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오늘로서 제6편 여사(勵士)가 마무리되며 그 동안 소개드렸던 오자병법이 끝납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린 것과 같이 오자병법은 중국의 전국시대에 오기(吳起)라는 사람이 쓴 병서입니다. 부하의 종기를 손수 입으로 빨아낸 장수로 유명한 분입니다. 손자보다는 약 200년 뒤에 활약한 병법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6편 여사(勵士)의 핵심은 사기양양대책(士氣昻揚對策)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기(士氣)는 예로부터 용병의 필수요소로 꼽혀 왔으며, 무기체계가 고도로 발달하고 전쟁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 현대에 와서도 그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습니다. 최근 전례에서는 무기체계가 발달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 간의 전쟁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 원인을 사기(士氣)와 관련지어 분석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 만큼 사기문제(士氣問題)는 현대에 더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전력상 열세에 있다 하더라도 군대가 하나로 단결하고 전투의지가 고양되어 있다면 실제 몇 배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장병이 단결하지 못하고 싸울 의지가 박약하다면 제 아무리 많은 병력과 월등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쓸모가 없습니다. 예전의 전쟁사례에서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사기는 전투력의 원천이자 승리의 원동력입니다. 사기의 높낮이는 지휘관의 통솔력에서 좌우됩니다. 지휘관 모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휘관들은 장병들의 사기를 올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는 부대별 사기의 높낮이는 차이가 납니다. 이것은 지휘관들의 통솔방법이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기를 앙양하기 위한 통솔방법을 찾기 위해 오랜 세월 지휘관들과 군사전문가들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온갖 통솔의 비법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은 인간적인 통솔방법입니다. 장병들을 인격체로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와 신뢰를 주는 것입니다. 군 조직은 철저한 상명하복의 원칙이 적용되는 수직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군 조직은 권위를 중시하고 독선과 아집으로 부하를 다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통솔방법은 눈에 보이고, 직접 통제권내에 있을 때는 효과를 보겠지만, 불확실한 전장 속에서 수시로 상황이 급변하게 되면 부대와 부하들을 통솔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기법이기도 합니다.
先戰一日, 吳起令三軍曰, “諸吏士當從受敵車騎與徒. 若車不得車, 騎不得騎, 徒不得徒, 雖破軍皆無功. ”故戰之日, 其令不煩, 而威震天下.
싸우기 하루 전날 오자는 휘하 장병들에게 다음과 같이 짤막하게 명령했다. “그대들은 이제부터 각자 적의 전차와 기병과 보병을 맞아 싸워야 한다. 만약 우리 전차가 적의 전차를 사로잡지 못하고, 기병이 적의 기병을 사로잡지 못하고, 보병이 적의 보병을 사로잡지 못하면 설령 적군을 격파했다하더라도 나는 그대들의 전공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전투가 벌어진 당일에는 더 이상 명령이 없었어도 그 위세가 천지를 진동했다.
지금까지 오자병법을 소개했습니다. 오자병법의 핵심사상은 인화입니다. 오자는 군주와 백성, 장수와 병사간의 인간적인 유대감을 부국강병의 요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가 병사들의 종기를 직접 입으로 빨며 베푼 병사사랑은 병사들이 죽음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고 전장에서 돌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즉 오자는 전장에서 인간의 원초적인 심리를 꿰뚫고 이를 용병술에 적용한 실천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기(史記) 열전(列傳)과 한비자(韓非子)에서 오자병법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보아 오자병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손자병법과 대등한 평가를 받아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육도삼략(六韜三略) 중 육도(六韜)를 소개합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오기지음, 오자병법, 김경현(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5
오기, 오자병법, 서울: 올재클래식스, 2015