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에 사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동두천이라고하면 미군부대 밖에는 생각나는게 없고 30년 동안 수도권에 살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다. 맛집이라면 한끼 식사를 위해서라도 1시간 정도는 달려갈 수 있는 미식가임을 자처하는 필자이기에 떡갈비로 유명한 송월관이 동두천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퇴근시간 교통체증을 무릅쓰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떡갈비는 그냥 먹기엔 좀 질긴 갈비살을 다져서 시루떡처럼 만들어 구운 음식을 말한다. 크게는 광주 송정식 떡갈비와 담양식 떡갈비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담양식 떡갈비가 순수하게 쇠고기로만 만드는 것에 비해 송정식은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갈비살로 떡갈비를 만들기 때문에 제대로 하는 떡갈빗집은 보통 갈비탕을 같이 만들어낸다.
송월관 떡갈비는 시루떡처럼 네모 반듯한 모양인데반해 담양식 떡갈비는 아래 그림과 같이 약간 둥글둥글하게 뭉쳐진 모양이다.
서두에 올린 설명처럼 송월관 떡갈비의 모양은 광주 송정식을 닮았으나 쇠고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식감면에선 담양식 떡갈비 계통이라 할 수 있다. 음식의 맛 뿐 아니라 역사와 유래도 살펴볼 수 있으니 역시 맛집 탐방은 이래저래 재밌다.
송월관은 3층으로 되어있는 꽤 넓직한 건물인데 COVID-19의 영향인지 손님이 별로 없어 다소 을씨년스러웠다. 음식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선 손님이 적어야 대접도 받고 천천히 즐기면서 먹을 수 있으니 좋지만 올해로 75년이 되었다는 이 집이 혹 폐업이라도 하지 않을까 쓸데없는 걱정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