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네 번째 시간입니다. 아마 조금 쓰다가 출근해서 완성할 듯 합니다. 우선 생각의 정리를 위해 지문을 먼저 살펴 봅니다. 아래 제시문을 읽어보세요. 답안작성은 경어체를 쓰지 않겠습니다.
(가) For more than half an hour, 38 respectable, law-abiding citizens in Queens watched a killer stalk and stab a woman in three separate attacks in Kew Gardens. Twice the sound of their voices and the sudden glow of their bedroom lights interrupted him and frightened him off. Each time he returned, sought her out and stabbed her again. Not one person telephoned the police during the assault; one witness called after the woman was dead. *law-abiding: 법을 준수하는 *stalk: 몰래 따라가다 *stab: 찌르다 *glow: (전등 따위의)불빛 *assault: 공격
(나) 우리는 설사 우리의 이웃 중 누군가를 죽임으로써 처벌받을 염려가 전혀 없고 얼마간의 재산을 얻게 된다 하더라도 결코 그런 악행을 저지를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1억 명이나 되는 먼 이국땅의 사람들이 조만간 천재지변에 의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어떨까? 내일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잃어야 한다는 걸 안다면 결코 잠들지 못할 테지만 자신이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 들에 대한 일이라면 아주 편안히 코까지 골며 잘 것이다.
[문제 1] (가), (나)의 상황을 근거로 하여 인간의 도덕적 행위를 저해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설명 하시오.
[조선생 답]
법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에서 무참히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아 피해자가 목숨을 잃는 상황과 그저 통계나 뉴스로만 여겨지는 이국 땅의 무수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맘 편하게 발 뻗고 잘 수 있는 상황에서 인간의 도덕심이나 정의는 어디에서 기원하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다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례일 수도 있으나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비극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분개감을 느끼며 악당에 맞서고자 한다. 결국 도덕심은 타인에 대한 나의 감정이입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가)와 같은 상황을 겪었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신고를 하지 않고 다시 불을 끄고 자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상황을 직접 겪어 본 나는 (가)의 상황에 직면한 이와 정서적 유대감, 감정이입을 하게 될 것이다. (나)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빈국 출신의 가난한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 생각해 보면 옛날 어린 시절의 그 고통을 절감하며 아직도 세상이 바뀌지 않는 모습에 대해 안타까움과 분개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간의 도덕성을 저해하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를 추상화시키는 데서 비롯된다 할 수 있다. 길에서 피흘리며 죽는 이가 내 가족이라면 과연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1억명의 사람들이 이국 땅에서 죽어가는 데 오늘 나의 편안한 일상이 가능하겠는가? 이 모든 것들은 무관심에서 비롯되며, 나와는 관계가 없는 뉴스에 나오는, 통계에 반영되는 그런 사건들이기에 나의 도덕심을 전혀 자극하지 못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 정서적 유대감, 동일시. 이런 것들이 무디어졌을 때 인간의 도덕성은 퇴화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언뜻 답하기 쉬워 보이지만 딱 짚어서 뭐라 규정하기가 어렵네요. 차 막히는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슬슬 씻고 학원에서 마저 답안을 완성해보아야 하겠습니다.
[문제 2] 기아로 고통 받는 외국의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요청하는 국제구호단체의 편지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편지에 따르면 3만원을 기부하면, 10명의 아이들이 한 달을 살 수 있지만 이를 외면 하면 이들은 곧 죽게 된다고 한다. 국제구호의 실효성과 한계를 고려하여,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설명하시오.
[조선생 답]
이 질문은 간단하게 말하면 기부를 할 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당장 나의 3만원이 없으면 10명의 아이들이 죽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기부해야 옳은 일일 것이다. 그럼 나의 3만원으로 10명의 아이들의 생존을 한 달 간 보장한다라고 할 때, 나머지 아이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나의 참여가 다른 이들의 참여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문제 1에서도 답했듯 사람들은 정서적 유대감과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때 타인에게 일어난 비극적 상황이 자신에게도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국제구호 단체에서도 통계가 아닌 구체적인 아이들의 사례를 직접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공감을 얻게끔 유도한다고 한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분명 정의로운 것인데, 그것이 피부로 와닿을 수 있게끔 만들 수 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울러 나의 3만원은 겨우 한 달 정도 10명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으로 끝나고, 동일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 문제라고 인식할 때에는 내가 기부하는 돈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양심은 내가 도울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내 능력에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을 그 정도의 금액은 기부하는 선택을 할것이다. 요즘은 자신이 기부하는 돈이 어떤 아이들에게 쓰이고 있고 그 아이가 어떻게 성장해 가고 있는지도 사진으로 찍어 보내준다고 한다. 그런 유대감이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그 기부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역시 단순한 문제인 듯 하지만 답안 작성은 쉽지가 않네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의 현명한 조언을 기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에 대한 구체적 (피해의) 상상과 그에 대한 공포가 결국 사람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도덕이나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생기는 결과가 사람들의 도덕적 행위에 대한 유인 중 하나가 되듯이 (긍정적 측면), 반대로 어떠한 적극적 행위를 함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부정적 결과가 외려 사람들을 움추려 들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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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댓글엔 보팅을 해야죠~ 답안에 반영할 수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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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자를 구분하고,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네요. 이러다 학교에서 공감하기도 배워야할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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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 문제는 학문적 소양을 알아보는 문제라기보다는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춘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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