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언어에서 시작해 언어로 끝나는 장르입니다. 이 말을 조금 구체적으로 풀면 시의 언어 자체가 ‘물질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겠습니다. 예를 들어 보지요.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은 얼핏 평범한 문장처럼 보이지만 시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좋은 문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일단 이 말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고양이” 정도로 축약할 수 있겠습니다. “바라보았다”는 말은 설명에 가까운 언어이기 때문에 되도록 생략을 해주는 게 좋을 것입니다. 두 번째, 이 문장은 “고양이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나를 보고 있다”처럼 쓰는 게 더 좋겠습니다. ‘나’의 입장이 아닌 사물의 입장, 대상의 입장, 세계의 입장에서 쓸 때 문장은 훨씬 더 풍부해지는 것 같습니다. 언어의 운용에 따라 ‘주체’의 크기는 작아지기도 하고 커지기도 합니다. 주체가 대상보다 클 때 시는 흔히 ‘자기감정의 토로’로 흐르기 쉬운 것 같습니다. 대신 대상과 세계의 입장에서 문장을 쓸 때, 바로 그 자리에서 ‘타자’의 자리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여백이고 그게 공백이고 그 여백과 공백이야말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장에도 윤리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고 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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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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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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