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미중 패권전쟁? 아니면 약속대련?

in us-china •  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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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두 나라가 연일 각을 세우면서 대립하고 있다. 스파이 혐의를 이유로 미국이 휴스턴에 있는 중국 영사관에 대한 폐쇄 명령을 내린 이후 중국 또한 청두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폐쇄시키겠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2018년 무역전쟁으로부터 표출된 양국간의 갈등은 마치 이참에 끝을 보자는 듯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거대 헤지펀드 운용회사인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CEO인 레이 달리오는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전쟁에서 마침내 승리하여 미국의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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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국의 흥망성쇠를 나타내는 사이클에서 미국은 엄청난 부채로 쌓아올린 거품 경제의 단계를 지나 이로 인한 경제 파국을 막기 위한 돈 찍어내기 단계에 있는데 바로 그 다음 단계는 내부의 혁명이나 적과의 전쟁이며 따라서 중국과의 패권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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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영국 미국으로 이어진 패권은 그 주인이 바뀔 때마다 전쟁이 일어났으며 제국의 흥망 사이클을 볼 때 중국으로 패권이 넘어가기 위한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투기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스파르타에 도전하는 아테네의 패망을 그리고 있다. 페르시아 전쟁의 승리 이후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을 통해 그리스의 패권을 장악하려고 하지만 결국은 펠로폰네소스 동맹의 맹주인 스파르타에게 무너진다. 이러한 와중에 양국의 공적이었던 페르시아에게 원군을 요청하거나 망명을 하는 등 마라톤 전투, 테르모필레 전투, 살라미스 해전 등에서 보여준 그리스인의 결기는 온데간데 없어진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는 결국 패권에 도전하는 신흥국의 패망을 그렸지만 앞선 제국의 흥망 사이클에서 보듯이 영원한 제국은 없으므로 G2인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리라는 것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덩샤오핑은 중국의 외교정책은 <도광양회>이어야 한다면서 향후 100년간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결은 피하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시진핑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일대일로>에서 보여준 중국몽은 100년을 기다리기엔 너무나 조급해하는 중국의 모습이다.

패권국가의 통화는 기축통화이며 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경제력과 더불어 막강한 군사력이 요구된다. 10년 후엔 중국의 GDP가 미국의 GDP를 가뿐히 넘어설 것이다. 미 달러가 기축통화로 자리잡은 것은 키신저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담판에서 국제 석유 거래의 통화를 달러로 정한 것부터 시작되었다. 중국도 일부 석유 구매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우리나라와의 무역에서도 위안화로 결제를 하겠다고 할 것이다.

경제대국으로 일어선 중국이 이젠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고 나선 형국이지만 경제력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아직은 열세인 중국이 아테네 꼴이 나지 않는다는 보장 또한 없다. 레이 달리오는 중국의 힘을 교육과 기술 발전에서 찾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 엄청난 수의 유학생을 보내고 기술 특허 또한 제일 많이 내고 있기 때문에 향후 패권국가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1차 대전 이후 미국은 개방과 기회의 땅으로서 전세계로부터 많은 인재를 받아들이면서 최강대국이 되었다. 세계의 리더로서 보편타당한 사상과 철학을 발전시킨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중국은 어떠한가?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일당독재체제이다. 중국의 공산당은 국가 위에 있다. 중국의 군대는 중국군이 아니라 공산당군이다. 공산당에 반대하는 어떠한 사상도 중국에선 발붙일 수가 없다. 이러한 폐쇄성은 중국이 패권국가가 되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정말 명운을 건 한판 승부가 될까? 아니면 지금까지 그랬듯이 약속대련으로 그칠까? 하긴 약속대련도 어떻게 보면 결전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닌가? <일대일로>의 기치를 내걸었던 시진핑이 지금쯤 덩샤오핑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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