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둘째 날이며 첫 주일입니다. 푸근한 날씨에 지붕에 쌓인 눈이 녹느라 낙숫물 소리가 그치지 않습니다. 화창한 날에 듣는 낙숫물 소리는 마음도 맑게합니다. 비가 내릴 때 듣는 소리는 왜 그런지 마음을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급기야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계면조(界面調)라면 맑은 날에는 높이 나는 새의 날개를 떠올리게 하는 우조(羽調)의 음률로 들립니다.
그러면서도 해가 지면 기온이 떨어지고 얼어붙을 것을 염려하여 낙숫물 소리가 그치고 나면 소금을 뿌리려고 왕소름을 한 대접 퍼놓고 있습니다. 올 겨울에는 눈이 잦아 김치하는 소금보다 더 많은 소금을 뿌리게 생겼다고 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면사무소에 가서 염화칼슘을 얻어다 뿌리면 쉬울텐데 왜 값비싼 소금을 길에다 뿌리느냐고합니다. 그래도 염화칼슘보다는 소금이 나을 것 같다는 대답을 하면서도 옛생각이 꼬리를 물고 따라옵니다.
상가 앞을 지나다 보면 지금이야 바겐세일이라는 말이 더 익숙했지만 그 시절에는 염가 봉사라는 말을 많이 썼습니다. 염가라면 바로 소금값인데 그 시절엔 싼 게 소금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금값이 올라 그 말이 퇴장하게 되었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모든 것은 다 사라지게 되어있습니다.
정답은 없는, 제사입니다.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한다.’
지금은 제사를 그렇게까지 성대하게 지내지도 않고 또 차림도 많이 간소화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나는 제사를 지내지만 다음세대에 물려주지 않겠다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사실 제사가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위한 예의라고 하지만 제사를 모시는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허례허식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먹을 게 귀하던 시절 남의 집 제사에도 제삿밥을 먹기 위해 기다리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초저녁에 지내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자정이 되어야 지내는 제사를 졸린 눈을 비비며 어른들을 따라 왔습니다. 평소에 먹기 힘든 제사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얼마나 먹을 게 귀했던지 남의 집 제사에 간 사람이 무릎에 모자를 씌우고 우리 아기도 한 몫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옆에 있던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주고 어려운 시절을 함께 넘겼습니다.
그러자니 준비할 음식도 많으니 일도 많고 돈도 많이 들어갔습니다. 그렇다고 그 집에 돈이 많은 건 아닌데 제사가 많으면 준비하는 집에서는 힘도 많이 들고 걱정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있는 정성 없는 정성을 다 들여 제사를 모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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