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타잔은 본의 아니게 유치원에서
종일을 놀다가 오후 늦게서야 집에 돌아옵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려는 타잔맘의 살폿한 움직임에
타잔이 피해아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지요.
종일반으로 시작하기 전 날,
타잔맘은 누누히 타잔에게 이릅니다.
"내일부터 며칠동안은 유치원에서 좀 오래 있다 와야 해.
엄마가 좀 바쁜 일이 생겨서 말야… 친구들하고 잘 놀 수 있지?"
“싫어요…싫어으…”
자꾸만 싫다고 하는 녀석,
그래도 알아 들었겠거니 했습니다.
원래의 귀가 시간이 훨씬 지나 오후에 짬을 내어
유치원에 전화했더니 선생님이 그러십니다.
“어머님~ 오전반 끝나고 00이두 차를 타겠다고 해서 난리가 났었어요”
갑자기 식은땀이 솟습니다.
어제부터 그렇게 세뇌를 시켰건만
녀석은 ‘진짜’ 싫었던 모양입니다.
저녁 늦게서야 품에 안긴 녀석은 엄마를 쳐다도 안 봅니다.
가슴이 싸아하게 내려 앉습니다.
언제였던가요…
타잔이 말도 트이기 훨씬 전 8개월 즈음,
‘연중145일 출장맨’ 타잔아빠가 모처럼의 휴가를 내왔습니다.
육아위로 여행계획까지 세워서 말이죠.
쭈쭈 타잔을 어머님께 맡기고 3박4일을 푸욱~ 쉬러 갔습니다.
하지만 엄마들의 마음이 그런 건지
떠나 있는 제 마음도 그리 편치는 않더군요.
여행 마지막 날,
아침부터 서둘러 쭈쭈 타잔을 데리러 갔더니
이 녀석 엄마를 외면하는 겁니다.
얼굴을 이리 들이대면 저리 돌리고 저리 들이대면 이리 돌리고…
확실한 외면이었습니다.
생기다 만 제 맘에도
어린 저를 두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타난 엄마가
원망스러웠던가 봅니다.
타잔맘이 여행 간 사이 며칠동안
타잔은 처량하기 그지 없었다 하는군요.
잠도 안자고 먹지도 않고…
쭈쭈 타잔의 그 표정,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이번에 또 타잔이 똑같은 표정을 짓는 겁니다.
며칠을 보내면서도 이런 마음이 들진대,
맞벌이를 하는 부부의 종일반 아이들은 어떨른지…
또 그 부모들은 어떨른지…
아이와 미래를 둘다 놓칠 수 없기에 무엇이던 해보려는 제 욕심이
그야말로 저만의 욕심인 건 아닌지…
다행히 이런 엄마의 저린 마음을 알았는지
종일반 둘째날 부터는 웃으며 씩씩하게 옵니다.
친구들하고도 더 친해졌는지 누구누구 못듣던 이름까지 대며
자랑한다고 수첩도 들고 가고 나눠먹는다고 사탕도 들고 갑니다.
오랜만의 단비에
타잔의 스누피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갔습니다.
“배 안고파? 오늘 간식은 뭐 먹었어?”
“으응~ 만두껍질”
유치원에서 부모들에게 나눠준 메뉴판엔
'수제비’라고 써 있네요. ^^
맞아요, 아이를 떼어놓는 게 쉽지 않죠. 그런데 그것도 둘째 생기고 몇 번 반복하다보니 그냥 어련히 잘 적응하겠지 하고 넘기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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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껍질 맞네요 ㅎㅎㅎ
아이들의 어떤 행동을 볼때면 그동안 내가 "아이"와 "사람"을 서로 다른 단어인 것 처럼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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