사고방식이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늘도 자신에게 최선의 이익일 것이라는 결정을 최대한 이성적으로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2020년 12월 31일 비트코인 가격은 3.100만원을 넘었습니다. 사상 최고가이니 아무도 손해를 본 사람이 없습니다. 오늘 이익을 실현하는 게 옳은 결정일까요?

공포와 탐욕에 지배된 결정이 아니라면 그건 각자의 몫입니다. 저는 아직 비트코인이 존망을 결정할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예전 방식대로 로그 함수적 상승과 중기간의 가격조정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저는 당분간 비트코인을 팔 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엄청난 가격에 따른 압박감에도 지속적으로 분할 매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트코인의 단위는 사토시(혹은 다른 분할단위)로 불리게 될 겁니다. 

1달러가 100센트인것과 같습니다. 1비트코인이라는 단위는 기관끼리 주고 받거나, 거액을 거래할 때나 쓰는 단위가 될겁니다. 아직 비트코인의 상승 여력은 충분합니다. 비트코인을 만들어내고 성장하게 한 그 문제점이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 상품으로써의 가치저장능력을 상실한 명목화폐는 결국 가치가 없어집니다. 

1950년에서 1971년 사이에 금 1온스(트로이 온스 31.1g)는 35달러의 보관증과 같은 의미였습니다. 이것도 여러 차례 평가절하한 것입니다. 이 당시 달러라는 금 보관증을 보관한 사람과 금 실물을 보관한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1950년에 발행된 달러를 금고에 넣어놓고 있었다면 지금은 그 가치가 금실물을 보관하고 있을 때의 구매력과 비교해 98% 이상 사라졌을 겁니다. 사실상 가치가 0이 된 것입니다. 화폐가치가 0이 되는게 베네주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조금 천천히 일어날 뿐이죠. 

아직 우리나라에 1950년~1971년 사이에 일어난 분들이 아직 살아있습니다. 화폐 타락은 사람의 일생 안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다지 장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명목화폐는 단연코 화폐의 기본 기능인 가치저장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은 이런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중앙에 의해 자의적으로 발행하지 못하고, 발행량이 규칙에 의해 정해지고, 은행 같은 중앙화된 기관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재산권을 행사합니다. 명목화폐 타락의 치료제입니다. 이게 비트코인이 나온 지 13만에 비약적으로 성공한 이유입니다.


이런 성장은 머지않아 강력한 저항을 받을 겁니다. 이때가 진정 비트코인(모든 암호화폐)이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입니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너무 커지고 거래수단과 방법이 다양화되어 명목화폐에 실질적인 위험이 될 시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산을 가진 사람들의 포트폴리오에 5% 정도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게 상식이 되는 시점이 온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러면 각국 정부, 특히 기축통화를 발행하는 나라는 골치가 아파집니다.

위의 가정이 현실화 하면, 현재 통화정책의 원칙인 불가능의 삼각정리 중 세 가지 모두 통제가 불가능해집니다. 

환율의 안정성, 통화 정책의 독립성, 자본 이동의 자유화 중 자본 이동의 자유화를 희생하여 환율 안정과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지키려는 게 현재  각국 통화 정책의 기조입니다.

비트코인은 중앙정부가 자본 이동의 자유화를 막는 걸 불가능하게 합니다. 이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비트코인은 중앙정부의 통화정책 독립성도 위협합니다. 정부가 경기가 좋지 않다고 판단하여 명목화폐를 풀어 경기를 부양하려 할 때, 인플레이션을 예상한 개인은 비트코인을 매수할 겁니다. 시중에 풀려야 할 명목화폐가 비트코인으로 흡수되는 겁니다. 경기가 과열되어 명목화폐를 시장에서 회수하려 할 때, 명목화폐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예상해 비트코인을 명목화폐로 바꾸려는 개인에 의해 시장에 명목화폐가 풀려나갑니다.

마치 개인들이 자유롭고 손쉽게 외환 거래를 하게 된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납니다. 지금이야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규모가 커진다면 중앙정부 입장에서 이런 현상이 매우 껄끄러울 겁니다.

비트코인은 각국 환율의 안정성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환율의 안정성이란 현재 명목화폐 간 거래가의 안정을 말합니다. 유로/달러, 원/달러 비율이 변동이 적고 안정적이란 뜻입니다. 

만약 비트코인이 통화정책을 시행할 때 계산에 넣어야 하는 '돈'이 되고, 이 돈의 이동도 국가가 통제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 된다면 각국 정부는 최악의 경우 비트코인을 유력한 외환으로 보고 비트코인 대비 자신의 통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비트코인을 준비금으로 저장해 놓아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각국 정부 입장에서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입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을 금처럼 억압하는수 밖에 없습니다.

금은 상대적으로 비트코인보다 억압하기 쉽습니다. 시중 금의 상당수를 중앙은행이 보유한 상태로 국가 간의 거래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합니다. 즉 불가능의 삼각정리 중,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금지하기 쉽습니다. 애초에 금의 화폐 지위를 빼앗은 방법이 이것입니다.

금은 실물이기 때문에 거래를 정부가 독점하고 서서히 금을 퇴장시키는 것도 가능했고, 안되면 힘으로 압류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누가 비트코인을 가졌는지 식별하기도 쉽지 않고,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쓸 방법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를 범죄화, 반사회화, 비애국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선전-선동을 동반한 거래금지입니다.

암호화폐가 범죄에 사용되는 떳떳하지 않은 것이며, 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자신만을 사용하는 반사회적이며 비애국적인 행위라고 선전할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암호화폐 보유량을 신고할 것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 처벌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앙화되어 있는 거래소를 폐쇄하거나 매우 엄격한 규제로 묶어놓을 겁니다.

이 시점이 비트코인이 진정한 가격 저항을 받을 시점일 겁니다. 즉, 정부의 통화정책이 암호화폐에 의해 저해를 받기 시작할 때, 비트코인의 억압과 가격 저항이 시작될 겁니다. 여기에서 암호화폐가 승리하면 이제 화폐는 국가가 발행하는 가상징표에서 진정한 가치를 가지는 중간상품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세계 총자산은 2019년 기준 360조 달러입니다. 지금은 훨씬 더 높아졌을 겁니다. 현재 암호화폐 총액은 7.500억 달러입니다. 암호화폐 전체는 세계 총자산의 0.2%도 안 됩니다. 개인적으로 본격적인 국가의 억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5%로까지 아직 갈길이 멉니다. 진정한 가격 저항이 시작될때 까지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만약 최종적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해 중간상품이 지금의 명목화폐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거나 살아남는다면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1달러가 얼마냐고 묻는 게 이상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재화와 용역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이 될 것이고 자본주의와 함께 인간의 본질적인 부(富)가 증가함에 따라 가치가 증가할 것입니다.

이런 비전은 "아마 그럴 것이다."라는 예측과 조금은 다릅니다. "아마 그럴 것이고, 그래야 한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위 글과 다른 글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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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리스팀 해두고 다시 곱씹어 봐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5%가 그냥 가정인 줄 알았는데, 5%까지는 갈 것이고, 그 부근에서 규제가 시작된다고 하시니까 최초의 5%라는 것이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