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효용에 대해 - 갤럭시 폴드 언팩 Galaxy Fold

in kr •  6 years ago 

제가 전공과 관련 없는 일을 늘 해왔지만, 학부 때 전공이 재료공학이었습니다. 학과 수업에서 자주 등장했던 주제가 flexible display였습니다. OLED 소재로 접거나 돌돌 말 수 있는, 심지어는 구길 수도 있는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그게 어떤 이유로 가능한지, 그 물성 등을 공부하는 것이었죠.

근데 그때 배울 때도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런 디스플레이를 그래서 어디에 쓴다는 거지? 그리고 아무리 화면이 얇고 유연해 마치 종이처럼 구기고 다닐 수 있더라도, 화면에 내용을 띄워주려면 프로세서와 메모리칩 등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그닥 화면 뒤쪽을 포함한 기기 전체가 그리 얇아지거나 유연해질 순 없는 것 아닌가.

지난 CES에서 꽤 화제가 됐던 폴더블폰 플렉스파이도 그런 한계에서 벗어나진 못해 보였습니다.


관련기사 -플렉스파이 솔직사용후기

솔직히 CES에서 큰 주목을 끌었던 LG전자의 롤러블TV를 보고도 전 의문이었습니다. 인테리어를 노리는 건가? 어떤 수요가 있는거지? 왜 저 제품을 써야하지?? 흠..

그런데 어제 공개된 갤럭시 폴드를 보고선 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역시 제품의 완성도가 중요한 걸까요. 휴대성과 대화면이란 두 가지의 수요를 꽤 충족할 수 있는 기기로 보이네요. 240만원 정도 되는 가격이 관건이긴 한데요. 이런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써보길 원하는 이들이 있으니깐요. 어느 정도는 팔릴 것이란 느낌이 듭니다. 삼성은 5월에 출시해 올해 100만대 판매를 예상한다네요.

관련기사 -고동진 "갤럭시 폴드, 갈고 다듬고 직접 써보니···100만대 판매 자신"

갤럭시 폴드로 인해 화면 크기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사실 대화면 트렌드를 이끌어 온 곳은 삼성입니다. 애플은 잡스의 미니멀리즘 철학 때문에라도 아이폰의 사이즈를 작게 유지해왔는데요. 삼성이 하드웨어 차별화 차원에서 화면의 크기를 키우고, 심지어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사이의 카테고리인 '노트'란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다보니, 애플마저 대화면을 출시하기에 이릅니다.

대화면은 통신기술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사실 지금처럼 넷플릭스가 거대 기업이 된 배경엔 4세대 통신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3세대 무선통신으로는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하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4세대 통신서비스인 LTE가 상용화되면서 유튜브가 메가 플랫폼이 됐고, 넷플릭스가 유니콘을 넘어 인터넷 공룡 대열에 들어섰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스마트폰의 화면이 커졌습니다. 조금 딴 얘길 하면 한국은 3세대 이동통신도 꽤 빨리 상용화된 나라인데요. 그 통신망을 제대로 활용하진 못했습니다. 3세대 통신기술은 영상 수준까진 아니지만 상당히 데이터를 요하는 콘텐츠를 무선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데요. 아이폰 이전에 피처폰에선 '매직엔' 등의 버튼을 눌러 운세, 스포츠 경기결과 등을 조회할 수 있었고, 꽤 고액의 정보이용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서비스가 활성화되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통신속도가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접하는 콘텐츠의 유형을 영상으로 바꿨고, 그로 인해 하드웨어의 형태가 대화면으로 달라지는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폴더블 폰의 효용도 그런 통신기술, 선호 콘텐츠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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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좀 고전도 할거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무게도 상당할거같아서...2세대3세대넘어가면 획기적으로 좋아지겟지만요

댓글 보고서 무게를 찾아봤더니 아직 '비공개'네요. 저도 시장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저는 접히는 갤럭시 탭 보는 느낀이라 영 별로였습니다. 비슷한 컨셉일지라도 작은 폰 화면이 몇 배로 커지는 건 유용하고 대단한데 큰 태블릿 화면이 접히는 건 뭐 그다지.. 갤럭시 폴더가 전자보다는 후자 느낌이 든 건 설계 자체를 큰 화면 중심으로 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접혔을 때의 어글리하고 초라한 화면을 보면 특히 그런 생각이 들죠. 폴더 폰이 제대로 어필하려면 접혔을 때 갤럭시 S 정도의 폼팩터와 기능을 가진 상태에서 필요에 따라 화면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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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이전의 다른 폴더블폰보단 접혔을 때의 어글리함이 덜한 듯 해요. 그래도 실제 어떤 제품이 나올진 모르죠. 무엇보다 오늘 엘지의 v50을 보니 흠 이건 모지.. 란 생각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